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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문학동네 청소년 60
조우리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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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느꼈다. '얼토당토 않고불가해한 슬픔'이라니..그리고 그에 대한 보고서라니..읽기 전 흥미 유발은 성공..
동생의 실종이라는 큰 아픔을 겪은 중학생 '현수'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남의 불행을 쉽게 이야기하고 소문으로 만들어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상처 받은 현수는 이 세상에서 없는 사람인 것처럼 살고 싶어하지만 돌봄센터의 서프라이즈한 선생님, 4차원의 친구 수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 유기견을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돌아보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큰 슬픔을 어떻게 안아주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주인공 현수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감정을 하나씩 알아가고 그것을 털어내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 서로를 안아주고 다독여주며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일상의 지속, 그 사소한 일상의 모든 생활을 통해 이 어두운 시간을 지나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 현수는 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내가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화자가 청소년인데 표현력은 어른 같은 어긋남이 느껴질 때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는 중학생이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를 딱 중학생의 표현으로 드러낸다. 어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 표현하고 어른들의 알 수 없는 마음은 극 중 어른들의 목소리로 드러내어 독자들이 두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아픔에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여러 개의 챕터로 나누어 구성된 이야기는 몰입감이 좋아 쉽게 읽히고 각 챕터의 소제목들도 전체 내용과 잘 어울어져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말이 안되는 슬픔을 겪었지만 영원히 지속되는 슬픔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가족의 분투.. 그 가운데에는 여전히 깊은 아픔이 남아 있겠지만 작게 속삭이는 비밀처럼 아침은 속삭이며 찾아온다. 그렇게 시작되는 하루를 우리는 또 사소한 것들로 채워나가며 이 슬픔의 시간을 지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슬픔에 대한 배려이며 그 시간을 헤쳐나가는 일상의 희망에 대한 보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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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알래스카
안나 볼츠 지음, 나현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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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벤은 뇌전증을 앓고 있는 6학년 남자아이. 병 때문에 한 학년 유급을 했고, 좋아하던 수영이나 자전거도 탈 수 없는 일상이 힘들어 까칠해진 소년이다. 또 다른 주인공 파커는 사랑하는 반려견 알래스카를 동생의 알레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양을 보내고 날마다 그리워하며 지내는 소녀. 부모님 가게에 복면 강도가 들어 아빠가 총을 맞은 사건으로 집안이 흔들리게 되면서 세상과 어른을 불신하는 아이다. 두 아이는 처음에는 서로를 미워하고 싫어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서 서로 힘을 모으는 사이가 된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복면 강도를 찾아 다니는 파커의 용기, 자신에게 위험이 닥칠지도 모르지만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돕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 스벤의 용기, 범인을 놓치게 되겠지만 친구의 안전을 위해 나의 우선을 포기하는 용기. 이 이야기 속에서 보여주는 파커와 스벤의 용기있는 행동들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총격 사건의 충격으로 집안에서만 지내던 아빠가 파커의 용기있는 행동을 보고 다시 가게로 돌아가 일상을 회복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인생은 어렵고 상처투성이며 두려운 순간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그 순간에 어떻게 행동하고 이겨내는지에 따라서 인생은 변화된다. 무섭다고 주저앉지 않고, 나의 이득만을 생각하며 행동하지 않으며 극복하기 위해 일어서는 용기를 보여주는 멋진 아이들, 스벤과 파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용기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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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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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는 작품 속의 아버지와 연배가 비슷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내 아버지의 일생을 되돌아보게 되어 순간순간 울컥하고 그리웠다. 아버지에 대한 후회와 미안함으로 가슴이 아팠고 언제나 내 뒤에서 산처럼 막아주시던 그 품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며 슬펐다.
이 책은 작가가 얼마나 글을 쓰고 싶었는지를 느끼게 해 주는 책이었다..작가의 안정적이고 고요한 문장들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바람부는 풍경 속에 들어있는 기분이었다.
허나 <엄마를 부탁해>의 감동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듯...
작가의 컴백이 많은 논란을 낳고 있지만 내 아버지를 오래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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