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지만 죽는 건 아냐 - 31년생 현역 작가의 느긋한 건강법
소노 아야코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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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에 태어나 60년간 현역 작가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다양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소노 아야코의 신작 에세이가 나왔다.

그 나이대의 모두가 그러했듯이

전쟁이나 먹고살기 어려움을 겪어 온 작가는

불우한 가정사와 선천적 고도근시로

어둡고 폐쇄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런 굴곡 덕분인지 이런 부조리를 그녀는

'작가'라는 직업으로 승화시켰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다른 이들과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직업을 제외하고

혼자서도 고독하게 글을 쓰는 작가라는

직업이 그녀에게는 최적의 직업이라 고백하는데,

다양한 삶의 경험과 시간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며 써온 글로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신작은 예측은 가능하지만

언제나 낯설기만 한 노화와 질병 또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느낀

건강에 대한 그녀의 생각들을 담았다.

타고난 신체적인 한계인 시각에 대한 부분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통해

그녀가 생각하는 진정한 건강이나

욕심, 먹는 것, 약에 대한 부분부터

스스로 몸을 경영해가는 과정 등을 담담히 풀어냈다.


평균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보통 사망 전 10년을 앓다가 간다고 한다.

무병장수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내 몸에 대한 관리를 하고

또 건강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지는 신체적인 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지금 내 몸 상태를 온전히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식단이나 건강법을 유지함으로써

내 몸과 잘 지내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겠다.


저자가 말하는 건강은

앓는 병 없이 수치적인 완벽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완벽한 면역력이나 빈틈없는 식단이 아닌

무리하지 않는 적당함,

설렁설렁한 듯싶지만 소박하면서도

마음 편한 한 수 위 기술을 천천히 얘기한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인생의 선배이자,

많은 일이 있는 굴곡 있는 삶의 경험 앞에서

누가 봐도 '노인'인 저자가 말하는 건강이

오히려 어떤 건강 전문의가 말하는 것보다

더 와닿고 술술 읽히는 느낌이 들었다.


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임종 앞에서

가족들이 보였던 담담한 일상의 모습은

'나도 나중에 저런 마지막을 맞이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나'에 대해 정확히 안다는 것,

그것부터 건강은 시작되는 것 같다.

나 스스로도 지금의 내 몸 상태나 받고 있는

치료 앞에서 이따금씩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몸은 정신이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몸의 메인 컨트롤러는 나야. 내 말을 들어!'라고

몸에 주입 시키곤 하는데

그게 실제로 얼마큼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의미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여기는데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신체 상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거기에 너무 얽매이게 되면 오히려 힘들 때가 있다.

오랜 시간을 살아 낸 작가의 얘기들은

그런 마음가짐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이를 들고 이제 완연한 성인에서

나 역시 중년으로 노년으로 향해갈 것이다.

인생의 장기전 앞에서 나를 스스로 어떻게 돌보고

어떻게 케어할지 장기적인 관점으로 돌아보며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나와 내 몸 상태를 잘 알고, 스스로를 제대로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좀 더 수월한 노년기가 되지 않을까?

불편한 부분은 있지만 그것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그런 노년기를 맞이하기 위해

지금부터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완벽하진 않지만 효율적인

그런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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