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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
노부토모 나오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8월
평점 :

"치매진단을 받은 85세의 엄마.
아내의 속옷을 손수 빨기시작한 93세의 아빠.
영상 감독이자 딸이 기록한 노부부의 애틋한 나날."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는 엄마의 새해 인사였다고 한다.
자학적인 유머를 좋아하고 유쾌했던 엄마의 새해인사는 엄마다운 멋진 인사였고 또 엄마를 나타내는 가장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부모님을 상대로 찍는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담긴 영상과 치매 진단을 받고 살아가는 모습이 방송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고 후에 영화로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한 관객의 말을 소개하는데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공감이 간다.
"간병은 부모가 목숨 걸고 해주는 마지막 육아다."

나이 들어 가는 부모나 자녀들이 가장 두려워 하면서도 나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을것 같은 나와는 먼 이야기인것 같은 '치매'는 사실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오곤 한다.
노부토모 나오코의 엄마에게도 그랬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노인이 되고 싶다던 사람.
완벽한 주부이자 자랑스러운 엄마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치매가 찾아와 구순이 넘은 아빠가 간병에 뛰어들고 외부의 도움은 차단한채 살아가다 특별한 계기로 세상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읽는내내 가슴이 따끔거렸다.
치매에 걸렸어도 주방을 사수하려는 엄마의 모습에 울컥하다 손님이 온다는 말에 화장을 하며 몸단장을 하는 엄마 모습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핑 돌았다.

친정아빠가 팔십대 후반.
친정엄마가 칠십대 후반인 나의 친정 부모님.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이런일이 닥친다면 나는 나오코처럼 대처할 수 있을까?
아마도 처음부터 울기시작해 눈물바람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치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걸까?
주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 한명도 없으니 그에 따른 정보가 하나도 없으니...

인간적이고 따뜻한, 남 이야기인것 같지 않은 이야기.
유난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는 밤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