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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시계획 이야기 1 - 서울 격동의 50년과 나의 증언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 1
손정목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대한민국에 손정목 선생님 같은 공무원이 계셨다는 게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간단히 말해서 서울에 올인, 몰빵한 역사이므로,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가 곧 대한민국 재건의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치밀한 논증과 풍부하고 구체적인 자료, 종종 슬그머니 섞으시는 익살과 해학이 황금비율로 어우러진 역작입니다.

한국,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가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읽어볼 책.

 

[synergy book]

한국 도시 60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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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래스 2011-01-3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시는 분도 이 책 읽어보라고 하던데...사야겠네요.ㅎㅎ
 
레전드 -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배순탁 지음, 남무성.양동문 그림 / 예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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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배철수씨가 외래어 표기법과 관련해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마돈나는 마돈나지 머다나가 절대 아니다.”


“Shania Twain의 Shania는 샤니아가 아니고 셔나이어임. 본인이 그렇게 불러 달라는데 그렇게 좀 부르면 안 되겠니.”


본인이 확실하게 그런 요구를 했다면 당연히 들어 줘야죠. 그렇다고 해서 줄곧 샤니아라고 불렀던 사람을 어느날 느닷없이 셔나이어라고 부르라고 하면 뻥찔 수밖에요. Madonna가 와서 ‘내 이름은 머다나지 마돈나가 아니다’라고 했다면 어떡하실 건지요?

인간세상에서 한 번 굳어버린 걸 바꾸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지요. 언어는 특히 더 그렇고요.


“Nirvana를 너바나로 표기한 것도 영 못마땅하다.”


이 책에서 음반 해설을 맡은 배순탁씨한테도 한 마디 하셨는지, 본문에선 ‘니르바나’로 통일하셨더군요. 제 기억으로 Nirvana가 92년인가 음악세계를 평정할 무렵, 배철수씨는 방송에서 이들을 ‘너배너’라고 부르셨습니다. 당시 주장인즉슨 ‘사전에 분명히 표기된 발음’이라는 말씀이셨죠. 물론 영한사전을 말씀하신 거였지요.

니르바나이건 너바나이건 어떻게 표기하건 간에 Nirvana 자체는 될 수 없지요. 그렇게 본다면 Nirvana를 ‘열반’이라는 정통 한국식으로 적는다 해서 안 될 이유는 없습니다. 열반이 니르바나보다 엉터리라고 할 객관적인 근거는 없지요. Nirvana가 불교용어이건 록 밴드의 이름이건 간에요.
"열반의 '십대 정신 냄새가 나, 듣겠습니다"

또, 니르바나는 산스크리트어의 발음을 흉내낸 건데요.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언어와 가장 가까운 형태로 전해 오는 언어는 산스크리트어가 아니고 빠알리어입니다. [부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는 귀족의 말이고, 세존께서는 평민의 언어인 빠알리어로 설법하시겠다고요.] 빠알리어로 ‘열반’은 ‘닙바나’로 발음하지요.

너바나, 너배너, 니르바나, 닙바나, 그리고 열반. 어떤 게 정답일까요? ‘유일한’ 정답을 고르는 게 가능하긴 할까요?


“배철수: 반 헤일런 Van Halen 프랑스에선 어떻게 발음합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방 알렁.

[미국에선 밴 헤일런에 가깝겠지요. ]


배: 본인 이름이 불어 발음으로 정확히 어떻게 되지요?

르: 베르나르흐 베르베르흐. 한국인에게 불어의 r 발음이 어렵다는 거 잘 압니다.

배: 한국식 표기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르: 아주 재미있어요. 베 자가 세 번 들어가 독특한 느낌이에요. 한국 이름을 제 두 번째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배: 영어권에선 버나드 웨버라고 부르나요? [철자가 Bernard Werber]

르: 네. 스페인 가면 또 다르게 부르고요.


영국의 록밴드 Oasis는 ‘오아시스’일까요 ‘오우에이시스’일까요?


외국어 표기는 20년 동안 팝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몸소 부딪혔던 문제겠지요. 책 곳곳에 그런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본인도 종종 헷갈려하시듯, 외국어 표기법은 그렇게 단순명료한 시스템이 아닙니다. 한 꺼풀만 벗기고 들어가도 눈이 핑핑 돌아가게 복잡하죠. Peter는 영어로는 피터고, 러시아로 가면 표트르고, 성경에 나오면 베드로이지요. Henry를 앙리라고 발음하는 프랑스인한테 ‘이 무식한 님아. 헨리지 무슨 앙리야’라고 하면 그 사람이 뭐라고 할까요?

