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난설헌'이 11년만에 개정판이 출간 되었다.허난설헌은? 조선의 대표 여류시인이자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의 누나.여기까지가 내가 알고있는 허난설헌의 모든것 이다.그런데.... 표지를 보는순간 '한'이라고 해야하나 그녀의 삶이 만만치 않은 아픔과 고달픔이 느껴졌다.그래... 그시대에 여자가 글을 알고 시를 쓴다는건 만만치 않은 일이 였을것이다.열다섯살의 초희의 혼인을 앞두고 함이 들어 오던 날 맑았던 날씨는 거짓말처럼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아버지 허엽과 어머니 김씨는 미신을 믿지는 않지만 큰일을 앞둔시점이라 안절부절 못한다.무사히 함을 받고 돌아갈 사람들은 모두 돌아간 깊은 밤, 눈군가 안채 용마루에 올라 초희의 시가에서 보낸 녹의홍상을 찢어 발기고 있는 모습을 잠을 이루지 못해 잠깐 밖에 나왔던 초희와 그녀의 둘째오라버니 허봉, 허봉의 친구이자 초희에게 연정을 품고있던 최순치 그리고 허엽과 김씨부인이 목격하게 된다.혼인을 앞두고 불길함이 깃든듯 악재가 겹쳐 모두의 마음에 걱정과 불안함이 피어오른다.그렇게 열일곱살의 안동김씨 성립과 혼인하게된 초희는 시가로 들어가게 되고 시어머니인 송씨는 초희가 얼굴이 예쁜것도 시를 쓰는것도 맘에 안들어 고된 시집살이를 시킨다.시누이가 아이를 낳아 방을 비워주고 볕하나 들지 않고 나무 한그루 없는 불을 지펴도 냉골인 별채에서 지내게된 초희.성립이 별채에 드는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시어머니.초희가 자신보다 학식이 뛰어난것이 싫어 기생집을 드나들며 매해 과거시험에 낙방하는 성립.이렇게 초희의 시집살이는 계속되어 갔다.조선중기의 여류 시인.난설헌은 호이고 본명은 초희.동지중추부사를 지낸 아버지 허엽(호는 초당).이조좌랑 이였던 둘째오라버니 허봉. 최초의 국문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인 동생 허균.'난설헌'은 명문가의 여식이지만, 결혼하면 지아비를 하늘같이 모시고, 시부모님의 뜻을 받들고 자신을 낮추며 며느리, 아내, 아녀자로 살아야 하는 한 여인을 그린 소설이다.조선중기 최고의 여류 시인이였지만 그녀의 천재성보다는 여자가 글을 읽고 쓰며 활동하면 집안이 망한다는 그 시대 여자의 구슬프고 고단한 삶에 대해 주안점을 둔 듯 하다.부모에게 사랑받고 바느질 보다는 시를 읽고 짓는것에 능했던 초희는 열다섯살에 두살 많은 성립과 혼인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고, 기생집을 드나들며 자격지심에 쪄들어 사는 성립과는 부부간의 따뜻하거나 애틋한 말 한마디와 정신적 교감같은건 가질 수 없었다. 매운 시집살이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혼인 전부터 초희의 외모와 성품에 대놓고 투기와 질투를 일삼는 못난 시어머니는 처음인것 같았다.그럼 처음부터 혼인을 시키지 말던지....못난 아들가지고 아들가진 유세를 하늘을 찌를듯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여자의 적은 여자라했던 말을 이 때문에 나오지 않았을까.결혼생활 12년동안 친정아버지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오라비는 귀양을 떠나고 딸 소헌과 아들 제헌을 한 계절 차이로 떠나보낸 초희이자 그미라 불리던 허난설헌.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기구한 운명에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여자를 잘못들이면 집안이 망한다는 그말은 여기에서는 사위하나 잘못들였더니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듯 하다.책에서 율곡이이가 이름으로 잠깐 등장하기에 신사임당을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었다.똑같은 여자이며 똑같은 시대에 살았고 똑같이 예술가 였음에도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여인.어떤 남자에게 시집을 가느냐에 따라 여자의 인생이 바뀐다는 말은 두 여인의 삶을 생각하면 쉽게 납득이 갔다.책을 다 읽고 표지를 바라보니 맘이 아려왔다.조선시대가 아닌 현재에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리고 내가 조선시대가 아닌 현재에 살아가고 있다는것에 감사함을 느꼈다."나에게는 세 가지 한恨이 있다.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