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둘이 북클럽 - 우리 둘이 주고받은 마음의 기록
변혜진.연재인 지음 / 도토리책공방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책을 여럿이 읽는 것은

학교 다닐 때 이후로는 드문 것 같다.

학년 단위로 주어지는 권장도서라든가

교실에 있는 학급문고처럼 한정된 도서로만

책을 읽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읽는 시간이 이어지면서,

같은 책을 읽으며 의견을 나누는 행위 자체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최근에는 책을 읽는 사람의 수가 많이 줄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몇몇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훨씬 많은 양의 책을 읽으며

모두의 평균치를 올려주고 있는 듯한데,

출판사에서 주관하거나 개인이 운영하는 북클럽도 있고

꼭 북클럽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특정 책에 대하여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는 북토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낯선 타인과 나의 '생각'을

나눈다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책을 읽고 감상을 남기지만

북클럽에 참여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궁금해서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책의 해시태그나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에

책 제목을 입력해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며

'아~ 이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가지기도 하는구나'

'나처럼 이 부분에 공감을 하기도 했구나' 하면서

책을 읽고 난 후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꼭 거창한 이름의 북클럽에 소속되거나

눈에 보이는 어떤 활동은 아니더라도

가장 가까이에서 늘 함께하는 가족과 함께

같은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북클럽이 있다니,

'왜 나는 가족과는 북클럽을 꾸릴 생각을 하지 못했지?'

라는 혜안을 발견하게 한 책을 만났다.

엄마와 초등학교 3학년 딸이 함께 고전문학을 읽으며

마음을 주고받은 편지와 북클럽 이야기를 담은

《단둘이 북클럽》이다.


엄마에게는 다시 읽으며 예전의 추억과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고,

아이에게는 작품을 통해 역사 공부와 작가 공부까지

할 수 있는 고전문학을 함께 읽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눈 과정이 굉장히 의미 있어 보였다.

엄마와 재인이가 함께 읽은 책은 다음과 같다.

하이디, 빨간 머리 앤, 80일간의 세계일주,

작은 아씨들, 키다리 아저씨, 행복한 왕자,

비밀의 화원, 홍당무, 플랜더스의 개, 어린왕자,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로

11권의 책을 읽으며 엄마와 아이는

때로는 '재미있다'를 연발하며

때로는 책 읽기를 미루기도 했고,

때로는 등장인물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하면서

어른과 아이의 시선에서 각자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감상들을 차분하게 주고받는다.


단 두 명뿐인데다가 가족으로 구성된 북클럽이지만

이 '단둘이 북클럽'에도 엄연한 규칙이 있다.


'단둘이 북클럽'의 규칙

1. 읽는 책은 고전문학 완역본으로 한정한다.

2. 하루에 40페이지 이상 읽는다.

3. 한 권 완독에 걸리는 시간은 2주를 넘기지 않는다.

4.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담은 편지를 주고받는다.

5. 먼저 읽은 사람에게 다음 책 선택권이 주어진다.

6. 정기모임일은 매주 수요일로 정한다.

7. 함께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점은 수시로 나눈다.


꾸준하게 이어지기 위해 또 어느 정도 제한을 통해

엄마와 아이는 책 읽기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도 하고, 진지하게 임하면서

북클럽을 탄탄하게 이어나간다.


작가들처럼 가족들과 함께 혹은 친구, 연인과 함께

거창한 모임이 아니더라도 단둘이 북클럽을

운영하면서 참고할 수 있는 북클럽 운영 노하우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아이와 함께하는 독서활동을

기대하는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책을 읽고 이따금씩 동생과 대화로 의견을

나누는 정도에 그치곤 했는데,

어렵다고 생각했던 북클럽을 둘이서도

충분히 이끌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단순히 읽고 넘어가는 독서가 아니라

의견을 나누고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더욱 그 '의미'를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