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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7월
평점 :
이기적인 메일쇼비니스트지만 이른 나이에 억세게 운 좋게 노벨 물리학상을 탄 남자. 노벨상의 월계관 덕에 연구도 제대로 하지 않지만 명예와 권력을 모두 누리며 과학계의 중심 인물로 살아가는 마이클 비어드.
그의 가장 약점은 복잡한 여자관계. 4번의 이혼을 겪고 5번째 부인마저 그의 지긋지긋한 바람기를 견디지 못 하고 맞바람을 피운다. 아내의 바람 상대의 우연한 죽음을 계기로 5번째 결혼도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기후변화를 극복할 과학계의 영웅이 될 기회를 잡는다.
주인공 비어드 교수는 어떻게봐도 호감이 가지 않는 캐릭터다. 돈과 관련된 것 외에는 절제할 줄 모르며 책임감도 없지만 뛰어난 머리와 임기응변으로 사회적 성공을 이어가는 엘리트 지식인임에도 그는 철저하게 이기적이다.
메큐언의 전작 '암스테르담'의 주인공들처럼 유명세에 반비례하는 도덕성을 지닌다. 그가 남의 연구를 훔쳐 획득한 특허를 기반으로 지구 온난화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펀딩을 받고 로비를 하는 장면에선 황우석이 연상되기도 한다.
60년간 그는 뛰어난 머리로 과도한 성욕, 식욕을 억누르지 못 해 빚어진 혼란을 수습하며 살아 왔지만 인생 최고의 정점이라 여겨온 지구온난화 극복 프로젝트를 시연할 이벤트를 앞두고 비즈니스, 학계의 명성, 애정관계 등 모든 것이 무너질 위기에 닥친다.
학자들과 언론이 근거도 별로 없이 일방적으로 조리돌리다가 일순간 관심을 거둬가는 2장의 에피소드들은 낯익으면서도 그만큼 아픈 현실을 폭로한다.
주인공이 비호감이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소설책 띠지 광고에 월스트리트저널 인용이 나온 건 처음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