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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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소설의 몰입력과 흡입력은 정말 장난 없다. 나는 분명 글로 책을 읽고 있는데 한 편의 흥미진진하고 스펙터클한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생생한 묘사력과 역동성, 스릴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책. 완성도 높은 유쾌한 범죄 활극! 왜 이 책이 47권 연속 베스트셀러에 들었으며 전 세계 3억 부 이상 판매된 어마어마한 소설인지 페이지를 서너 장 넘기다 보면 바로 이해간다. 빠져든다, 빠져들어.



프리스턴 대학교 도서관 희귀장서 보관실에 도둑이 들고 F.스콧 피츠제럴드의 원고가 사라진다. 검거되지 않은 범인 일부와 300억 원대의 가치를 가진 사라진 개츠비는 어디에 있을까? 쫓고, 속이고, 찾고 긴장감을 아슬아슬 유지하는 원고 찾기 대장정! 처음 극단적 도난 사건에 연루된 범인은 여럿이었다. 그들은 아주 훌륭하고 치밀하게 임수 완수하는 줄 알았으나.. 미처 처리하지 못한 조금 흘린 피로 발목을 잡힌다. 이 중 두 명이 체포됐고 남은 자들은 수사망을 피해 도망간다. 큰 돈을 상속받게 된 브루스는 서점을 인수하여 새롭게 재탄생시켜 올해의 서점에도 오르게 된다. 서점을 운영하던 브루스는 여성작가 노엘 보닛과 만나게 된다. 시간 강사이자 작가인 머서는 브루스가 암거래로 사라진 원고를 사들였다고 생각하며 그에게 접근한다. 그녀의 카미노 아일랜드에서의 이중생활은 무사할까? 브루스와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는 걸까. 도대체 사라진 원고는 누가! 어디에! 숨겨놓은 것이고 발견될 수 있을 것인지? ···· 스릴 넘치고 긴장감을 갖게 하며 로맨스까지 갖추고 있는 복합 장르 이 책의 매력이란. < 카미노 아일랜드에 모인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작가 존 그리샴은 법정 스릴러, 법정 소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법정소설뿐 아니라 비법정소설도 많이 출간했지만 법정에 비해서는 인기가 조금 적은 편이라곤 한다. 그가 작품을 많이 낸 만큼 영화화된 작품들도 많은데 그래서 이 <카미노 아일랜드> 소설이 더욱 그렇게 느껴졌나 싶기도 하다. 8장에 거쳐, 다른 시선으로 '도난 사건'이 소개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 마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처럼 모두가 주인공인 그런 옴니버스. 사실 이 책에는 내 기준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해서 가뜩이나 외국인 이름이 나오면 집중력이 다소 흐려지는 나는 걱정이 됐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할 만큼 문장과 내용 모두 매력이 철철 넘치는 구성이었다.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음.



요즘 너무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직장에서 쉬는 시간마다 빨리 다음장 봐야 되는데 하면서 기다린 소설. 하나의 시점이 아니라 여러 시점을 보게 되고 그게 다 연결되는 게 입체성 있고 다채로워 좋았다. 그리고 카미노 아일랜드의 속편인 카미노 윈즈에도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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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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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었던 단편 연작 일본소설. 작가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다고 느낀 게 지금까지 적진 않게 미스터리를 읽어왔다만 또 이런 신박한 소재를 가지고 다양하게 풀어낸 책은 처음이었다. 베스트셀러에 충분히 오를 만한 책이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해보았는데 왜 이제까지 몰랐지 싶은 훌륭한 작가였다. 그래서 찾아보는데 이 책이 데뷔작이라고? 데뷔작이 이렇게 훌륭하다니! 일본의 미스터리 프로 <기묘한 이야기>를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좋아하지 않을까 싶은 책이고, 이런 소재 너무 신선한데? 하며 앉은 자리에서 페이지를 훅훅 넘길 만한 몰입감 대단한 일본 소설.


15초 후에 죽는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유언으로 어떤 말을 남기고,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이 문장을 타자로 치는 데만 해도 15초 정도는 걸렸을 수 있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이다.



