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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지구인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46
이혜빈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레뷰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은 다하고 있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내가 원하는 일인지 잘 모르겠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나아갈 힘을 잃은 채 멈추게 된다.
몸도 맘도 지쳐서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번아웃은 꼭 직장인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어른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다.
우주 명문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멋진 전시관을 만든 나왈 행성인인 쇼쇼.
그런 쇼쇼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으니
바로 영혼이 메마르며 머리 위의 꽃이 점차 시들고 있는 것.
의사는 영혼이 메마르면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며
늦기 전에 치유하라며 '작은 휴식'을 권하지만,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쇼쇼는 이를 무시하고
휴식을 차일피일 미룬다.
남들에게는 시든 꽃과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일에만 몰두하던 쇼쇼에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주 공화국 위원장이 선물한 폭죽이
어린 우주인들의 장난으로 터지며
쇼쇼의 전부였던 전시관이 엉망이 되고,
전시관의 공사기간 동안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위원장이 건네주었던 '지구인으로 살아 보기 대회'에
참여해 우승 상품인 지구의 특별한 물건을 받아
다시 전시관에 전시할 계획을 세운다.
15세 소년의 모습으로 지구에 가게 된 쇼쇼는
대회에 참여한 다른 외계인들과 함께
주어지는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하려고 하는데,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주어진 미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미션 '지구인에게 밥 사 주기'
두 번째 미션 '지구인에게 감사의 온도가 10인
고맙습니다 라는 말 듣기'
세 번째 미션 '지구에서 5일의 시간 동안 50만 원 벌기'
지구인에게 정체를 들켜도 탈락,
자신이 가진 능력을 쓴 순간
자기 본래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어서
조심조심하며 지구에서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쇼쇼.
그런 쇼쇼가 우연히 휘말리게 된 '앤'이라는
15세 소녀를 통해 쇼쇼는 자신이 겪고 있는
'번아웃' '지침'이라는 상황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쇼쇼의 정체가 외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앤이지만,
둘은 서로의 우승화 방학 동안의 일탈을 도우며
협력하기로 하고,
앤의 버킷리스트와 쇼쇼의 미션을 함께 수행하며
잊을 수 없는 둘만의 추억을 쌓아간다.
바쁘게 일만 하며, 다른 외계인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쇼쇼에게
앤은 누구보다 가깝고 이해해 주는 친구이자,
힘과 의지가 되어주는 유일한 존재였다.
지구의 15살 소녀 앤이 마주하고 있는
학업 스트레스와 꿈에 대한 내용,
또 '빛바랜 구역'이라 불리는 빈민 지역에서 자라
성공궤도를 달리게 되었지만
늘 타인과의 비교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소중했던 친구와의 거리가 멀어졌던 과정 등
쇼쇼는 자신이 왜 지쳤는지를
지구에서의 시간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그리고 쇼쇼의 미션이자,
앤의 꿈이었던 '전시회 열기'를 통해
자신들의 진심을 가득 담은 시간을 내보이며,
그들은 가두어진 자신들의 한계를 벗어나
한 층 성장하며 서로를 지켜주는 멋진 우정을 보여준다.
과연 쇼쇼는 대회의 마지막까지 정체를 들키지 않고,
계획대로 우승해 특별한 상품을 받을 수 있을까?
몰래 가출해서 일탈을 즐기던 앤의 진심을
부모님은 이해할 수 있을까?
외계인과 지구인의 우정이라는
상상할 수 없었던 독특한 소재로
15세 청소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공감하며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SF 소설이자
청소년 소설인 〈오늘부터 지구인〉이었다.
처음에는 지구의 생활이나 지구인들에 대해 잘 몰라서
어색하게 앤의 모습을 따라 하던 쇼쇼가
어느새 지구의 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타인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소중한 친구를 챙기는 모습은
종족을 넘어선 진한 진심으로 다가왔다.
늘 완벽함만을 추구하고, 휴식보다는 달리기만 해왔다면
진정한 나의 멋진 '인생'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번아웃에 지친 외계인과 지구인의 만남.
협력 속에서 꿈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우정까지
따스한 변화와 성장의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던
〈오늘부터 지구인〉을 통해
서로가 함께 만들어가는 추억의 힘을 만날 수 있었다.
서로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시간을 기다리는 주인공들이
꿈을 이뤄 서로를 기쁘게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