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천국 가는 날
전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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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김밥이 무척 먹음직스럽다.
리뷰를 쓰려고 책을 다시 뒤적이다가 문득
'김밥 천국 이야기인데 김밥천국에 다녀와야지!'
싶어 운동을 다녀오는 길에 작정하고 들러
김밥을 한 줄 샀다.
김밥을 먹으며 다시 책을 훑어본다.

김밥천국 예찬서는 아니고 분식 예찬도 아니다.
처음 책을 받고 차례만 봤을 때는 분식 러버의
김밥천국 메뉴 탐방기 인가 싶었는데..

아니다... 분식보다 더 녹진하고 삶의 풍미가
가득한 인생과 일상에 대한 얘기였다.

"세상에는 그저 희미한 배경처럼 취급되는 사람들이 있다." (P.9)

첫 문장부터 홀린 듯 읽다가.. 웃다가 울다가..
너무 좋은 문장들.. 위로의 말과 희망의 다짐..
' 그래도 김밥천국이 있구나!' 라는 안도 속에서
오래 오래 머물며 탐독했다.

'어제보다 무엇 하나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오늘을 또 열심히 살아내는 그들.

학습지 방문 교사, 시청 공무원, 베트남 이주 여성,
죽음을 앞둔 세무사, 두 얼굴의 사수, 임신한 직장 여성 등 김밥천국의 메뉴만큼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녹여내며 그만큼 다양한 감정들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

삶이 허기질 때, 나의 삶이 버겁고 힘들어서
누군가가 날 좀 위로해주면 좋겠다 싶은
그런 순간에 이 책은 정말 큰 위로가 된다.

고급스럽진 않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워주는
따뜻하고 맛있는 '남이 해 주는 음식'의 위로가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고단함을 떨치고 다시금 나아가게 한다.

평범한 일상 속 고단함과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하고 맛있는 책!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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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주차장 찾기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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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키득거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무언가 마음에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든다.
이 마음은 뭘까? 생각하며 처음부터 다시
찬찬히 다시 읽기 시작했다.

소설 쓰는 일을 운명처럼 믿고 큰 꿈을 그리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온갖 종류의 부업들을 전전하는 프로 부업러에게 소설쓰기는 본업인가, 그것도 부업인가 헷갈리기 시작하고..

그 자체로 생명이 있는 듯 살아서 통통 튀는
생동감 있는 문체와 현실 고증의 날 것 그대로인 유머와 해학은 그대로 유쾌하다.

생계와 육아를 위해 온갖 일들을 해 내는 서민들의 애환과 애달픈 일상을 말빨 좋은 옆집 아저씨에게 듣는 것처럼 웃으며 때론 슬프게 공감하면서 애달파하며 읽게 된다.

주어진 것 없는 고달픈 일상사를 비극인듯 희극인듯 적절하게 오르고 내리는 작가의 솜씨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쯤 되면 발문에 소개 된 것처럼 이것은 에세이인가 소설인가 궁금해진다.
허나 작가가 소설이라고 했으니 믿을 수 밖에..

그러나 서울 어딘가에 소설 속 오한기가 살고 있다고 믿고 싶고 그를 만나 수박바나 빵빠레를 나눠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 많은 부업들 중에 가장 괜찮은 건 무엇인지..
쓰고자 구상하는 소설은 잘 되고 있는지..
선하고 긍정적인 아내 진진과 몽상가 딸 주동은 잘 지내는지..
주차비는 여전히 그렇게 아까운지..
성남의 도마뱀들은 다 어떻게 되었는지...

어딘가에서 반드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서민 가족 육아 생계 일상 시트콤!!
세상살이의 고충과 애환이라는 진중함을
바닥에 깔고 짐짓 가벼운 듯 유쾌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작가님의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술술 풀릴 것이고" 작가님은 "곧 억만장자가 되어 하루에도 몇 번씩 갓 구운 마들렌을 사 먹을 수 있게" 되기를!