한 10여년 전이었나요. 어떤 청취자가 가수 빌리 조엘의 정확한 발음이 ‘빌리 조을’이라고 하니까 배철수씨가 그러셨지요. 조엘이건 조을이건 별 중요한 거 아니죠. 조엘이건 조을이건 그 가수가 변하는 게 아니잖아요. 조엘이건 조을이건 뭐 엄청나게 심각한 건 아닙니다. 이렇게 세 번인가를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청취자가 배철수씨더러 ‘당신이 틀렸어’라고 노골적으로 찌른 것도 아니던데, 약간 예민하게 반응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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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 데이트, 쇼핑, 놀이에서 전쟁과 부자 되기까지 숨기고 싶었던 인간 본성에 대한 모든 것
앨런 S. 밀러.가나자와 사토시 지음, 박완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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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지현씨가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영화가 촬영 장면과 함께 기사로 나간 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달린 댓글 중에 ‘전지현이 뭐가 이쁘냐. 머릿결 빼면 암것두 아닌데’라는 [여자로 추정되는 분의] 코멘트가 보였는데요. 찰랑찰랑한 여자의 생머리에 남자들이 얼마나 환장하는지 모르는 소치이죠. 여자의 머릿결을 보면 나이와 건강 상태가 정확히 보인다고 하더군요. 이 책에서는 서양인의 관점으로 금발 여인을 최고로 쳤는데, 한국은 당연히 까만 생머리 여인이 최고죠. 펄 벅은 Living Reed에서 한국 여인의 생머리를 이렇게 묘사했죠. ‘일본여자처럼 칠흑같이 새까맣지는 않고, 갈색이 약간 섞인 고운 머릿결’ 여자분들은 염색하고 지지고 볶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곱게 기르시고 머릿결 관리만 잘 해 주시면 그게 남자들이 최고 좋아하는 머리에요.

인간의 모든 문화, 문명은 남자가 여자를 꼬셔서 자기 유전자를 남기려는 발버둥에서 생겨났다는 게 이 책의 요지입니다. 여자가 튕기는 건 된장녀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답니다. 남자는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는 과정이 몇[십] 분의 섹스로 끝이지만, 여자는 아기를 열 달 내내 뱃속에 키우고 진통을 겪으며 낳아야 하고 키워야 하니, 남자보다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만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수 있지요. 여자가 남자의 애간장을 태우며 고르고 고르지 않는다면, 남자는 허구헌날 여자랑 그것만 하려 들 거랍니다. 여자가 자기 몸에 씨만 심고 튈 남자를 솎아내고 자기랑 아기랑 끝까지 책임질 남자를 골라내려는 진화상의 전략이라는 거죠.

그러니, 된장녀가 어쩌네 한국여자는 정신상태가 글러먹었네 군대를 보내야 하네 운운하는 열폭은 엔간히들 하시고, 어떻게든 돈 벌 궁리를 하든지, 먹튀 연애기술을 연마하든지 둘 중 하나를 파고드는 게 훨씬 건설적이겠지요.

그래도 남자들이 항변할 거리가 아주 없진 않지요. 다른 놈 씨를 제 새끼로 속이는 여자한테 걸려 오쟁이를 기꺼이 질 남자는 성인군자 아니면 바보겠지요. 유전자 검사가 나오기 전부터 남자는 오쟁이를 지지 않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개발했다는군요. 요즘도 출생의 비밀을 품은 드라마가 줄기차게 나오고 있죠. 생태적으로 불안한 수컷의 처지를 극화해서 팔아먹는 건 요즘의 막장드라마뿐만이 아니지요.

도덕의 관점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 그득한데, 대개 딱딱 맞아 떨어지네요. 특히 여자를 구타하는 남자, 포르노그래피, 강간 등 부정적인 면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자연의 이치가 그러하다’고 해서 ‘아무나 강간해도 된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은 구태여 설명이 필요없지만, 그래도 충격적이긴 합니다. 과학자의 기본적인 자세가 사실과 당위를 구별하는 것이지요. 그런 태도만 배워도 이 책에서 건질 건 다 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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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뇌, 그 여자의 뇌 - 뇌과학과 심리 실험으로 알아보는 남녀의 근본적 차이
바다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남녀 탐구생활에서 다룬 소재 중 인기가 특히 좋았다는 게 ‘남녀가 방귀를 트는 순간’이었다죠. 방귀를 언제 트느냐도 중요하겠습니다만, 더 궁금한 건 방귀를 트는 문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인데요. ‘왜’의 문제를 파고들려면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 핥고 있을 순 없겠지요. 만날 그 맛이 그 맛일 테니까요.

남녀의 뇌 구조 차이는 남녀의 맛 차이를 뿌리부터 캐고 드는 유력한 출발점일 수 있지요.

