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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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에도 정원을 가꿀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꽤 의미 있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우리는 지하라고 하면 으레 어둡고 습하고, 청소가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도 하다. 그러니 지하철이 다니는 그곳에는 공기가 좋을 수가 없다. 청소도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좀 더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어쩌면 그분들이 그만큼 노력을 해서 이 정도라도 환경을 가질 수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지하철이나 지하를 깨끗하게 청소하자 등의 의미로 만들어진 그림책은 아니다. 좀 더 크게 생각하고 보아야 할 듯하다. 지하철의 공기를 전환시켜주는 곳은 환기구이다. 이 환기구에는 아주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적어도 이 그림책 속에서는.


더럽고, 청소하기 힘들고, 냄새나는 지하철에서 일을 하는 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이곳을 좀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손길이 잘 가지 않는 지하철 구석까지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에서 키우던 나무 한 그루를 가져와 환기구 안쪽 겨우 햇살이 드는 곳에 심어두었다. 이 나무는 시간이 흘러가면 그 시간을 따라 조금씩 자라 환기구 위의 도로까지 자라난다. 사람들은 이 나무가 어떻게 된 거지 하고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더니 이내 무심해진다. 그러나 이 나무와 한 사람은 제각의 일을 한다. 이 한사람의 노력으로 나무는 훨씬 더 자랐고, 그 주변에 누군가 심어놓은 나무가 잘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도시속의 쉼터가 생겨났다.


한 사람의 노력이 여러 사람에게 좋은 공기도 나눠주고, 좋은 쉼터도 선물해주었다.

우리의 주변에는 드러나지 않게 이렇게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단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뿐이다. 그 분들의 노력이 늘 우리 모두에게 우리가 알지 못하는 편안함을 주고 있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남을 위해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무심히 넘기지 말고 배려를 한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음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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