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기술 - 최소 노력으로 삶에 윤기를 더하는
이노우에 신파치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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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반복해서 계획을 세운다.

'올해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지'

'새해에는 책 읽고 기록을 꾸준히 해야지'

하지만 새해의 다짐은

채 1분기가 지나기도 전에 흐릿해지고 만다.

한 해가 가고 다시 새해가 다가오면

새로운 계획을 세워보지만

계획이 거창하거나 복잡해서가 아니라

'꾸준히 하기' 가 어려워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있어

우리에게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것은

'귀차니즘'이 아닐까 싶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을 움직이며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기까지는 어찌나 어려운지

무언가를 꾸준하게 해내고 기록하는 이들을 볼 때면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나는 왜 이렇게 부지런하지 못하지'하는

자책을 할 때도 있다.


한 번씩 마음이 느슨해질 때면

지금은 훌쩍 자라서 나보다도 커버린 첫 조카와

함께 걷기 운동을 했었던 코로나 시기를 떠올린다.

거리 두기와 집한제한 등으로 활동이 줄어들면서

군살이 붙기 시작하고 실내도 답답하다 보니

조카와 함께 저녁시간이면 5km 걷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물론 실외지만 마스크를 하기도 했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몸이 무거워진 조카는

함께 걷기 시작하다가도 어느새

점점 발걸음이 쳐져서는 분명 함께 대화하고 있는데

목소리가 점점 뒤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준혁아~ 얼른 와"라고 부르며

애써 아이의 손을 잡아 끌려고 할 때면

조금은 지친 듯, 그렇지만 포기는 하지 않는

조카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모, 준혁이 가고 있어.

느리기는 하지만 멈추지는 않고 있어" 하고 말이다.

조금은 느리게 쳐진듯해도

어느덧 조카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니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지고 나중에는 이모들과

발을 맞추어 5km 걷기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힘들어서

혹은 하다가 마음이 느슨해질 때면

그때 조카가 나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느리지만 멈추지는 않고 있다"라는 말을 말이다.

내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할 때

스스로를 자책할 때면

'그래도 매일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다'는

그때의 그 말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그때의 조카가 해주었던 말만큼이나 와닿는

'매일, 작게' 성공하는 습관을 이야기하는

이노우에 신파치의 책을 만났다.

오랜만에 제대로 즐겁게 읽었던

'꾸준함'의 힘, 꾸준함이 가져온 '변화라는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꾸준함의 기술》이다.


저자는 꾸준히 하기'를 취미로 하고 있는

괴물루틴의 주인공이다.

1년에 200권 가까이 되는 양의 책을 디자인하고

연 1회 사진전 개최를 20년간 열었고

매일 루틴으로 조깅 25년, 일기 쓰기 22년,

블로그 글쓰기 9년, 춤 연습 3년,

하루에 책 한 권 읽기 3년 등을 지속하는 등

"이걸 한 사람이 하루에 모두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꾸준함 그 자체의 사나이이다.


작가는 과거에 무슨 일이든

미루고 포기했던 과거를 지나,

사회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20년간 실천해온

자신의 '꾸준함'의 기술을 털어놓는다.


일뿐만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 취미 등

꾸준히 해야만 계속 좋아할 수 있고

삶의 즐거움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이 지켜온 이 방법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변화를 맞이하기를 권한다.


저자의 '꾸준함'을 유지하는 방법은

어찌 보면 단순하면서도 대단할 것이 없었다.

완벽하려고 하지 말 것!

꾸준히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일단은 '매일 하기로 마음먹고'

작게 계속한다!

사소한 일 두 가지를 세트로 묶어서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그것을 기록으로 옮겨 즐거움을 더한다! 가

큰 골조라고 할 수 있다.


무언가 '꾸준하게 한다'라고 했을 때,

우리는 너무 거창한 목표나 눈에 보이는

엄청난 변화를 목표하기에 그 시작이나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다.

저자는 '작게 계속함'으로서 생기는 변화를

크게 감사하는 식으로 자신의 꾸준함에

원동력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매일 1초씩 연습해서

1년에 걸쳐 5분짜리 춤을 익힌다든지,

매일 게임을 하며 퀘스트를 달성하고

만화를 하루에 한 편씩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음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오전 중에 중요한 업무를 끝내고

오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더욱 할애하는 모습은

단순히 '작은 변화'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변화가 가져온 날갯짓이 엄청난 토네이도 같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뿐만 아니라,

늘 책을 읽으며 '필사'를 해야겠다는 계획은

매해 가지고 있었다.

책을 작정하고 옮기려다 보니

어떤 날은 써놓은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어떤 날은 옮길만한 구절이 없어서

한두 번 놓치고 나니 빈칸이 보기 싫어서

다양한 이유를 대며 나는 필사를 미뤄왔었다.


신파치처럼 일단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일단 매일 쓴다'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으며 그때그때 마음에 들어오는 구절을

휴대폰 메모장에 기재를 해두고,

그날 남겨놓은 메모 중 가장 기억하고 싶은

하나의 구절을 골라 다이어리에 옮겼다.


물론 책을 읽지 않은 날은 과감하게 패스를 했고,

미처 필사를 하지 못한 날은

다음날이나 이틀이 지났더라도

메모장에 기재해둔 날짜를 기준으로 채워 넣으며

'책 읽으며 필사하기'의 꾸준함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전에는 '너무 적게 옮겨 적은 것 아닌가'

'책을 읽지 않은 날은 어쩌지' 하는 생각에

중도 하차를 한 적이 많았는데,

'매일 작게 한다'라는 생각으로 부담을 내리고

할 수 있는 선에서 가볍게 접근하니

채워져가는 노트의 모습만큼이나

마음속의 뿌듯함도 채워지는 것 같았다.


《가능한 불가능》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매해 한 가지씩 시도해 보지도 않고

인생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온 무언가를

도전하는 작가의 모습에 부러움을 느끼며

감탄한 적이 있었다.

책을 읽고 '나도 한번!'이라고 마음먹었지만

실제로 내가 달라진 것은 없었는데


이번에 《꾸준함의 기술》을 읽으면서는

그 '가능한 불가능'을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과 기술을

제대로 배운 것만 같았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는 3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활기찬 힘이 되어줄

그런 책이었다.


"이 글은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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