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차린 식탁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50가지 음식 인문학
우타 제부르크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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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존재한 이례로 지금까지,
우리가 삶이라는 것을 영위하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행위 중 하나는 바로 '먹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뀌며 사회가 형성되고
많은 변화를 맞이했지만
기원전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치 않는 사실은 '사람은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살기 위해 먹는다고 했고
누군가는 먹기 위해 사는 것 같다고도 한다.
이 食과 生은 떼어놓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데
그래서인지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온 역사는
인류가 먹어온 음식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인 우타 제부르크는 건축 전문 잡지의 기자로
여러 해 동안 활동하면서 다양한 기사를 작성했고,
음식 관련된 에세이도 다수 집필했는데
이번에 소개할 《인류가 차린 식탁》은
기원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룬 50가지 음식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해서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기원전 1만 1,000년경 전의 매머드 스테이크부터
기원전 1400년경 이집트의 미라로 남은 소갈비,
지금의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1200년경 원나라의 훠궈를 비롯해
상상조차 가지 않는 1650년 유럽의 백조 구이,
최초로 등장했던 1810년경의 통조림 고기를 시작해,
노동자들의 음식으로 지금까지 쭉 이어오고 있는
1860년경의 피시 앤드 칩스,
이제는 모두에게 필수 음료가 돼버린
1900년경의 커피부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개츠비 샌드위치,
최근에도 많은 주목을 받은
분자요리를 떠올리는 액체 올리브,
팬데믹 시대의 디너 등
엄청난 역사의 연대기를 따라 50가지의 음식과
그 역사를 다루고 있었다.

기본적인 욕구이자, 생과 관련된 음식에 대한 욕구는
어떤 때는 맛으로 어쩔 때는 보이는 것으로
어떤 때는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으로
또 어떤 때는 계급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것으로
역사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위안거리"라 정의되는
이 음식의 이야기는 가장 기본적이기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음식의 역사를 살펴보며
그 음식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깃들기 마련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 하는 말이나 행동,
머무는 장소, 입는 옷이나 읽고 쓰는 모든 것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지금의 우리를 설명하는
"표현이자 역사"가 되어버리는데,
지금의 우리가 먹고 있는 이 음식은
또 지금의 시대에 새로이 등장하는 음식들이
먼 훗날에는 어떤 의미로 해석이 되고
어떤 역사적인 가치를 가지게 될지 너무 궁금해진다.

책의 마지막에서도 언급되었던 코로나 시대,
바깥에서 활동을 하고 취식을 하던 사람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나 역시도 유일한 즐거움이 되었던 것은
삼시 세끼 먹는 음식이었는데,
사람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
여행은커녕 일상생활 속에서
바깥을 제대로 다닐 수 없는 답답함을
때로는 음식으로 풀어내었던 것 같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섭취로써 뿐 아니라
음식은 우리에게 심리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숱하게 먹어온 음식들이 가진 역사가
이토록 흥미진진했음을,
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식재료와 조리법의
고대 음식들 소개를 읽으면서도
침을 삼키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음식이나 식문화에 얽힌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쉽게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글은 비전비엔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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