작가 오한기의 발견..또 이렇게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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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샐리 페이지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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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176
- "전 평범한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일을 하는 걸 좋아해요. 그들이 용감하고 재미있고 친절하고...... 이타적인 사람들이라는 사실을요. 그들에게도 단점이 있다는 건 알아요. 당연하죠.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예요." -

청소 도우미 재니스.
무능력하고 게으르고 뜬구름만 좇는 남편
어느 새 사이가 멀어져버린 아들.

재니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그런 그녀의 유일한 일상의 즐거움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고 모으는 것.

자신의 속내는 끄집어내지 못하는 재니스가
괴팍하지만 예리하고 섬세한 B부인을 만나면서
자신의 아픈 과거를 들여다보게 된다.

어린 시절 깊은 상처가 있는 재니스는
자신은 인정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 상처 속에 머물러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두렵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던 재니스는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주면서
나쁜 기억을 내보내고 흩어지게 할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하고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게 된다.

********

속내를 잘 털어놓지 못하는 나는 누구보다 재니스에게 공감하며 읽었다.
입 밖으로 꺼내기 두려운 아픈 이야기들이 속에서
썩어나가도 그 악취가 퍼지지 않게 입을 다물고 숨을 참는다.

그건 그저 나의 아픈 시간일 뿐이니까..
남들은 몰라도 되는...

재니스의 삶을 읽으며 생각한다.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내 속에 엉킨 실타래를 풀어서 훌훌 날려버리고 싶다면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

지금까지의 어지럽게 소용돌이치는 삶을
안정시키고 단정하게 정돈하려면
묵은 짐들을 다 꺼내고 쓸고 닦아야 한다는 것.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
그 안에 고인 낡은 마음을 꺼내고 싶게 하는 이야기.
숨겨둔 마음으로 힘든 당신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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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문학 - 만화로 읽는 22가지 세계문학 교양상식
임지이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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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22가지 세계 문학 교양 상식"

세계 문학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너무 유명하고 좋은 책이라고 하니 읽어보고 싶지만 막상 책을 펼치면 쉽게 읽히지 않거나 너무 어려운 경우도 많다.

나도 처음에는 세계 문학에 접근하기가 두려웠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세계 문학을 좋아한다.

세계 문학은 그 나라의 문화나 쓰여질 때의
시대적 상황, 작가의 스토리를 알고 읽을 때
더 흥미롭고 재밌고 이해하기 쉬운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게 접근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작품과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나면
더 궁금하고 이해도 쉬우니
세계문학에 이제 입문해보려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책이다.

만화라 가독성이 좋고
다양한 주제로 세계 문학의 한 부분을 소개하며
전체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잘 소개하고 있다.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책들 위주로 소개하고 있어
세계 문학 입문에 동반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세계 문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그 매력에 빠져보고 싶은 그대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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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 - 65살, 여자, 혼자, 세계 여행자 쨍쨍으로부터
쨍쨍 지음 / 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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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여행기를 오랜만에 읽어 본다.

26년간의 교직 생활을 접고 홀로 세계여행을 다니는 순자씨, 쨍쨍.
분홍색으로 가득 치장하고
세상 무서울 것 없이 당당하게 전 세계를 누비는 용감한 여행자.

세상 곳곳의 압도적인 풍경에도 매료되지만
그것보다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더 소중히 여기고 그들의 일상을 함께하며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여행자.

책에 실린 여행지에서의 사진들도
아름다운 풍경보다는 그 곳의 사람들과
그들과 어울리는 본인의 사진이 더 많은 것도 큰 매력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 나를 도와준 많은 이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자신도 그들처럼 함께하는 여행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편견을 깨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여행도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활동임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

이 좁은 땅에서 많은 편견과 무지에 갇혀 살던 자신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눈 앞을 가리던 안개를 걷어내고 더 큰 사랑과 용기, 믿음, 희망을 받아들인다.

그녀의 용기와 긍정적인 마음이 밝게 빛나는 책!

세계 여행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가슴 두근대며 흥겹게 읽어가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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