짧게만 느껴지는 이 15초가 이 책에서는 되게 많은 걸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만드는 소재로 쓰인다. 죽기 바로 전 15초. 그 15초를 쪼개어 사용할 수 있다면. 시간을 멈추는 능력까지 겸해서. 그렇다면 나는 죽기 전 무슨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누군가에게 총살 당한 동네 약사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시골 동네 약사가 누군가에게 총살을 당할 만한 잘못을 한 걸까, 대체 이 약사는 왜 죽는 걸까 싶은데 그 이유는 반전의 결말이 설명해 준다. 총에 맞아 정신을 잃고 15초 후에 죽을 걸 아는 여자. 의식을 잃은 사이 만난 저승사자는 15초 동안 시간을 멈췄다 흘러가게 했다 할 수 있는 능력을 설명해 주는데 그 설명을 듣고 약사는 자신을 쏜 사람을 밝혀낼 수 있게 트릭을 만든다. 무엇을 하는 데에 3초, 무엇을 하는 데에 4초 ..... 약사는 나름 치밀하게. 비록 자신의 목숨을 살릴 순 없을지언정, 자신을 쏜 사람을 밝히기 위한 트릭을 만든다. 무척 신선한 소재! 


이런 식으로 죽기 직전의 사람과 범인의 이야기를 그린 책인 줄 알았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이야기는 또 다르다. 미스터리 드라마 형식으로, 교통사고 직전의 사람으로 "15초"를 풀어내기도 한다. 자신이 죽기 전 옆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사실을 전달해 주기 위해 고심 끝에 만들어낸 "15초".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어떨 땐 소름을, 어떨 땐 감동을 주는, 정말 참신한 소재의 너무나 신선했던 책!


그리고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 것은 15초 후에 죽을 사람의 시점뿐 아니라 상대의 시점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탐정의 시선으로 사건 해결하는 미스터리도 좋아하지만, 다양한 인물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전개되는 미스터리도 좋아한다. 시점이 교차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감도 있고 스릴감도 있고 상상이 더 잘 되는 것 같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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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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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범죄소설? 거기에 로맨스도? 셜록과 다빈치코드의 조합? 이건 무조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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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차가운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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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의 후속작으로 함께 읽으면 더 재밌는 작품. 여행길에 만난 여자가 자살기도를 하고 누워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의 가족들에게 자신을 친구라 소개하며 전화를 거니, '친구가 있을 리 없어!'라는 가족들. 이게 무슨 당황스러운 일일까? '누나'에게 편지를 쓰는 남자아이는 어려서부터 남을 괴롭히고 곤란하게 했었는데 이 아이는 누구일까.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있는 이치노세 다에코와 관련이 있는 걸까? 남자아이가 '누나'에게 쓰는 수기와 회사에서의 일이 교차로 편집돼 전개되는데 이치노세 다에코가 보낸 '수기'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녀는 왜 이걸 '나'에게 보냈을까?

​'나' 와카타케 나나미 시점으로 전개되는 소설. 나는 회사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한 뒤 그만두고 여행길에 오른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하루 친구, 이치노세 다에코. '친구'라고 호칭하기엔 무엇 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면 급격히 가까워져서일까, 그녀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만날 약속을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있다고? 그리고 나에게 다에코의 이름으로 도착한 수기. 

