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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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책은 실제로 그 제목과 같이 내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책의 기준이라는 것, 소설의 기준은 묘사가 상세하며 그 장면이 그려질 뿐 아니라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저로 하여금 다시 한번 그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책은 한 사람의 삶이 다른 이들과 풍경으로 인해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 삶이란 잔혹하면서도 어찌이리 아름다운가라는 한강 소설가의 말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전쟁과 혐오가 판치는 가운데에서 이 소설은 언 바닥을 깨어 봄을 알리는 전령사와 같은 내용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저자는 우리로 하여금 주인공을 통해 우리가 잊어왔던 것들의 의미,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태양빛이 흐릿한 풍경 위로 찬란하게 빛나는 원반처럼 내리쬐고 있었고, 문득 나는 인간이 붓을 들거나 시를 짓고 싶어하는 이유를 난생 처음 깨달았다. 그것은 숨이 턱 막히도록 예상치 못한 풍겨이 불러일으키는 이 현재성,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감각을 포착하려는 충동이었다. 예술은 바로 그 순간이라는 보석을 보존하려는 시도였다.

20쪽


예술이라는 것이 전쟁과 정해진 삶의 굴레를 맞이하는 주인공을 다른 삶으로 초대합니다. 최근에 나온 노래인 소문의 낙원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입니다. 여행이라는 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됐던 경험이 저는 읽으면서 비쳐보였습니다. 바다에 대한 묘사를 보며 시 한 편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들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듯 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무료하고 지친 가운데서 여전히 삶은 살아갈만하다고 말을 건넵니다. 그 삶을 아름답게 하는 의미를 각자의 삶을 통해 발견해나가기를 기대하며 옮긴이의 말 가운데 인상깊었던 부분으로 글을 마칩니다.

"이 소설은 그에 더해 우리가 점점 잊어가는,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주저하게 되는 우리 안의 본성을 일꺠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저항 정신으로서의 다정, 호의를 선선히 건네고 상처를 함께 보듬으며 애도하는 용기다.

맥스포터가 이 책에 건넨 찬사처럼, 전례 없는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다정과 사랑이 가득한 작품을 쓰는 일은 실로 급진적인 행위다. 이야기가 유구하듯, 선뜻 손 내미는 마음과 산산조각 났다해도 순간을 오롯이 누리는 낭만 역시 과거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가능한 몸짓일 터다. 바로 그 장면들이 우리의 찰나를 구원한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볼 수도 있겠다. 우연이 빚어내고, 경이로운 자연의 생명체들이 곁에 존재하며, 타인들과 만나 시절을 나누며 문학을 향유하는 삶이라는 이야기는, 당신이라는 다른 풍경 안에서 이미 진행 중이라고."

338-339쪽, 옮긴이의 말


태양빛이 흐릿한 풍경 위로 찬란하게 빛나는 원반처럼 내리쬐고 있었고, 문득 나는 인간이 붓을 들거나 시를 짓고 싶어하는 이유를 난생 처음 깨달았다. 그것은 숨이 턱 막히도록 예상치 못한 풍겨이 불러일으키는 이 현재성,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감각을 포착하려는 충동이었다. 예술은 바로 그 순간이라는 보석을 보존하려는 시도였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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