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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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절망 속에 빠져 있을 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단 하나의 기회가 있다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살 수 있다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


사람들마다 각자 자신 인생만이 가진 문제가 있다.

전 세계 28개국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라스트 플라이트》는 이 절망에서 빠져나오고자

새로운 삶을 선택한 두 명의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꾸며 벌어지게 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생활, 남부럽지 않은 지위의 가족,

모두에게 촉망받는 위치의 삶, 완벽해 보이는 부부.

하지만 그 뒤의 진실에는 개인적인 공간이 조금도

허용되지 않고 통제받고 있고,

남편이 가정폭력을 가하고 있으며

이를 밝힌다 하더라도 내 말을 믿어줄 이가

하나도 없다면 그 삶을 지속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결혼 10년 차의 클레어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

엄마와 어린 동생을 위해 더욱 큰 성공을 꿈꾸지만

사고로 인해 엄마와 동생을 한꺼번에 잃고

홀로 외롭게 살아가다가 쿡 재단 상속자인

로리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엄청난 지위와 부를 가진 로리 집안은

그녀의 삶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것 같았지만

행복도 잠시 그녀에게 통제와 감시가 이어지며

지금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더라도 평범하고

자유로운 삶을 원하게 되고, 남편 몰래 자유를 위한

탈출을 준비하게 된다.


마약중독자인 엄마 밑에서 태어나,

가족들과 떨어져 수녀원에서 자라온 이바.

버클리 화학 영재로 자신이 꿈꾸던 공부와

미래를 준비하던 그녀는

처음으로 사귄 남자친구를 위해 실험실에서

마약을 만들다 퇴학을 당하게 되고,

갈 곳도 없이 방황을 하던 찰나에 함께 일하자는

'덱스'의 제안으로 본격적으로 마약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을 하게 된다.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벌게 되면

이 일에서 손을 떼려고 했는데,

마약 단속을 하는 감시관은 이바의 주변을 맴돌고

자꾸만 실수를 하거나 불안해하는 이바를

다그치는 덱스는 조직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로 인해

자칫 생명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함을 느끼게 한다.


각자의 상황에서 절망에 빠져 탈출을 꿈꾸던 그들은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의 항공권을 바꿔 비행기를 타고

꿈꾸던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엄청난 부와 힘을 가진 클레어의 남편 로리,

이바를 추적하는 마약단속반과 조직원인 덱스까지

이들은 과연 자신들 쫓는 이들에게서 완벽한 탈출에

성공해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리고 바꾼 항공권으로 서로의 삶을 살게 된

그녀들이 맞이하게 된 새로운 운명은 무엇을

그녀들에게 가져올까?

그리고 그녀들에게는 무슨 인연이 있을까?


사는 게 퍽퍽해서, 혹은 도망치고 싶을 때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마치 인생을 리셋하듯이 살아갈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절망 앞에서 두려움에 몸부림치고만 있지 않고

숨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

두 여성의 연대에서 출발한 이 얘기는

바뀐 운명 앞에서 소용돌이처럼 등장한

사건의 반향과 그들을 추적해오는 남성들로부터

진정한 자유를 찾아 도전하는

그녀들의 목소리와 연대를 통해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과 변화,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뒤로하고

남편, 남자친구를 통해 새로운 삶의 변화를

맞이하고자 했던 클레어와 이바는

정작 그 사랑 앞에서 '자신'을 잃고 만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여자친구로

행복함을 꿈꾸었던 그녀들에게 오히려 그 족쇄는

그녀들을 절망으로 빠드리는 원인이 되는데,

그들은 조용히 그리고 차분하게 자신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면서 오롯이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게 된다.


두려운 순간도, 막막한 순간도 있었지만

옆에서 그녀들을 도와주는 또 다른 여성들이 있었기에

그 새로운 출발의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바뀐 항공권으로 시작된 인연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숨겨왔던 서로의 인생에

대해 직면하게 되면서

클레어는 이바로, 이바는 클레어도 연결되며

그녀들은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응원을 하게 된다.


쫓고 쫓기는 추적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그녀들이 맞이하게 되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함께 손에 진땀을 쥐며 순식간에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녀들의 운명을 바꾼 2월 22일

존 F. 케네디 공항 카운터에서의 만남과

뒤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 며칠간이기는 했지만

그 어느 시간보다도 짙은 농도로

독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게 되었다.


늘 소극적으로 주어진 삶에서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이들에게

클레어와 이바의 이야기를 통해

용기를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힘을 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쫓는 남성들로부터 위협을 느끼면서도

서로를 돕고자 하는 여성들의 연대 역시

뭉클함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클레어와 이바가 맞이한 마지막에는

그들이 원하는 자유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되는 행복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녀들이 맞이한 자유가

그 어떤 가치보다도 빛나기를,

그리고 다시는 침해받지 않기를 하고 말이다.


"이 글은 밝은세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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