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보의 사랑 달달북다 12
이미상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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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달달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벗어나고 싶은 현실에서 우리는 꿈을 꾸곤 한다.

실현시키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理想) 일수도,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허무한 기대나 생각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큰 꿈을 위해 잠에 들기도 하고,

누군가는 허튼 꿈을 꾸지 않기 위해 잠들기도 한다.


잠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은 지극히 '휴식'에 가깝다.

하루 동안 활동하느라 지친 신체와 정신을

잠이라는 행위를 통해 온전히 쉬게 하고

다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게

충전한다는 점에서 '잠'은 나에게 휴식이자 안도,

무방비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잠에 대한 것도

불면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고통의 시간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꿈이라는 비현실을 통해 현실을 잊고자 하는

어떤 수단일 수도 있겠다.


모든 감각이 예민한 아버지가

하루의 끝 유일한 안식처라고 생각하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취하는 휴식은

어머니와 세 누나, 그리고 주인공인 '나'에게는

지옥 같은 곳과 숨 막히는 시간으로 다가온다.


아버지를 위해 소등 감시원을 한다거나

오감이 예민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이들은

비로소 아버지의 사망 이후 고삐가 풀린 듯

모든 버튼을 '강'으로 바뀐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행동과 모습이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한 나.

유일한 집안의 남성이어서 였을까?

아니면 아버지에게서 물려 내려진 것이었을까?

아버지처럼 예민해져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던 나는

엄마가 친척에게 샀다는 구옥으로 도피를 한다.


독립된 그곳에서 드디어 편안한 잠의 세계로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순간의 평화로움은 온데간데없이

쉴 새 없이 울어대는 개 소리에

그는 항의를 하러 윗집으로 찾아가게 된다.


그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선숙이 누나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파양된 경험 때문에 혼자 있으면 짖는다는 얘기를 하며

그녀는 개를 그에게 맡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작된 그들의 연애.


잠에 빠져들어 모든 현실에서 벗어나

도피를 하려던 그를 선숙이 누나와 개는

현실에 머무르게 한다.

그녀 덕분에 현실의 삶을 살고 때로는 일을 하며,

연애를 하고 함께 목욕을 하며

평범한 삶을 사는 듯싶었지만

어느새 익숙해진 현실 앞에서

그는 지루함을 느끼고 다시 잠으로 회피를 한다.


그렇게 끝나버린 그들의 연애,

모든 것에서 회피하려 했던

지극히 '잠보'였던 그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그를 도피에서 벗어나 현실에 머무르게 했던

선숙이 누나가 그에게 남긴

연애의 흔적은 무엇이었을까?


다양한 사랑의 모양과

새로운 로맨스 서사를 제시하는

북다의 달달북다 시리즈

로맨스X비일상은 이번에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한 〈잠보의 사랑〉을 통해

지독한 회피형 인간인 '나'의 연애 이야기로

회피형 생활방식과 연애를 돌아보게 한다.


사랑이 과연 누군가를 변화 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사랑을 가능한지

우리는 잠보인 나와 선숙이 누나의 연애를 통해

질문을 던지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회피형이 연애에 있어

가장 나쁜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외면한다고 달라지지 않는 데,

문제 앞에서 눈을 감아버리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면서도 통제하지 않는

선숙이 누나에게 끌렸던 그는,

매력 포인트였던 점들을 걸고 넘어가며

'귀찮음'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외면하고

도피 속으로 자신을 이끈다.


'오늘날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한 그의 연애는

선숙이 누나를 통해 한 뼘 성장했을까?

아니면 여전히 언제든 도피를 할까

여전히 미지수를 그려내게 한다.


일상 중 가장 비일상적인 '연애'라는 감정에 대해

담고 있는 소설들을 통해서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토록 다양한 모양을 가진 사랑이라는 것을

우리가 감히 어떤 모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로맨스 서사의 무한한 확장을 가져온 시리즈를 통해

나의 마음속 시야도 더욱 넓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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