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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평점 :
여름을 앞두고 미스터리 추리 및
공포를 다룬 소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 미스터리물은
실제로 착각할 만큼 리얼한 묘사로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 읽게 된 오리가미 교야의
반전이 있는 미스터리 소설
《꽃다발은 독》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색안경'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들의 상상과 예측을 무너뜨리며
그 재미를 더하고 있었다.
작가인 오리가미 교야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며
집필한 작품이 수상하며 등단하게 되었다.
호러와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애틋하고 소름 끼치는 감정을 자아내는 데
능숙한 스토리텔러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꽃다발은 독》은 오리가미 교야가
미스터리 장르에 처음으로 진지하게 도전한 작품으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인기 TV 시사 프로그램,
〈왕의 브런치〉에 소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2021년에는 미라이야 서점의 전국 직원들이 꼽은
‘지금, 제일 팔고 싶은 책’에 선정돼
제5회 미라이야 소설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2024년 문고본으로 출간돼 순위를 역주행하며
다시 한번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변호사 출신 작가여서인지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탐정이나 사건의
법적인 절차, 조사 방법 등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꼼꼼하면서도 리얼리티를 더하고 있는데,
결말에 다가갈수록 실제 현실에 존재할 수도
있을 것만 같은 진실에 더욱 놀라게 되었다.
검사집안에서 태어나 검사를 꿈꾸는 기세는
우연히 학창 시절 동경하고
과외를 지도해 준 마카베와 재회한다.
의대생이었던 그가 학교를 중퇴하고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그가 결혼을 앞두고 협박 편지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기 주저하는 마카베를 대신해
기세는 탐정 사무소에 찾아가고,
그곳에서 중학교 시절 알게 된
선배이자 탐정인 기타미를 만나게 된다.
기세는 마카베를 대신해 기타미에게 조사를 의뢰하고,
마카베에 대한 협박을 조사할수록
믿을 수 없는 사실이 드러나며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기세가
사촌 형의 학폭 앞에서 교내에서 탐정 견습생 역할을 하는
기타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서두에 펼쳐진다.
신고를 하다가는 더 큰 피해를 받을까 두렵기도 하고
알리자니 걱정할 가족들 때문에
학폭을 고스란히 인내하고 있는 사촌 형을 대신해
그때도 지금처럼 기세는 대신 의뢰를 했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최대한 그를 믿고
돕고자 하는 기세의 마음은 중학생일 때나
법학도가 된 대학생일 때나 변함이 없다.
결혼을 앞두고 벌써 몇 번째 오고 있는 협박편지,
약혼녀에게 이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카베는 기세와 기타미의 도움을 받아
협박범을 찾으려 한다.
그에게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지,
과거를 쫓던 과정에서
기세와 연락이 끊겼던 지난 4년 전
그가 어떤 범죄행위로 인해 체포되었던 사실,
피해자와 합의 후에 이사를 떠나게 되었던 것을 알게 된다.
믿을 수 없는 그 사건은 다른 것도 아닌
'강간 사건' 이었고
오인 체포일 것이라, 원죄일 것이라
믿고 있는 기세는 마카베의 입을 통해
제대로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마카베는 "체포된 건 사실이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라며 사건을 부인하고
오해로 인해, 자신의 물품이 나와서 징역을 피하기 위해
부모님과 변호사의 설득으로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사건 이후 이사를 했는데도 몇 번이나 이어지는 협박,
그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이상 마카베에게 협박을
할 사람은 없는 상태에서
지금의 문제 해결을 위해 4년 전 사건부터
다시 접근을 해야만 했다.
유죄판결을 피하기 위해 무고를 받아들이고
합의에 응했던 마카베는 몇 년 뒤에 지금의 사태를
맞이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많이 위축돼 있었다.
그의 원죄를 믿는, 아니 믿고 싶은 기세는
4년 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그의 명예까지
되찾고 싶어 한다.
소설 속에서 마카베의 4년 전 사건과 관련해
원죄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원죄는 다음의 뜻을 가진다.
怨罪 [원ː죄]. 원한을 품고 저지른 극악한 죄.
冤罪 [원ː죄].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
그에게 협박편지는 원죄였을까?
아니면 그 사건이 그에게 원죄였을까?
4년 전 사건을 기억하는 그의 이웃들,
그 뒤로 소원해진 그의 부모,
그의 원죄를 믿지 못했던 친구들이나
과거 사귀었던 여자친구,
그의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까지
기타미와 기세는 자신들의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사건을 따라간다.
그 조사 과정에서 마주한 4년 전 사건의 결정적 사실,
그리고 마지막 협박범의 정체와
이 모든 사실을 마카베에게 털어놓을지의
기로에 선 기세의 선택.
마지막 순간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들의 추리를 제대로 무너뜨린 작가에게
두 손 두 발을 다 들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정 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소설의 전개에 자꾸만 소설의 앞부분으로 손이 갔다.
사건에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바뀌고 바뀌는 예측은
우리가 가진 시선과 생각이
지극히 단편적인 생각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작가의 완벽한 승리, 반전이 가득한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며 제대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은 레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