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손이 가는대로 눈이 가는대로 펼쳐서 읽어도 좋은 책이었어요.카테고리별로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어 그날 기분에 따라,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읽으면 위로를 받거나 속이 시원해졌어요.작가 이기주 님만의 "T"스러움이 잘 묻어 나는 그런 느낌...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위로를 받을 수 있고 꿰뚫어보는 듯한 통찰력 있는 비유적 표현의 문장으로 깨달음을 주고 그리고 의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재치로 웃음을 주는 산문집이었어요.책 곳곳에는 어머님에 대한 애정과 자식으로서 느끼는 감정들이 묻어나서 뭉클하였어요.칭찬 등의 긍정적인 말에 의한 위로보다는 말없이 함께 앉아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담백함이 있어요.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 이기주 님만의 단어 풀이가 좋았어요.정해져 있는 사전적 정의가 아닌 경험과 사색을 통해서 깨달은 단어 풀이를 읽으면서 공감하고 풀이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어요.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분노나 욕심에 대해서도 중립적으로 풀이하고 그 이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어 그 공간을 사색으로 채울 수 있었어요.선선한 가을이 생각나기도 하고 햇살 좋은 봄날이 생각나기도 하는 평온하면서도 사색하고 싶게 만드는, 한 손에 착 감기는 작고 가벼운 책이지만 내용은 나의 생각과 감정을 모두 담을 수 있는 넉넉하고 묵직한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