영화 허트로커에 나오는 폭탄 제거 전문가는 지금까지 873개의 폭탄을 해체했다는 건 기억하지만, 자기 아들까지 낳은 여자랑 자기는 이젠 끝났는데 그 여자는 왜 우리가 지금도 하나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지요. 폭탄을 다룰 때는 동료들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 남자는 인간들보다 폭탄과 더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이지요. 폭탄은 남자가 매력을 느끼기 충분한 시스템이지요. 이 남자가 소속된 군대도 물론 시스템이고요.

남자의 뇌는 체계화systemizing에 더 능하고, 여자의 뇌는 공감empathizing에 더 적합하다는 게 이 책의 논지입니다. 이런 차이는 태어날 때부터, 아니 엄마 뱃속에서부터 생긴다는군요. 사내아이에게 총이며 로보트를 사 주고, 계집아이에게 인형을 사 주는 등 문화적인 요소는 이러한 근원적인 차이로 인한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자애한테 총을 쥐어 주어도 대부분의 여자애들은 총을 버리고 인형을 껴안는다고 하니까요.] 과학자, 수학자들이 대개 남자인 이유, 여자가 통역사를 많이 하는 이유, 연쇄살인범 중에 여자가 거의 없는 이유가 딱딱 맞아 떨어지지요. [CSI 같은 범죄수사극에 여자 serial killer가 종종 등장하는 건 남자 살인마가 너무 식상하니까 색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을 뿐,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입니다. 그리섬 반장도 인정했지요.]

매춘부를 사는 남자에 비해 매춘부[夫]를 사는 여자가 적은 이유도 체계와 공감의 이분법으로 설명 가능할 듯합니다. 사랑 없이 오로지 몸뚱이만 탐하는 것은 인체의 시스템과 얽힌 행위이지요. 남자는 sexual intercourse 자체에 집착하지만, 여자는 전희와 후희를 중시하는 건 그녀들이 공감의 동물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자폐증이 극단적인 남성 뇌의 현상이라는군요. 자폐 스펙트럼 지수 테스트를 해 보니 저는 자폐아까지는 아니고 평균 이상으로 나오네요. 저 자신이 생각했던 저의 성향과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자폐증이면서도 자신의 장기에 집중한 일류 수학자처럼 한 분야를 특화하는 게 나을지, 지금부터라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익히는 게 나을지요. 이 책의 결론으로는 둘 다 하는 게 가장 좋다는군요.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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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Just Don't Understand: Women and Men in Conversation (Paperback)
데보라 태넌 지음 / Harper Collins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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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가 뭐라고 하건,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는 진리이죠.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가장 흥미롭게 보여주는 단면이 남녀의 언어 차이이고요. 이 책에서는 gender와 dialect의 합성어인 genderlect라고 표현하지요.

맞아 맞아! 소리를 이 책 읽으면서 몇 번을 되뇌었는지 모릅니다. 선수 남자가 여자를 꼬시는 비결을 훔쳐본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물론 선수는 책으로 공부해서 그런 수법을 배우지 않지요. 선수는 타고나는 인재니까요.

저도 한국남자지만, 한국남자들은 대화를 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요. 이 책에 나오는 각국 남자들의 사례를 보니 한국남자만 흉보지도 못하겠습디다. 독일의 방송인들이 집필한 책 [여자/남자들은 모르는 남자/여자의 언어]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문화적 차이라는 것은 남녀의 차이라는 더 근본적인 범주로 들어가면 무척 미미한 것이기 십상이더군요.

남자는 대화를 싸움으로 여기고, 여자는 교감의 장으로 여깁니다. 남자는 말로 상대를 이겨먹으려고 들고, 여자는 소통을 꾀하지요. 세상은 싸움터라고 보는 남자를 감싸줄 수 있는 건 여자뿐입니다. 여자가 남자를 이겨먹으려고 들면 최악의 싸움이 벌어지기 십상이죠. 그렇다면 남자는 여자한테 내키는 대로 말을 쏘아대면 그만일까요. 그러면 어느 여자가 좋다고 하겠습니까. 여자의 말이 외계어로 들리더라도, 조금만 참을성을 발휘해서 진심으로 들어주면 싸울 일이 훨씬 줄겠지요.

뒷다마와 루머에 대한 고찰도 예리합니다. 인간의 속성이 본래 뒷다마와 루머를 즐긴다는 걸 안다면, 악플에 열 받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불상사를 상당수 줄일 수 있을 듯합니다. 이미 몇 천년 전에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지요. ‘세상에 칭찬만 받는 사람은 없고, 욕만 듣는 사람도 없다.’  

 

[평점을 매기기 원치 않는 저 같은 사람을 위해서, 평점을 안 매기는 옵션도 넣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평론가 할 생각이 없거든요. 따라서 제가 매긴 별점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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