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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마빈 가든 봄나무 문학선
에이미 새리그 킹 지음, 유시연 그림,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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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정말 심지가 굳고 멋진 오비와
약간의 결함이 있는 환경문제 해결책, 마빈가든
이야기에요.
기후위기 생태전환의 시대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지만 우울하게 힘빠지지 말고 그 과정의 일부가 되어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뭐라도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하는 환경도서이자 성장소설이에요.
대대로 가족이 오랫동안 살아온 너른 땅을 증조할아버지가 빚으로 잃고 개발되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그래서 개발되는 곳에 영역표시처럼 미니카와 엄마의 장신구 같은 것들을 묻고 샛강 주변의 쓰레기를 주우며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 애쓰는 오비의 이야기는 실제 작가가 어릴 때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거래요. 재미있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눈물이 나더라구요. 뭔가 뿌듯하고 고맙고 자랑스러운 마음이랄까요? 올해 마지막에 읽은 책이 될 것 같은데.. 참 좋았습니다. 읽다가 울컥한 좋은 책이라고 중학생 딸에게도 디밀었어요. 읽고 같이 이야기나누고 싶다고요.
여운이 오래 오래 남아있습니다. ^^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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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쪽
나는, 내가 원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지 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는 것이다. 마빈 가든을 발견함으로써 나는 아주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배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고 싶었다.
백 년 전에 과학 교사들은 1903년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 호크에서 라이트 형제가 어떻게 비행기를 날렸는지 가르쳐 주었다. 앨저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백년 뒤에 교사들은 지금 우리가 결코 짐작할 수 없는 것들을 가르칠 것이다. 나는 그 일을 하고 싶다. 나와 같은 아이들을 찾아 내서 자신들의 삶터에 관심을 갖게 해 주고, 자신의 삶터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에도 관심을 갖게 해 주고 싶다.

두려워하는 본성에 대해 쓰고, 그 때문에 우리가 뭘 못 하게 되는지 쓸 것이다.
희망이 있었다. 틀림없이 희망이 있었다.
뜻을 품은 데블린 집안사람이라면 좌절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좌절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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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은 고양이가 아니야 큰곰자리 61
이기규 지음, 김수영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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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생 준우 중대발표 선언!
그리고 안된다고 필사적인 형 건우
그동안 준우에게서 관찰되었던 것들을 하나씩
풀어놓으며 중대발표가 뭔지 알게 된다.
형 건우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엄마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지만
나중에 가면 한결같은 사랑과 지지때문에 그렇게 아무렇지 않아보였구나 느껴졌다.

좋을 땐 좋지만, 대개는 귀찮아하고 짜증내는 우리집 자매들이랑은 사뭇 다른 형과 동생

언제나 든든한 동생 편이지만
동생의 변화를 낯설고 두렵게 느끼며 자꾸만 답답하고 화가 나는 건우는 동생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어서 상대의 욕구를 인정하지 못하는 모순을 겪는다

엄마가 걱정할까봐 혼자만 끙끙 앓으며 고민하는 건우는
엄마도 밉고, 선생님도 밉고 결국 누구보다 준우가 미워서
친구들하고도 다투고, 건우랑도 다툰다.

다 너 위해서 그러는 거야.
네가 아직 몰라서 그래.
내 말 들어..

사랑이라는 이유로 가족이 주는 상처와 폭력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이 아니라 아주 어릴 때부터 느꼈고,
사람들이 싫어할까봐 나를 숨겼지만 “용기”를 낸 동생
그래도 동생을 잃는다고 걱정하는 형에게 문방구 할머니가 해주신 조언이 참 따뜻했다.
“준우가 어떤 선택을 하면 가장 행복할까?

95페이지, 그렇게 길지 않은 이야기인데,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이 든다.

백과사전에서 축제장면, 축제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 중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모두가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준우, 그 다름에 정답은 없는데 의심없이 내 기준에서 정한 것만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래서 진짜 자신을 숨긴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는 내 자신을 온전히 알고, 또 편안하게 드러내며 살고 있나?

