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엔딩
이진영 지음 / 파지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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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현실이다."
"최소 4계절은 모두 겪어보고 결혼해야지"
"결혼 3년만에 밝혀진 남편의 ** 어떻게 생각하세요?"
등등 결혼에 대한 얘기들은 주변에서도
또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기사를 통해서도
정말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다.

요즘은 결혼 적령기도, 노처녀/노총각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워낙 다양한 형태의
결혼생활을 하는 신혼부부들이 많은데,
적지않은(?) 나이를 먹고도 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한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신혼생활이랄까 부부생활이랄까
결혼에 대해서 '굉장히 막연하다'는게
가장 자주, 그리고 많이 하는 생각이다.

38살에 만난 2살연하의 남편과
6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한 커플이 여기 있다.
"비밀미남"을 차지하고,
남편의 털마저도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는
신혼 3년만에 숨겨져 있던 남편의 비밀을 알게된다.
아니, 남편의 일방적인 사고라고 해야할까!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고,
그동안 내가 알던 남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해결을 해가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쌓아온 사랑의 부부 마일리지와
남편입장에서 다시금 생각하며
용서와 사랑을 더하는 부부의 분투기라고 할 수 있겠다.

'나 라면' 거기까지 도달하지 않았을것이라든가
'나 라면' 그런 선택을 했을거라는 생각들도
어디까지나 내가 결혼생활을 겪어보지 않은
미혼으로써 가질 수 있는 한계치가 있는 것 같았다.

부부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끈끈함과
'미워도 다시한번' 이라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생각들도 충분히 끄덕거릴 수 있고 말이다.

미리 알고 시작했다면 과연 이들의 결말이 달랐을까?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그 모든걸 알고도
품고 안고 넘어갈 수 있기에 여전히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결혼이라는게 한 여자와 남자의 만남이 아닌
그 둘과 그 둘의 가족이 가족이 되고,
또 한 가정을 이루고
(처음은 서류 등록부터 시작이지만)
비로소 살아가면서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짧으면서도 굵고 빠르게 읽어나가는 것 같았다.

이르지 않은 결혼이었기에,
늦으면 늦었다고 할 수 있는 결혼이었기에
더 신중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신뢰하는 마음이 더 크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그랬던 것 같다.
무릇 사랑은 그런거겠지
다른것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하고
어떤 이유로도 설명 할 수 없는 그런 미지의 것.

이들의 신혼엔딩+진정한 가족으로의 탄생을 보며,
지금은 지긋한 부부가 된 엄마아빠를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을 하곤 했다.

"엄마는 아빠의 무얼 보고..."
"아빠는 엄마의 어떤 점이..."
물음표가 들 때가 한번씩 있었는데,
결국은 그 모든 것을 납득할 수 있는게 사랑이더라.

조금은 부족하지만 부족한 두 사람이
서로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고,
또 완벽하지 않더라도 둘이서 사랑하고 만족하는
그런 가족으로 태어나는 것.
그 모든 과정이 진정한 '결혼'이자
신혼의 끝 인것만 같다.

물론 엄마아빠가 이 책을 읽으신다면
"내 새끼 한테 이런 일이 있으면 가만 안 두지!" 라고
하시겠지만, 당사자의 입장이 된다면
누구든 같은 선택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무얼까. 결혼이 무얼까.
모든걸 각오할 수 있는 결혼을 나는 할 수 있을까.
결혼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더 거대한 물음표가 된 느낌이었다.

번역과 요식업 근무를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작가의 필력에 순식간에 빠져들어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이런 매력이 있으니 남편 분도 그렇게
스며들었겠지싶다.

작가분의 또 다른 책들,
그리고 더 나아가 앞으로의 결혼생활 이야기들도
다른 책으로 만나보고 싶어졌다.

"이 글은 파지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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