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
이문재 엮음 / 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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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간절히 바라는 바가 있을 때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무엇을 이루게 해달라기보다는

주로 원하는 것을 행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 포기하지 않을 마음,

혹은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나 자신을 자책하지 않게 해달라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자 계획 같은 느낌으로

공손히 손을 모은다.


사실 오래된 말씀은 종교적인 색을 떠나

후대의 사람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어쩌면 그것이 최초의 교육이었을 수 있고,

깨달음에서 비롯된 이어짐 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따금씩 전해지는 기도문들을 보며

힘을 얻기도 하고, 나아갈 방법을 배우기도 하며

반성을 하기도 한다.


그런 기회에 만나보게 된 책은

이문재 시인이 엮은

《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이다.


동서고금의 모든 기도와 기도 시를 모았는데,

작자 미상의 기도를 포함해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들의 작품까지

다양한 시를 통해 간절함을 담고자 했다.


지치고 힘들 때,

먼저 그 시간을 겪은 이들의 마음이 가득 담긴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지만

오히려 해결책이 없기에 더욱 와닿고 좋다.

복잡했던 마음의 조각들이 그들의 말을 들으며

조금씩 풀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안도감이 좋다.


과거에는 기도라는 게 나 자신에게 말하는 다짐이었고,

가까운 가족이 떠난 이후에는 그들이 수호신인 양

그들에게 털어놓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나는 이런 마음이고 이런 속상함인데

나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하지만

그 기도에는 질문도 답도 필요 없다.

사실은 그저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함께 주어진 이어 쓰기 노트를 통해

마음에 들어온 시들을 차분히 옮겨 적는다.

마치 나를 위한 것만 같았던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시작으로

기도라는 것에 정형된 형태가 없이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라는 얘기는

종교적인 그것을 초월한 모두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기도이기도 했다.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어떤 욕심도

내가 나를 위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념들을 내려놓게 해주었다.

기도의 힘이란 무릇 이런 것일까,

나를 다시 돌아보고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일까

시를 옮겨 적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마음에 복잡할 때마다 막연한 외침 같은 기도 대신

이제는 이 책을 펼쳐보려 한다.

간절함을 담은 나의 오래된 기도로

나의 길을 밝혀보려 한다.


"이 글은 달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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