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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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상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죽음을 넘어 신비한 꿈의 세상으로 들어가

다양한 삶을 살아볼 수도 있고,

소설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하고 때로는 사랑에 빠지며

현실에서는 찾지 못했던 문제의 열쇠를 찾기도 한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많은 이들에게

인생의 두번 째 기회를 주었던

매트 헤이그의 신작이 4년만에 나왔다.

전작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현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용기와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몰랐던 이들에게

이 작품은 완벽한 삶은 무엇인지,

또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무한한 평행세계를 오가는 노라의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번에 만나보게된 그의 신작

《라이프 임파서블》은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내고

삶의 기대를 저버리고 죄책감에 그저 살아가고만 있는

그레이스가 오랜시간 전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동료교사인 크리스티나가 자신에게 멀리 떨어진

스페인 이비사의 부동산(집)을 남겼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의 초대와 같은 편지로 이비사섬에 향하며

그곳에서 그녀의 흔적을 따라가며 벌어지는

신비한 경험을 담고 있다.


과거 지도했던 제자인 모리스에게 받은 메일에

답장을 하며 그에게 전하는 이비사섬의 이야기는

마치 그레이스가 받은 초대장처럼

우리를 신비한 그곳으로 초대하는 마법같은 경험이었다.


전작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전세계 1000만부라는 어마어마한 판매량과

영상화제작도 확정되며 그 저력을 보여주었다.

성공한 작품을 써내려간 이후,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다는 작가는

20년만에 방문한 이비사섬에서

완전히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신비로운 이비사섬의 시간은 그에게 아이디어를 주었고,

덕분에 이 책에 모든 걸 쏟아내고 다시 글쓰기를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작가는 고백한다.


《라이프 임파서블》 에서 주인공 그레이스도 그랬다.

어린나이의 아들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서로 의지했던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니

그녀에게는 삶의 재미도 어떤 목표도 남아있지 않았다.

집 안에 틀어박혀 타인과의 소통도 없이 쓸쓸하게

늙어가는 몸을 홀로 끌어안고 말이다.

72세라는 나이. 그렇다고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엔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인데 말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자신에게 남겨진

옛동료의 유산을 확인하고자 떠난 이비사섬에서

마치 퍼즐처럼 흩어져있는

크리스티나의 흔적을 따라간다.

사고로 죽었다는 그녀는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도 않았고,

그녀는 주변인들에게 마치 그레이스가 올것을 알았던 듯

미리 도움을 요청히 놓기도 했다.

그저 단 한번의 친절로 우울함에 빠져있는 크리스티나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며,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던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준게

그들 인연의 거의 전부였는데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옛 동료에게 유산을 남기고 간 그녀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 그녀는 왜 하필

그레이스를 이비사로 불러들인 걸까?


처음에는 그 이유가 궁금했고,

그레이스가 도착한 후 이비사에서의 시간을 보며

이 신비한 섬에 숨겨진 비밀이 점점 커지고

생각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진행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전작에서도 다양한 평행세계에서의 삶을 사는

노라의 모습을 통해 울림을 주었다면

이번에는 아름다운 풍경, 신비로운 이비사를 배경으로

때로는 두려움으로 때로는 궁금증으로

독자들을 이리저리 이끄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던 것 같은

크리스티나와 이비사 섬,

그레이스는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왜 하필 그녀였을까?


잃어버렸던 방향을 찾고

믿지 못하던 것들을 마음에 담고

해보지 않았던 모험을 하며

새로이 태어나는 그레이스의 모습은

지난시간 그녀가 크리스티나에게 베풀었던

마음을 다시 되돌려 받는 것 같았다.


신비한 이비사섬에서의 시간을 그레이스와 함께 보내며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한 목표와 기대, 의지를

다시한번 상기시킬 수 있는 진한 시간이었다.


정해진 모습으로,

나에게 익숙한 환경에서만

나를 가두어두고 제자리에 멈춰있는 건 아닌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늘 머뭇거렸다면

마음 속에 있는 이비사섬을 떠올리고

오감을 자극하는 짜릿한 변화를

스스로 맞이해보기를 바란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잊고 있었던 기대를 다시 잡은 그레이스의 인생은

아직 앞으로도 가야할 길도, 해야할 일도 많아서

더욱 바쁘고 다채롭지 않을까 싶다.


"삶을 긍정하는 경이로움과 상상력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소설" 이라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추천 처럼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선물같은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인플루엔셜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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