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순수의 시대>로 여성 최초 퓰리처 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
환상 이야기는 혼령과 사후세계 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8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떤이야기를 만나게될지 오늘도 역시 설렌다.
친숙한 유령이야기를 특이한 방식으로 장르를 전복시켰다니 기대를 한가득 안고 책으로~~
<시간이 흐른 후에야>
블루스타 광산의 투기사업이 뜻하지 않은 대박으로 돈방석에 앉은 보인부부는 영국의 한 시골마을의 사연이 있는 저택을 헐값에 구입해 정착한다.
어느날 낯선 남자가 남편을 찾아오고 그길로 남편은 낯선 남자와 함께 홀연히 사라지는데...
보인부부가 집을 구할때부터 이상했다.
왜 바깥세상과 떨어져 살고 싶었던 걸까... 돈도 많은데 왜 이렇게 열악하고 모든게 의심스러운 저택에서 살기로 결정했는지 의아했는데 그 배경을 살짝 엿보니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남편을 찾아왔던 남자는 누구이고 왜 홀연히 사라진걸까?
<하녀를 부르는 종소리>
하틀리는 지인의 소개로 일하게된 저택에서 이상한 일들을 목격하게 되지만 모든 사람들은 못본척 못들은척 한다.
그러던중 한밤중에 종소리가 울리게 되고 하틀리는 그곳으로 달려가는데....
하틀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에게서 일을 그만두라는 이야길 들었을때 본인이 지금까지 겪었던 일이랑 조합해 보면 심상치 않다는걸 느꼈을 텐데 왜 계속 저택에 남았던 걸까?
<귀향길>
남편의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요양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열차 침대에서 집도착 하루를 남기고 갑작스레 남편이 죽게되고 그녀는 과거 열차에서 사람이 죽자 가까운역에서 그 일행을 끌어냈던 일을 목격한 경험이 있다.
여자는 남편이 죽었다는 사실을 숨기기로 하는데...
사랑하는 남편의 갑작스런 병 과 죽음이 여자에겐 하늘이 무너지는것 만큼 견딜수 없는 두려움과 아픔이였을 텐데 열차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현실적인 두려움에 남편의 죽음을 숨기고 하루종일 끔찍한 시간을 보냈을걸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아.... 목적지에 도착하면 어떻게 되는걸까?
<기도하는 공작부인>
낡은 저택 지하엔 기도실과 기도하는 공작부인의 조각상이 있다.
조각상은 언젠가부터 표정이 흉칙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흐느끼기도 한다.
저택을 지키는 노인이 조각상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저택을 지키는 노인의 외할머니가 직접 겪었다는 이야기는 꽤 그럴듯 하다.
가끔 저택에 찾아오는 공작.
말벗하나 없이 감금당한듯 저택에서 공작이 오길 기다리기만하다 어느날 부터 문을 잠그고 기도하는 공작부인.
조각상을 공작은 무슨맘으로 의뢰했을까?
공작부인은 기도할때 왜 문을 잠그고 하는걸까?
궁금함이 하늘을 찔럿다!!
<밤의 승리>
조지 팩슨은 웨이무어에 있는 어느 부인의 비서로 채용되어 노스리지에 도착한다.
마중나오기로 한 사람은 오지 않고 추운 날씨에 발만 동동구르고 있을때 라이너라는 청년을 만나게되고 팩슨은 라이너와 삼촌이 함께 지내고 있는 별장으로 초대된다.
팩슨은 별장에서 얼떨결에 라이너의 유언장에 증인으로 서명을 하게된다.
그런데 방안에서 라이너의 삼촌만 쳐다보는... 내눈에만 보이는 이상한 사람을 보게되고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팩슨은 별장을 뛰쳐나가는데...
밤의 승리를 읽고 한참을 생각했다.
어느순간 이유없이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의심부터하게 된 듯 하다.
라이너는 선한 사람이였는데 책을 읽으며 뭔가가 있을거라고 의심하고 또 의심 했다니....
팩슨 눈에만 보였던 그 사람은 누구였던걸까?
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었을때 멍~ 했다.
돈 앞에서는 역시.... ㅠㅜ
<충만한 삶>
독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한 그녀는 사후세계의 문턱에서 '생명의 영'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영혼의 짝을 만난다.
그런데 왜 갑자기 남편이 문을 쾅 닫고 부츠로 삐걱거리는 소리가 그리워 지는 걸까....
사랑이 아니라 생각했고 지겨워 떠나고 싶어 모든걸 포기하고 뒤돌아 서는 순간 지겹게만 느껴지고 보기 싫던 사람이 생각나며 그리워지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페리에 탄산수 한 병>
고고학자 메드퍼드는 친구 앨모덤의 초대로 사막에 있는 그의 집을 방문한다.
그런데 앨모덤은 집에없고 집사 고슬링이 그를 맞이하는데...
12년동안 한번도 휴가를 가지 못했다는 고슬링.
물론 사막 한가운데 있으니 휴가 가기도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이건...
고용주 앨모덤이 잘못했네!
앨모덤은 친구를 초대해 놓고 어딜간걸까?
<매혹>
유령에 홀린 남편 러틀리지를 구해 달라며 보즈워스, 히벤집사, 브랜드에게 도움을 요청한 러틀리지 부인.
유령은 다름아닌 러틀리지가 결혼 전 잠시 만났던 브랜드의 딸 오우라 브랜드라고 이야기 하자 증거를 요구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연못으로 향하는데....
인간이란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살아 남기위해 상대방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다니...
러틀리지 부부는 진짜 유령을 목격했던걸까?
그리고 남자들은 무엇을 목격하고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까?
한편 한편 기발하고 독특해 각 단편을 읽고나서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쩜 이렇게 재밌을수가 있을까~~
반나절만에 뚝딱 읽어버린 '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근래에 쓰여진 책이라고 해도 믿을수 있을것 같이 세련되고 재밌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꼭 읽어보세요!!
실망하지 않으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