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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여름 - 이정명 장편소설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5월
평점 :


- 현재
이한조는 자신의 생일이자 자신의 작품이 홍콩 옥션에서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다음날 아내는 한권의 소설책만 남겨둔채 사라졌다.
"열아홉살 여고생과 마흔 줄에 접어든 유명 화가의 사적인 관계를 그렸는데 조숙한 소녀의 사랑과 자기중심적인 화가의 배신을 화가 아내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었다." - 24p
소설 속 남자는 현실과는 다르게 미성년자인 아내를 범하고, 결혼해서는 그녀를 기만하고 재능을 이용하는 못된 남자로 그려진다.
한조는 책을 읽으며 26년 전 한 여름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되짚어 보기 시작하는데...
- 26년 전
해밀중고등학교와 하워드주택 관리 주임으로 잡역일을 하는 이진만과 그의 아내, 모범생 수인과 둘째 한조는 맬컴주택에서 살고 있다.
하워드주택의 새 주인 장희재와 안주인 김선우 그리고 한조와 동갑인 지수와 동생 해리가 이사오던 날 부터 한조는 지수를 좋아하기 시작한다.
수인은 지수의 공부를 도와주고 지수는 한조의 그림 모델이 되어주며 사이좋게 지내던 어느날 지수가 익사체로 발견된다.
용의선상에 오른 진만, 수인, 한조.
결국 진만이 경찰에 연행되고 자백까지 하게되는데....
"사람들은 어리석어.
뻔히 보이는 사실도 못 본 척하거나 말하길 두려워해. 그러다 경찰이, 언론이, 정치인이 말하면 한 치 의심 없이 믿어버리지. 맬컴 아저씨는 그렇게 살인자가 된 거야." - 176p

인생 최고의 날을 보낸 다음날 홀연히 사라진 아내.
남편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것을 희생한 아내였기에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었다.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에게 칼을 겨눈 이유가 뭘까?
그녀의 책이 정식출간되면 그 파장은 어쩌면 수습 불가능 일수도 있을텐데... 라는 궁금증 가장 컷던것 같다.
범인의 아들 한조와 피해자의 동생 해리.
서로의 입장이 달랐기에 26년 전 사건을 다르게 기억하는 두사람.
아빠가 범인이 아닐지 모르며 어쩌면 수인이 범인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자신이 살기위해 기억을 봉인해 버린 한조.
그 사건 이후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외삼촌과 함께 살며 방황의 끝을 달렸던 해리가 아는건 맬컴아저씨는 진범이 아니라는 믿음.
부부가 되어 한번쯤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했더라면....
한조, 해리, 지수, 수인등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 해 여름 그리고 현재를 넘나들며 각자 숨겨왔던 사건의 진실과 그 이면의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책에서 눈을 못떼게 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범인을 찾고 있었다.??
흩뿌려진 퍼즐들이 마지막을 향해 달릴수록 제자리를 찾아가 결국 딱 맞아 떨어지는 그 해 여름의 이야기.
처음부터 헛다리 제대로 짚었던 나는 담담하게 그날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그에게 울컥.
오해해서 미안해요.??
서로를 지켜주려 했던 거짓말과 사소한 오해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지는지를 바라보며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고 씁쓸한지.
마지막장을 덮은 이 시점에....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있다.
설마... 언론은 시끄럽고 위에서는 채찍만 휘두르니 경찰들이 증거조작을 했을까?
끝난것 같지 않은 결말에 상상력 풀가동중~
이젠 남겨진 이들이 조금은 행복해지길~

*출판사로부터 책(가제본)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