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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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와카타케 나나미가 회사에서 사내보를 맡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일 년 동안 자신이 맡은 사내보에 실을 소설을 요청하는 나나미,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사내보와 같은 차례. 이 무슨 초장부터 몰입감이 현실 못지않나 싶다. 이제부터 우리는 편집장 와카타케 나나미가 맡은 사나다 건설 컨설턴트 사내보를 읽어보게 될 것이다.


일본의 4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벚꽃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4월이 새 학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래서 1월도, 3월도 아닌 4월부터 연작 단편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4월 키워드는 벚꽃으로 벚꽃잎과 화재 사건의 범인의 연관성을 찾아 추리하는 내용이다. 5월의 키워드는 '귀신'으로 도대체 뭔가 싶은 연관성이었다. 돈나무 가지를 자르고 있던 여성은, 돈나무가 동생의 원수라면서 '나'에게 말을 건넨다. 여동생과 둘이 살던 여자들의 집에 낯선 이가 침입하고자 했던 정황을 보고 공포에 떨었었다. 문단속에 주의를 기울이며 옆집에 사는 부부에게도 집 앞을 서성이는 사람이 있나 함께 감시해달라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상한 남자가 지인인 척했다고 한다. 불안감이 엄습한 어느 날, 집에 도착하니 여동생은 낯선 이에게 공격당해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문을 바로 열지 못했고 문이 열리지 못하게 막고 있었던 것은 돈나무 가지였던 것이다. 돈나무 가지가 가로막지만 않았어도 여동생은 죽지 않았을 텐데. 돈나무는 왜 문에 걸려있었던 것이며, 낯선 이의 정체는 무엇이었을지. 5월 조금은 빠른 것 같은 '귀신'이라는 소재도 후딱 읽어버렸다. 그럼 개인적으로 미스터리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8월은 어떨까? 꿈에 자꾸 나팔꽃 여인이 나온다는 다키자와. 열일곱 살 때 나팔꽃을 의도치 않게 키우게 됐는데 그때부터 꿈에 나팔꽃 여인이 나왔다. 그녀는 꽃의 요정일까, 뭘까. 꿈에 나타나 자꾸 '안아주세요.'라고 하는 여인은 그냥 혈기왕성한 사춘기 소년에 나온 여자일 뿐인 걸까? 그게 아니라면 왜 자꾸 꿈에 나타나는 걸까, 무언갈 요구하는 걸까?


이런 식으로 극단적이지 않고 일상 속 수수께끼 같은 열두 편의 추리소설이 담겨 있다. 일상 소설인 만큼 흔한 소재지만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작품답게 흔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들과 일 년 열두 달을 연관 지어 사내보 시리즈로 내는 아이디어는 특이했고 취향 저격이었다. 


​+ 여담이지만 차례에 나오는 모든 목차가 수록돼 있지 않다. 우리는 진짜 잡지가 아닌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미스터리 단편 연작 소설책을 읽는 것이므로. <익명 작가의 연작 단편소설 4월 벚꽃이 싫어> 코너만 보게 되지만 다른 이야기들도 재밌어 보여서 작가가 조앤롤링처럼 패러디 책을 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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