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느꼈다. '얼토당토 않고불가해한 슬픔'이라니..그리고 그에 대한 보고서라니..읽기 전 흥미 유발은 성공..
동생의 실종이라는 큰 아픔을 겪은 중학생 '현수'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남의 불행을 쉽게 이야기하고 소문으로 만들어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상처 받은 현수는 이 세상에서 없는 사람인 것처럼 살고 싶어하지만 돌봄센터의 서프라이즈한 선생님, 4차원의 친구 수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 유기견을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돌아보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큰 슬픔을 어떻게 안아주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주인공 현수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감정을 하나씩 알아가고 그것을 털어내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 서로를 안아주고 다독여주며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일상의 지속, 그 사소한 일상의 모든 생활을 통해 이 어두운 시간을 지나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 현수는 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내가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화자가 청소년인데 표현력은 어른 같은 어긋남이 느껴질 때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는 중학생이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를 딱 중학생의 표현으로 드러낸다. 어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 표현하고 어른들의 알 수 없는 마음은 극 중 어른들의 목소리로 드러내어 독자들이 두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아픔에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여러 개의 챕터로 나누어 구성된 이야기는 몰입감이 좋아 쉽게 읽히고 각 챕터의 소제목들도 전체 내용과 잘 어울어져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말이 안되는 슬픔을 겪었지만 영원히 지속되는 슬픔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가족의 분투.. 그 가운데에는 여전히 깊은 아픔이 남아 있겠지만 작게 속삭이는 비밀처럼 아침은 속삭이며 찾아온다. 그렇게 시작되는 하루를 우리는 또 사소한 것들로 채워나가며 이 슬픔의 시간을 지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슬픔에 대한 배려이며 그 시간을 헤쳐나가는 일상의 희망에 대한 보고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