이치노세 다에코는 정말 회사 부장과 불륜 관계였고 회사 부장이 사고가 나 죽게 된 우울감과 상실감에 함께 죽으려고 한 것일까, 아니면 소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한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다른 누군가가 자살기도를 빙자해 꾸민 짓은 아닐까. 수기 속 '남자아이'가 말이다. '비소'라는 독극물 사인도 일치하는데 그럼 부장의 큰아들이 수기 속 '남자아이'이며, 다에코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장본인이 맞을까? '나'의 시선을 따라 함께 탐정이 되어 미스터리하고 차가운 사건의 진상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 이었는데 어라, 뭐지 이 반전은? 내가 지금 무얼 본 거야? 책의 중반쯤에 나오는 이 반전 때문에 다시 앞장으로 넘겨 수상한 문장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언급이 없었는데, 나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한 방 먹었다.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와 나의 공통점이 있어서 이 책이 더 재밌게 다가왔다. 작가도 여자탐정을 좋아한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물론, 남자탐정도 좋아한다. 몰입도는 다르다. 탐정의 연애사적인 부분에서도. 아무래도 같은 성별에 몰입을 더 많이 해서일까, 영 아닌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탐정을 보면 뜯어말리고 싶은데 작가도 그렇다고 하니 친밀감이 형성됐다. 작가 자신이 투영된 캐릭터 '와카타케 나나미'가 그렇다고 영 걸크러시 넘치는 명쾌하고 똑부러지는 탐정은 또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나나미도, 작가 나나미도 응원한다. <나의 차가운 일상> 이 책 또한 오랜 기간 사랑받을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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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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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와카타케 나나미가 회사에서 사내보를 맡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일 년 동안 자신이 맡은 사내보에 실을 소설을 요청하는 나나미,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사내보와 같은 차례. 이 무슨 초장부터 몰입감이 현실 못지않나 싶다. 이제부터 우리는 편집장 와카타케 나나미가 맡은 사나다 건설 컨설턴트 사내보를 읽어보게 될 것이다.


일본의 4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벚꽃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4월이 새 학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래서 1월도, 3월도 아닌 4월부터 연작 단편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4월 키워드는 벚꽃으로 벚꽃잎과 화재 사건의 범인의 연관성을 찾아 추리하는 내용이다. 5월의 키워드는 '귀신'으로 도대체 뭔가 싶은 연관성이었다. 돈나무 가지를 자르고 있던 여성은, 돈나무가 동생의 원수라면서 '나'에게 말을 건넨다. 여동생과 둘이 살던 여자들의 집에 낯선 이가 침입하고자 했던 정황을 보고 공포에 떨었었다. 문단속에 주의를 기울이며 옆집에 사는 부부에게도 집 앞을 서성이는 사람이 있나 함께 감시해달라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상한 남자가 지인인 척했다고 한다. 불안감이 엄습한 어느 날, 집에 도착하니 여동생은 낯선 이에게 공격당해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문을 바로 열지 못했고 문이 열리지 못하게 막고 있었던 것은 돈나무 가지였던 것이다. 돈나무 가지가 가로막지만 않았어도 여동생은 죽지 않았을 텐데. 돈나무는 왜 문에 걸려있었던 것이며, 낯선 이의 정체는 무엇이었을지. 5월 조금은 빠른 것 같은 '귀신'이라는 소재도 후딱 읽어버렸다. 그럼 개인적으로 미스터리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8월은 어떨까? 꿈에 자꾸 나팔꽃 여인이 나온다는 다키자와. 열일곱 살 때 나팔꽃을 의도치 않게 키우게 됐는데 그때부터 꿈에 나팔꽃 여인이 나왔다. 그녀는 꽃의 요정일까, 뭘까. 꿈에 나타나 자꾸 '안아주세요.'라고 하는 여인은 그냥 혈기왕성한 사춘기 소년에 나온 여자일 뿐인 걸까? 그게 아니라면 왜 자꾸 꿈에 나타나는 걸까, 무언갈 요구하는 걸까?


이런 식으로 극단적이지 않고 일상 속 수수께끼 같은 열두 편의 추리소설이 담겨 있다. 일상 소설인 만큼 흔한 소재지만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작품답게 흔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들과 일 년 열두 달을 연관 지어 사내보 시리즈로 내는 아이디어는 특이했고 취향 저격이었다. 


​+ 여담이지만 차례에 나오는 모든 목차가 수록돼 있지 않다. 우리는 진짜 잡지가 아닌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미스터리 단편 연작 소설책을 읽는 것이므로. <익명 작가의 연작 단편소설 4월 벚꽃이 싫어> 코너만 보게 되지만 다른 이야기들도 재밌어 보여서 작가가 조앤롤링처럼 패러디 책을 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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