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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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시자와 요 작품중 '아니땐 굴뚝에 연기는' 이라는 단편집을 읽었을때 정말 신선하고 실화인것 같아 멘붕이 왔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무섭다 라기보다 으스스 하다고 느꼈었는데 과연 이번 이야기는 어떨지 넘 기대되었다.

폐쇄적인 작은 마을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다 시아버지를 죽인 할머니의 이야기 -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끝이 없는건 무섭지. 끝이 있다는 걸 알면 어지간한 일은 견딜 수 있는 법이다만." - 35p

표제작인 이 이야기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고 비극적인 이야기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시집와서 40년을 살아도 이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마을에서는 외지인 이였다.
'무라하치부'
특정인을 상대로 집단 따돌림을 시키는 이 말도안되는 행위가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지 잘 드러나있다.
그런데 더 무서운건 '무라하치부'가 지금도 왕왕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업무 실수를 몰래 은폐하는 과정에 교통사고를 목격하지만 목격자 진술을 거부한 남자의 이야기 - <목격자는 없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증언 하는군요." - 112p

나는 과연 이런 상황이라면 경찰을 찾아가 목격자 진술을 할 수 있을까?
은폐하려 했던 업무실수가 회사에 알려지게 될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쉽지 않을듯 하다.
목격자 진술을 거부하니 말도 안되는 누명을 씌우는 무례함이 나한텐 더 악랄하게 다가왔다.

손녀를 멋진 아역배우로 만들기 위해 먹는것부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했던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 인 - <고마워. 할머니>
그리고 <언니처럼> 과 <그림 속의 남자> 까지 총 다섯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각 단편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의 동기와 결말들.
그리고 빠지지 않는 반전들까지도!
자의든 타의든 '고립'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다.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등장 인물들의 '말'을 곱씹을수록 간담이 서늘해져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작가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섯편의 이야기 모두 독특한 뉘앙스가 있어 읽으며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깔끔하고 재미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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