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안위만 생각하며 왕자의 무게를 무시했던 쫄보이자 이기적이던 이강이 신분이 다른 타인과의 관계맺음과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시련을 그대로 맞으면서 성장해나가는 입체적인 인물이 되어가는 과정이 인상깊었어요. 이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조선의 모습과 상황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미국이었어요. 근대 이전의 사건들에 대해 뉘앙스와 개요만 언급하셔서 지루함보다는 어떤 사건인지 궁금증으로 유발하여 공부하며 읽었어요. 일본의 만행이나 조선 상황에 대해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서 언급하기에 감정이입이 되고 흐름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어요. 제가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후속편을 기대하며 읽어낼 수 있게 만든 요소였어요. 의친왕 이강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나도 변할 수 있고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은 접하게 되는 환경 안에서, 만나는 사람을 통해, 그리고 스스로의 선택으로 시련과 고난을 맞게 되는데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동안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면 어제의 나보다, 1년 전 나보다, 과거의 나보다 멋지게 성장하는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어요. 그리고 나의 오점을 가리기보다는 당당히 드러내고 성장의 계기로 활용하자는 결심하게 도와주었어요. 이강의 오점이 되는 사건들을 읽을 때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깨달음이 큰 책이라는 점에 위안을 삼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