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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동해 - 동해 예찬론자의 동해에 사는 기쁨 ㅣ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2
채지형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6월
평점 :

태어나서 가장 처음으로 본 바다!
동해는 나에게 '깊고 푸른'이라는 수식어로
책에서 보고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처음으로 경험한 짜릿한 여름을 선물한
'태초의 바다'라는 이미지로 남아있다.
뜨겁게 달궈진 모래사장,
각기 다른 색으로 물들인 텐트들,
발이 닿지 않는 깊이에 찰싹찰싹 나를 치는 파도,
입에 들어오는 짭조름한 바닷물의 맛까지
'아! 이런 게 여름이구나! 휴가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 태초의 바다인 동해는
그렇게 '여름'과 '휴가'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그래서 점점 날씨가 뜨거워지고 여름이 다가오면,
'어디로 휴가를 갈까?'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반사적으로 동해를 떠올린다.
하늘과 연결된 듯한 그 깊고 푸른 바다와
한적하면서도 생동감이 있는 그곳 말이다.
이런 동해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다 보면
휴가 때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들곤 한다.
'매일 바다를 바라보며 사는 기분은 어떨까?'
'사람들이 파도처럼 들고나가는 이곳에서
일상을 보낸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물음표를 띄우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그런 여행자의 입장에서 출발해
이제는 어엿한 동해의 시민으로
묵호의 지킴이로 여행 같은 일상을 보내는 이가 있다.
바로 여행작가이자, 여행 책방 잔잔하게를 운영하는
a.k.a 명랑쿠키 채지형 님이다.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한 작은 쉼표이자,
나만의 속도로 도시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기록을 담은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의 2번째 이야기인
〈언제라도 동해〉는 동해의 매력과 사계절을
꽉 채워 담은 책으로,
강연을 위해 이곳을 여행자의 입장으로 방문했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 정착하게 된
명랑쿠키님의 동해 예찬기라고도 할 수 있다.
1장에서는 동해와의 첫 만남,
한 달 살기의 추억을 담았고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묵호에 정착을 하며
여행책방 잔잔하게를 오픈하고 만나게 된
묵호의 소중한 인연들과의 이야기가 있다.
3장에서는 묵호에서 더 나아가
동해의 다양한 볼거리와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들이 준 추억이 잔뜩 배어있으며,
마지막 4장에서는 책을 읽고 동해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동해를 여행하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묵호라는 한적한 동네가
최근 들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따스한 정이 있고
소박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볼거리들,
그리고 그곳을 여전히 지키는 이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재작년 가을에 방문했던 묵호의 기억은
너무나 즐겁고 의미 있어서,
수시로 묵호 가는 기차표나 숙소를 검색해 보며
다시금 방문해 볼 날을 손꼽게 하는데,
〈언제라도 동해〉를 읽고 있자니
그때 묵호를 방문했던 추억들이 방울방울 떠오르며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플랫폼을 걸어 나와
작은 간이역 같은 느낌의 묵호역을 벗어나면
아기자기하면서도 생동감이 느껴지는
묵호를 만날 수 있다.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킨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만의 감각으로 새로움을 칠하고 있는
젊은 사장님들도 있다.
이런 전통과 새로움이 어우러지는 게
사람들을 자꾸만 이끄는 묵호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지난번 방문 시 명랑쿠키님을 따라
묵호와 동해를 둘러보며
나 역시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좋은 것을 하나라도 놓칠 새라
마치 생선 살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발라내어
밥그릇에 올려주는 부모님의 마음처럼
묵호의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는 쿠키님의 모습에서
묵호와 동해에 대한 진심과 애정,
그리고 이 좋은 것을 소중한 사람과 나누고픈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고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는 바다,
그런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속에 있던 근심 걱정, 시름은 어느새 잊게 된다.
어디 그뿐만 일까?
전국 3대 오일장에 든다는
북평민속오일장의 규모와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는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해주었고
시장 속에서 어우러지는 이웃들의 모습은
자꾸만 귀를 기울이고 웃게 만들어주었다.
함께 거닐었던 추억의 장소들을
책을 통해 다시 함께 쿠키님과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늘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보내는
쿠키님의 진심과 애정이 가득 담긴 이 책은
그 자체로 동해였다고 할 수 있다.
좋은 것을 다른 이들과 기꺼이 나누고픈
순수한 마음을 함께 만끽해 본다.
무한하다는 생각이 드는 바다, 동해처럼
또 느리고 조용한 동해처럼
언제나 그곳에 가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쿠키님의 모습을 떠올린다.
조만간 다시 또 묵호에 찾아가
'저도 바다가 너무 그리웠어요,
그리고 여전히 보고 싶었어요'라고 전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미처 몰랐던 동해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기를,
또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은 그 기쁨을
소중한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