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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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당한 사람의 인생은 거기서 끝나는데 살해한 사람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니, 그런 불공평은 용납할 수 없어." - 279p

읽기 전 소년법을 방패삼아서 온갖 나쁜짓을 저지르는 촉법소년들이 대거 등장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그럼 울분에 싸여서 밤에 잠을 못자니까...)
그랬는데 '소년A 살인사건'은 달랐다.




자신보다 힘없는 소녀를 유인해 입에 담기도 무서운 범행을 저지르다 못해 그 과정을 촬영한 소년A가 과연 정상일까?
정상은 아닌것 같은 범행수법에도 불구하고 촉법소년이였기에 어느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처벌을 받게되어 피해자 유족들을 두번 죽이는 결과가 되어버리는 현실에 맘이 아팠다.

소년A가 의료소년원으로 보호조치 되어 3년의 짧은 시간이 아닌 좀더 긴 시간 치료받아야 하는건 아니였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20년이 지난 소년A는 과연 갱생했을까? 라는 가장 원론적인 의심과 걱정은 아마도 가해측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하지 않았을까.

얼마전 읽은 '공허한 십자가'에서도 그렇듯 범죄에 휘말려 갑자기 아이를 떠나보내게 되면 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다.
소년A는 소녀뿐만 아니라 소녀의 부모와 어린 오빠의 인생까지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만약 인간이 만든 법이 악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한다면 인간스스로 법을 초월해 악을 심판 하는 수밖에." - 381p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온라인상에서 처벌하는 자경단.
과연 이들이 행하는 사적 복수가 정당한 걸까?
이렇게 감정적으로 모든 일을 해결한다면 우리나라에 살아남을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자신들이 영웅이 된 듯한 착각과 한번 맛본 승리감에 도취되어 익명성 뒤에 숨어서 행하는 이들의 행태 또한 범죄이기에 눈살을 찌푸려야 하지만 일정부분 공감되는 부분도 있기에 마냥 그들을 욕할수도 그렇다고 옹호할수도 없었다.

나는 어릴적 소년A와 같은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쉽게 갱생될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소년A가 갱생해 사회에 이바지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면 바뀐 그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알아내어 인터넷에 유포하는게 정당한걸까.

요즘 촉법소년들은 자신들이 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것을 알고 이를 공공연하게 떠벌리고 다니며 피해자를 협박하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자랄때 14세랑 지금의 14세는 하늘과 땅 차이 인듯.
촉법소년의 나이를 하향조정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인 걸로 알고있다.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 이기도 했으니 임기 중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콕콕 찝어내는 '소년A 살인사건'은 일본에서 신인 미스터리 작가라면 꼭 받고 싶어하는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에서 2018년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야쿠마루 가쿠의 '천사의 나이프'를 읽을 때도 그랬지만 어쩜 데뷔작인데도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수가 있는지 놀랍기만 했다.
사회파 추리소설을 좋아 하기도 하지만 작가의 필력이 대단!!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작품에 담긴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자연스럽게 잘 그려져 집중도를 최고로 끌어 올려 짧은 시간안에 읽을 수 있었던 '소년A 살인사건'
일본 독자처럼 나도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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