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이 고장 났어도 고치면 그만이니까 - 별별 마음돌봄에 탈탈 월급 털린 이야기
손성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은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얼마 전 조카의 방향을 맞이해서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을 다녀왔다.
고대, 선사 시대를 거쳐 청동기,
삼국시대-고려-조선에 이르는
역사의 흐름을 그대로 담고 있는 문화유산,
유물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 유물들에 담겨있는 정성을 한가득히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깨지고, 상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쓰임에 맞게 만들고 사용했을
과거의 이름 모를 얼굴들을 떠올리니
문화나 역사가 가진 힘을 통해 오늘의 우리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박물관에서 바라본 각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형태가 멀쩡한 것도 있었지만,
정말 어떤 유물들은
'도대체 원래 모양이 이랬다는 걸 어떻게 알지?'
싶을 정도로 조금 과장하자면 산산조각 난 가루 형태를
원래의 모양으로 이어붙인 것들도 있었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눈에 보이는 형태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
이런저런 상황이나 사람에 의해
깨지고 조각나서 부서지기도 하는.
그렇다고 깨진 마음을 그대로 두기엔
깨진 틈으로 상처와 고통이 흘러
도저히 일상생활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마음을 돌봐주는 무언가를 찾게 된다.
누구와의 상담일 수도 있고,
요가 수련 같은 몸과 정신을 단련하는 방법이나
나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심리검사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마음 돌봄 과정을 거치다 보면
박물관에서 감쪽같이 이어붙여 원래의 형태로
메꾸어진 유물처럼
우리의 마음도 단단하게 고쳐지지 않을까 싶다.
자신보다 타인을 더 생각했던,
그래서 자신에게는 늘 모진 말과 높은 잣대로
몰아붙이기만 하던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마음 돌봄을 하기로 한다.
한번 빠지면 끝을 보고야 마는 성격은
단순히 상담을 받는 것이나 단련을 하는 것을 넘어
각종 자격증을 따고 학업을 더하는 등의
정성을 기울이게 하는데,
그런 작가의 마음 돌봄의 기록이자,
자신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리한 책
〈마음이 고장 났어도 고치면 그만이니까〉을
만나보게 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정치 사회부 기자인 그녀의 직업은
사람들에게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이기 쉬웠다.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이리저리 자신을 몰아붙이다가
어느새 갑자기 찾아온 우울 앞에
그제야 이것이 '번아웃'이고 자신이 지쳐있다는 것을
비로소 인정하게 되었다.
F 코드 진단을 받고 본격적인 심리 상담을 비롯해
요가원, 명상센터, 플랫폼 서비스,
책방에서 하는 이벤트나 원데이클래스 등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마음 돌봄 활동을
체험한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은
자신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사람이 어디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기자로서의 끈기였을까,
자신의 마음돌봄 앞에서도 전투적인 태세로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하며 디테일한 분석을 더한
작가의 모습은 마치 깨진 도자기 조각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매만지는 장인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는 사회에 속한 한 명의 사람으로서,
타인의 마음이나 타인과의 관계는 신경 쓰면서
가장 가까운 '나'라는 스스로와의 관계나
나의 마음에 대해서는 크게 들여다보지 않거나
배려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무슨! 다 배부른 소리지'
'다들 이렇게 사는 거 아닌가' 하며 무시를 하다가는,
'나'라는 사람 자체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걸
항시 명심해야 하는데도 하는데도 말이다.
작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어루만진다.
그런 다정함은 결국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었고, 그런 일으킴을 겪으면서
자신과 같이 마음의 부침을 느끼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자기 마음을 챙길 수 있다니,
늘 친절은 타인에게만 향했던 나에게
처음에는 조금 기이하게도 느껴지다가도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를 위해 이 정도의
걱정과 돌봄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탄탄하게 원래의 형태를 되찾은
유물은 자신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인다.
그 오랜 시간을 지나오며 마주한 숱한 문제들은
모두 다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스스로의 형태로 존재함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런 유물들의 단단함처럼
나의 마음도 고장 나면 몇 번이고 고치고 이겨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다다른다.
이윽고 다다르게 될 나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야겠노라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