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 고양이 식당
다카하시 유타 지음, 윤은혜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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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깊었던 사랑만큼이나 마음속에 큰 상흔을 남긴다.

특히나 생과 사로 나뉘는 이별은 어떤 이별보다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후회와 그리움을 남기는데,

우리 가족에게도 그런 아픔이 있다.


치매를 앓게 되면서 요양센터에서 지내시다가

갑작스럽게 안 좋아진 컨디션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해 떠난 할머니와의 이별은,

가족들 각자 자신만이 가진

마음속 부채감이 더해져서인지

슬픔과 후회, 아쉬움으로 짙게 남는다.


하필 할머니의 마지막 시간 즈음에는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이라, 면회도 한동안 못했었고

나의 마음속에 아직은 총명했던 할머니의 모습이

마지막 시간의 잃어버린 기억으로 리셋된 듯한

흐린 모습이라서 많이 속상했었다.

할머니를 부르고 손 한번 잡는 것 외에는

제대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허가가 되지 않아 그렇게 좋아하셨던

(우리가 만든) 국수를 끝내 해드리지 못했던 게

시간이 몇 년이 지났는데도 마음에 맺히니 말이다,


이렇듯 각자의 후회와 그리움,

짙은 슬픔을 가진 이들에게 추억 밥상과 함께

소중한 사람들 만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귀여운 고양이 '꼬마'가 있는 파란색 건물의

<고양이 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고양이 식당, 행복을 요리합니다>,

<고양이 식당, 추억을 요리합니다>에 이어

새롭게 찾아온 이번 시리즈는

<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이다.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각자 가슴 아픈 이별을 맞이하고

그리운 소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이곳 고양이 식당을 찾는다.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 있는

'추억 밥상'을 받고 그것을 먹으면

세상을 떠난 이와 다시 조우할 수 있는데,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되는 게 아니라 추억 밥상의

온기가 유지되는 동안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세상을 떠난 이와 다시 만난

등장인물들은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고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과 용서를 구하기도 한다.

숨겨진 그들의 사연이 드러나며 뭉클한 감동과

따스한 사랑의 온기를 독자들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별이라는 것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늘 옆에 있을 거라고 믿고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잊곤 한다.

투닥거리는 말다툼 후 자존심에 미처 하지 못했던 사과,

바쁘다는 핑계로 들여다보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관심,

약속시간이 지나도 보이지 않고 잠적해버린 잠수 이별,

고백 다운 고백도 하기 전 불치병이 갈라버린 이별 등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어쩜 이렇게....'라는 생각이 들게

갑자기 예고와 준비도 없이 찾아와버렸다.

준비된 이별이 있을 수 있을까?

다가올 거라 알고 있어도 슬프지 않은 이별이 있을까?

헤어짐의 아픔은 각기 다르지만

마음속 애타는 감정만큼은 온도가 같았다.


마지막 기회라는 이 시간은 그만큼 간절함으로

주인공들에게 다가왔고,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자신의 담아두었던 마음을 전하며

마지막 인사까지 제대로 마치게 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난 후회는 매 순간 찾아온다.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혹은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 말이다.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은

'하루만 더' '한순간만이라도 더'의

간절함일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후회로 채우지 않도록

지금의 행복을 제대로 만끽하고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에게 그 사랑을 한껏

표현할 수 있는 자신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이런 고양이 식당이 있다면

다 같이 뜨끈한 국수를 먹으면서

할머니에게 하지 못한 말들을 전했겠지?

이룰 수 없는 아련한 마음을 잘 접어두고

주어진 오늘의 감정에 최선을 다해본다.


"이 글은 빈페이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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