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랜프 1 - 거룩한 땅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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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의 등장으로 파괴된 지구.

그 속에서 유일한 희망을 가진 존재가 태어났다.

바로 움스크린에서 였는데,

이는 여성의 자궁을 복제하여 만든 것으로

스크린 형태로 옮겨 보이게 한 후

그 속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그 속에서 태아를 키우고 태어나게 한다.

임신의 위험, 고통에서 벗어나

더 많은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프로젝트로

과연 폐허가 된 지구와 얼마 남지 않은 인류를

이 존재가 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존재가 가지는 의미는 인간들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홀랜프라는 외계 생명체의 침략으로

인류의 대부분이 사망하고

폐허가 된 지구에 남아있는 인간들은

연합하여 여전히 홀랜프와 싸우기도 하고,

일부는 홀랜프에 흡수되어 페카터모리가 되기도 한다.


위기의 지구를 구하기 위해 7명의 아이들이 준비되었다.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온 최 박사는

자신의 아들 내외에게서 얻은 두 명의 손녀와

자신이 만든 움스크린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아이들,

그리고 한때는 함께 일했던 제자인 선우민 사범의

아들인 선우필에게서 숨겨진 잠재력을 보고

그들을 통해 위기에 빠질 미래의 지구를 구하고자 한다.


낯선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소설은 많다.

파괴되어 황폐화된 지구, 생명을 위협받는

얼마 남지 않은 인류의 모습은

여느 영화나 소설에서도 종종 만나보았는데,

이번에 만나본 《홀랜프》는 미래를 예견하고

그것을 미리 대비하고 준비한 최 박사의

프로젝트와 그를 수행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보다 생생하면서도 차원이 다른 광범위한 스케일의

SF 소설을 선보이고 있었다.


홀랜프는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를 지칭하는 명칭이다.

그들이 쏘는 빛 하나 만으로도 순식간에

사람들을 파괴할 수 있고, 그들의 엄청난 공격력은

순식간에 지구를 '다시는 인간이 살기 어려울 정도'로

만들어 놓는다.

그 허물어져가는 와중에 미리 준비해둔 벙커에서

6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은

자신을 훈련시키고 노력하며 홀랜프에 대응해나갈

힘을 키워나간다.


평범한 학생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는

각기 다른 능력이 있었는데,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아이들이 살고 있던

터전을 한순간에 잃고 고립된 공간에서

힘을 키워나가며 서로 힘이 되는 모습은

한 편의 성장 드라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1.5세대 한국계 미국인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연출하는 일을 했던 작가는

여러 단편영화를 촬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단편영화를 제작하였고 이는 뉴욕 시네마 영화제에

초청받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활성화된 SF 장르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자란 작가는 한국형 SF 소설을

개척하고자 했는데, 바로 그 첫 번째 장편소설이

바로 이번에 만나보게 된 《홀랜프》이다.


한국형 장르소설이라고 하면

좀비나 먼 미래의 공상과학을 배경으로

기억을 조작하거나 신체가 존재하지 않는 등의

제한된 소재가 대부분이었다.

외계 생명체의 등장과 더불어

이와 맞서는 인간들의 모습 또한

단순히 평범한 모습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만들고 키워진 움스크린의 아이들과

새로운 시대의 아담과 이브과 되어줄

'유일하고 온전한 인간'의 모습인

선우필과 리브라는 존재를 통해

더욱 그 차이를 부각시킨다.


움스크린으로 태어나긴 했지만,

선우희는 선우필과 리브의 아이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자, 희망으로 묘사되고 있다.


모든 것이 가공되고 만들어지고,

계획 아래 이루어진 이 시대.

가장 느리고 어쩌면 뒤처질 수 있었던

선우필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물로

외계 생물체의 침공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럼에도 결국 사람이 이긴다'

'변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역설적으로 전하는 것도 같았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외계 괴생물체의 침공 이후,

벙커에서 시간을 보내며 능력을 키우는 아이들과

그 속에서 태어난 '선우희'라는 존재가 자라라는 과정은

홀랜프 1권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자 한

희망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낸

전초전으로 느껴졌다.

홀랜프와의 마지막 전쟁을 앞두고 준비하는 인류 연합과

벙커에서 나온 아이들이 과연 모두를

구원할 수 있을지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자랄지, 어떻게 변할지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은 그만큼 불확실하고

흔들리는 부분도 많은데,

유일한 보호자이자 이들을 지도하는 서 집사와 함께

벙커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스스로 탈피하고 성장하는

성장통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한 단계 진화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움스크린에서 태어나 '나 자신'이라는

존재만이 있었던 아이들에게

선우희라는 아기를 키우는 과정은

나의 것을 나누는 법을 배우게 하기도 했다.

부모라는 존재가 없었던 아이들이

보호자의 역할을 하며 '남은 인류'로서의 몫을

충분히 다 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렇게 멋지게 성장한 아이들이

인류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메시아가 될 수 있을까?

이들이 그리는 이야기가 새로운 창세기가 될 수 있을까?


작가가 펼치는 이야기를 따라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고 아이들의 발걸음에

시선을 꽂는다.


서로 다른 힘을 가진 아이들,

홀로 분리되었던 시간을 보낸 선우필과

그가 존재조차 알지 못한 자신의 아이

선우희와의 조우는 어떻게 이루어질지

2권도 너무나 기대가 되었다.


영상을 만든 작가답게 장면 장면을 읽으며

그대로 영상화가 되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광대한 스케일의 SF 소설이었다.


"이 글은 샘터사로부터 물방울서평단 활동을 위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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