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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수업 -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평점 :

문해력, 어휘력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요즈음이다.
어떤 사건이나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
'헐' '대박' '미쳤다'라는 하나의 표현으로
뭉뚱그려 버리는 사람들.
꼭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른들도 많고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들과는 대화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느낄 때도 있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정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국민 감성 멘토 작가 정여울이
감수성 근육을 키우기 위해
43번의 감정 연습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바로 《감수성 수업》이다.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이라는
감수성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이것 또한 근육처럼 다듬고 키워갈 수 있는
성장의 아이콘일까?
누군가는 '감수성이 너무 예민한 사람들은 피곤해'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어떤 고통에도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동안 읽고 배우고 경험한 사건들 속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고,
그 모든 순간의 깨달음을 지혜롭게 종합해
영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이다.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였지만 유연하고 풍요롭지는
못했던 과거의 나를 '나만의 개성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수많은 깨달음의 컬렉션을
이 책 속에 담음으로써
작가는 자신처럼 가장 나다운 삶의 감각을
깨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손을 뻗는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자주 사용하지만
제대로 곱씹어 본 적이 없는 단어들에 대한
사유와 의미를 더하고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었다.
하나하나의 단어에 담긴 뜻을 다시 살피고,
그 의미를 나만의 내용으로 해석하는 것.
그 어떤 사전보다도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나만의 사전 만들기 같은 느낌으로
실천해 본다면 좋겠다.
2부에서는 우리가 매일 드나드는 공간과
사용하는 물건 등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제안하고 있다.
와인과 마들렌, 작가의 무덤, 악기 등에
담긴 이야기는 미처 몰랐던 부분도 있어서
작가의 시선을 통해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다.
3부에서는 고전과 동화 등에 등장하는
인물과 캐릭터를 다루고 있는데,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지지해 줄 뮤즈를 소개한다.
익숙했던 동화와 신화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해석을 읽으며 이 속에서
가장 나를 나답게 만들어줄 길을 찾는다.
책을 통해 작가가 말하는 감수성이란
어떤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치가 아니다.
'가장 나다운 감각'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사소한 발견이나 시선을 일컫는 것으로,
미처 깨닫지 못한 나의 감정들을 촉촉하게
물을 주어 살아나게 해주고
비로소 꽃을 피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때로는 '나는 왜 이렇게 감수성이 예민하지?'
'나는 왜 이렇게 감성지수가 높아서 이렇게 힘들지?'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타인과의 감성지수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혹은 이런 나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정의 내려야 할지 고민스러웠던 사람들에게
나의 그 감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어떻게 가꾸어야 촉촉하고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연습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감성 연습장 같은 책이었다.
충격적인 사건과 콘텐츠 범람 속에서
어떻게 느끼고 살아가고 이뤄야 할지
그 근본적인 힘을 찾을 수 있는 자구책!
나를 위한 가장 가장 확실한 컬렉션을
책을 읽는 모두가 쌓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