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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 10년 차 망원동 트레이너의 운동과 함께 사는 법
박정은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평점 :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바디프로필' 유행이 그다음을 이었으며
이제는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삭센다 위고비 등에 대한 인기가
SNS를 뜨겁게 하고 있다.
덜먹고 더 움직이면 자연스레 살이 빠지고
건강과 보기에도 좋은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건강'보다는 보이는 '미'에 대한
초점이 점점 강해져서 인지
몇 kg이고 하는 미용 몸무게나 치수,
보이는 근육이나 마름에 대해서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건강이라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데, 우리는 건강의 기준을
수치나 보이는 어떤 일정한 형태로 인식하고
정작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렵고 힘든 것' '귀찮고 잘하기 힘든 것'으로 생각하며
시작하기조차 어려운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기곤 한다.
나 역시 앓고 있는 질환의 치료로
(보다 건강해지기 위해)
약을 먹게 되면서, 그 약을 먹으면서
주요하게 발생하는 부작용 중 하나인
'살이 찌는' 것을 맞이하고 있다.
처음 1~2kg은 그럴 수 있다고 넘겼는데
한 해 두 해가 갈수록
꾸준하게 1~1.5kg씩 살이 찌다 보니
어느새 약을 먹기 전에 비해
6~7kg 정도 살이 쪄버리고 말았다.
투약 초반에는 살이 찔 수 있다는 얘기에도
'건강이 최우선이지, 살찌는 게 대수야' 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는 옷 태나 겉으로 보이는
울퉁불퉁하게 붙는 살을 보고 있자니
어떤 날은 '그래도 건강은 찾고 있으니 다행이야' 싶다가
어떤 날은 붙어버린 살로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나뿐만 아니라 우리는
몸에 대한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좋아 보이는 몸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것 같다.
특히나 건강한 몸을 위해서 하는 운동보다도
'먹는 걸 줄인다'던가 '보조제 등의 도움을 받는' 등
쉬운 방법을 선택하면서 오히려 비뚤어진
몸이 균형을 자초하곤 하는데,
한창 붙어버린 몸에 자신감이 떨어져갈 무렵
10년 차 망원동 트레이너이자
운동하는 사람인 박정은 작가의
《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를
만나보게 되었다.
구기 종목 위주의 운동을 하다가
대학교에 오면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운동이나
신체 관련된 이론들을 배우면서
트레이너로 활동하게 된 작가는
자신이 운동을 하고 지도하면서 느낀
몸에 대한 올바른 시선이나
좋은 몸을 만드는 방법,
시작이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운동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운동을 가볍고 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을 담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 역시도 운동한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찍어봤다는 바디프로필을
찍어본 경험이 있고,
다양한 센터에서 근무하며 회원들과 마주하며
느꼈던 다양한 운동 관련된 생각들을
차분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전하고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건강이나 운동은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
무리하지 않고 회복할 수 있는 선에서 하는 것,
또 좋아 보이는 몸과 달리 비뚤어진 방법보다는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태도,
지금 내가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넘어가는
조금은 '힘을 빼는 방법' 등
어렵고 힘들어서 운동을 쉽게 포기하고
시작이 어려웠던 이들에게
운동에게 다가가는 진입장벽을 낮추고
오해했던 몸에 대한 시선을
다듬는 방법을 전하고 있었다.
몸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책의 후반부에서는
지금 일하는 센터의 공간을 마련하고 준비하기까지,
또 트레이너라는 직업으로 운동을 지도하면서
일과 휴식의 균형 사이에서 흔들렸던 경험까지
상세하게 담으며 '건강한 몸' '건강한 운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일깨우는 기회를 제공했다.
'어떤 운동을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또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지속하기 위해
저자는 쉽고 간단한 습관으로서의
운동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책의 각 챕터마다 한 가지씩
더 나은 삶을 위한 쉽고 간단한 운동 습관
만드는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일반적으로 '운동'에
가볍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작가가 소개한 운동습관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블루라이트를 벗어나 햇빛 샤워하기
✅ 휴대폰을 꺼 두는 질 좋은 휴식 시간 늘리기
✅ 나만의 초록 팔레트 만들기
✅ '흠흠~' 허밍하기
✅ 방 청소하며 스트레칭하기
✅ 무기력한 날엔 무작정 밖으로 나가 걷기
✅ 충분히 오래 씹으며 천천히 먹기
✅ 유난히 피곤한 날엔 16시간 단식해보기
✅ 지구를 위해 한 끼는 채식 밥상으로 먹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어떤 날씨나 상황에 관계없이 정말 꾸준히 하고 있는데,
막상 그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운동을 하세요?"라고
물어보면 그들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한다.
이들에게 쌓인 운동하는 습관은 사실 대단하거나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제대로 바라보고
또 건강을 생각해서 내딛는 한두 가지의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것이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너무 어렵게 생각한 나머지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작가는 자신만의 섬세하면서도 따스한 말로
진지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한동안 보이는 외적인 포인트에 치우쳐
건강이라는 제일 중요한 것에 대한 생각을
이만큼 뒤로 미루었다.
내 몸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미워만 하면서
변화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던 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을 찾을 수 있는 시각을
다시 찾아준 그런 책이었다.
작가의 얘기들을 읽고 나니,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다시 움직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인과의 비교나
겉으로 보이는 어떤 획일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보다는 스스로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을 가지는 게 제일 필요할 것 같다.
삶은 내 뜻대로 할 수 없지만,
내 인생에서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결심이자 움직임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바로 나타나는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작지만 큰 원동력인 운동,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이 글은 샘터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