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안 해.""뭐?"유키노부가 당황한 듯이 내뱉었다."오늘 아침에 내가 한 말, 기억해?""뭐라고 했었지?""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낳을 거라고, 낳아서 키울 거라고 말했잖아.""그야 기억하지."그러니까, 하며 레이코는 자신의 배에 두 손을 얹었다.
그러나 곧 세상에 홀로 남을 이 아이가 겪게 될, 종류와 정도를 가늠 못 할 폭력과 곤궁을 떠올렸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골몰하는 거야말로 무의미하나 가능성만은 매우높다고 할 수 있었으며,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더 가혹하고 비참한 일인지를 저울질하다가 결국 이 아이에게 삶이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더 늘리는 일에 불과하다는 결론으로 마음이 기울어졌다. 이 아이의 앞날은 뜨거운 물에 뿌려진 한 줌 설탕의 운명만큼이나 명백해 보였다
편하게 해줄게. ㅠㅠ
"마쓰오카 이네코 씨는 살인죄, 안자이 요시코 씨는 살인교사죄라…………. 하지만 왠지 귀찮아졌어요. 마쓰오카 씨가입을 다문 채 돌아가시면 그걸로 끝내야겠습니다.""우루시자키 씨………….""자, 돌아가서 우리 아들 얼굴이나 봐야겠습니다."우루시자키가 무거운 듯 발을 끌며 밖으로 나갔다. 시노부도 계산서를 들고 카운터로 향하다가 공중전화가 눈에 띄자문득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