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심 -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경이의 순간은 어떻게 내 삶을 일으키고 지탱해주는가
대커 켈트너 지음, 이한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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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다섯 감정의 이야기를 다룬

<인사이드 아웃>이 본편의 인기와 더불어

9년 만에 새 시리즈로 찾아왔다.

주인공 라일리가 사춘기를 맞이하며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속편은 전편의 인기를 넘어 누적 관객 570만을

돌파하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영화의 전편을 통해서는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감정에 대한 소개와

주인공인 라일리의 나이에 맞게

아이의 입장에서 마주치는 변화 앞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에 개봉한 후속편은 라일리의 사춘기와 함께

찾아온 낯선 감정들에 대해서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시간으로 되어있었다.


내가 품고 있지만, 감정에 대해서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기쁘고 슬픈, 화나고 버럭 하고 소심한

쉽게 겉으로 보이고 표현할 수 있는 감정도 있지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위에서 소개한

딱 다섯 개로 표현할 수 없듯이

다양한 갈래를 타고 샘솟아나는

새로운 감정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제대로 정의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혹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기분'

'느낌적인 느낌'으로 뭉뚱그려지는 감정을

인간 정서 연구의 대가이자

우리가 본 영화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와

〈소울〉의 자문을 한 대커 켈트너가

'경외심'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를 내리며 소개했다.


가까운 이의 탄생이나 죽음,

웅장한 음악이나 거대한 대자연의 광경 앞에서,

함께 열광하는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느끼는 어떤 감정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이런

경이의 순간을 작가는 '경외심'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지탱해 주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투병을 하다가 떠난 동생의 죽음을 보며

느꼈던 최초의 경외심을 얘기한다.

가까운 이의 죽음이나 혹은 새 생명의 탄생을 보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벅참과 새로운 시선,

전과 현실적으로는 달라진 게 없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변화를 느끼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경외심은 부유함이나

어떤 물질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경이를 느낄 수 있고,

이 경외심을 느끼고 알아차리게 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가 나타난다고 하고 있다.


책에서 언급한 여덟 가지 경이의 순간은 다음과 같다.

"정리하자면 심적인 아름다움, 집단 열광, 대자연,

음악, 시각디자인, 영성과 종교, 삶과 죽음

그리고 통찰까지, 이상 삶의 여덟 가지 경이에서

우리는 경외심을 찾을 수 있다."


경외심은 각기 하나의 존재로 태어난 사람들에게

분리된 '나 혼자'라는 개념이 아닌

모든 것을 초월한 서로 상호의존적인 연결망

속에 있는 것을 깨닫게 하고,

경외심이라는 감정을 통해 서로가 연결됨으로써

받게 되는 힘이나 변화를 얘기하고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알았어도 크게 느끼지 못했던

이 감정의 정의가 '경외심'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고

낯설게만 생각했던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에 대해

오랜 통찰을 바탕으로 정리한 저자의 이야기는

정의 내릴 수 없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물음표가 많았던 이들에게 감정의 느낌표를

세워주는 그런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의 특성상

학문론적인 이야기나 감정에 대한 설명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경이를 느끼는 여덟 가지 순간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보다 감정에 대한 자세한 포인트로 다가오기도 했다.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서

쉽게 정의 내리고 설명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감정 외에 '설명할 수 없지만...'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이 영 불편할 때가 많았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기쁨, 슬픔, 불안 등과는

결이 다른 느낌인데, 이걸 무어라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아서

후련한 기분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우리가 경외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일상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놓치고 있는 감정의 순간들을 잊지 않고

발견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를 보면서

새로이 등장한 낯선 감정들과 더불어

언젠가는 라일리에게도 찾아올

경이라는 감정이 등장하는 시간을 기다린다.

살면서 마주하는 가장 깊이 있는 경험,

표현할 수 없는 그 벅찬 감정을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기대된다.


"이 글은 위즈덤하우스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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