그믐달이 뜰 때,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살지, 있는 그대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지 꼭 한번 선택할 기회를 갖는다고 한다. 어떤 모습이든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고 나를 내보인다는 건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그건 자신의 선택과 존재에 대한 지지와 긍정의 경험을 했던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에 나오지 않은 많은 사람들 역시 선택의 순간에 앞으로 가기도 했고, 뒤로 숨기도 했을 것이고 그 선택의 결과 행복할지, 불행할지 그 역시 오래오래 감당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준우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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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교사 실재감이 답이다 -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수업 전략 함께 걷는 교육
신을진 지음, 수업과성장연구소 기획 / 우리학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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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할 때 나름 그 수업에서 아이들이 꼭 알아야할 것은 무엇인지, 그럼 그걸 알기 위한 과정은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어떤 자료를 준비하고 어떻게 제시하고 어떻게 흘러가야할지 고민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했다. 또, 18년 정도 되니 그래도 교과서랑 지도서를 보면서 대충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다는 흐름도 금방 잡히고,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도 이건 다음 수업에 이렇게 활용하면 좋겠다.. 보는 눈도 어느정도 생겼다는 자신도 조금은 있었다.
그런데 올 해... 코로나19로 휴업한 채 새학기를 시작하고 조심스레 원격으로 만나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교과 수업을 담당하고 있어 학년 시스템에 맞춰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줌을 통한 대면수업이든, 과제를 통한 플랫폼 기반 수업이든.. 한 시간의 수업을 짜는 것이 정말 너무 힘들었다.
힘든 이유는 여러 가지 였는데... 수업 흐름을 어떻게 구성해야 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것부터 온라인으로 혼자 해야하는 수업인데 과연 몇 분이나 집중해서 할 수 있을까, 수준은 아이들한테 맞을까 생각하다보면 이렇게 배치하고, 저렇게 배치하고.. 다시 지우고 붙이고... 정말 너무 어려웠다. 차라리 줌으로 하는 수업이 실제 대면 수업과 더 유사하기 때문에 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침부터 일어나 컴퓨터 앞에서 온전히 두 시간을 집중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모니터 너머에 있는 교사와 교감한다는 것이 어색한 표정의 아이들을 보면 나도 경직되어서는.. 뭔가 쑥스럽기 짝이 없었다. 대면 대면을 해서는.. 일주일에 하루 이틀 만나는 상황이니 만나는 그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대면에서도 비대면에서도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어느해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다른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고 무엇보다 매일이 불안하고 답답하긴 아이들이 더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상황에 교사실재감이라는 표현을 만났을 때 아... 이거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답답했던 그것을 명확하게 해주었다.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학습 경험을 하게 되는 것” 이라는 의미의 학습실재감을 느낄 수 있어야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가상이 아닌 실재 존재한다는 느낌을 갖고 학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 내가 고민했던 지점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저기 스마트기기너머에 교사가 존재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같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말이다.

이책에서는 교사실재감이 그 답이라고 말하고 있다. “선생님이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느끼고, 학생도 그 속에 있다고 느껴서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교사실재감이고 “왜 이 내용을 가르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등 선생님의 수업의도와 목표가 느껴진다는 의미에 가깝고 대면수업에서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실재감을 경험하기 어려운 온라인 수업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사실재감을 주기 위해서는 첫째, 이름을 불러주는 등 학생들과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둘째, 지금 하는 수업에 대해 선생님이 왜 이 수업을 하고 어떻게 계획했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교육적 의도를 느끼며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수업중에는 아이들의 참여를 수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통해 현재상태와 도달해야할 상태를 연결하고 그 간극을 줄이고 채워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신 초, 중, 고교 선생님들의 사례도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백이면 백, 처음 맞이하는 코로나 사태를 처음맞으면서 학급, 학년에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이고 이게 바로 정답이야 하는건.. 아직도 어려울거라고 본다. 하지만, 아이들이 배우는 동안 교사실재감을 느껴야한다는데 이견은 없을 것 같다.
내년에도 최소한 상반기는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성공했던 것에 더해 실패한 경험, 아쉬웠던 경험, 힘들었던 경험, 그래서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바람까지...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많이 많이 마련되어야할 것 같다.
하루살이처럼 정신없이 지나보내느라 멀리보고 둘러보고 여유있게 준비해지 못하고 일년이 훅~ 지나버렸는데.. 교사실재감을 중심에 두고 아이들을 만나고 학급살이, 수업을 준비한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통해 아이들도 교사들도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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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교환소 그래 책이야 29
김경미 지음, 김미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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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김리리작가님의 만복이네 떡집처럼 늘상 다니던 길에 문득 나타난 목소리 교환소는 지운이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아니어서 다시 또 문제가 만들어지고 또 문제가 만들어지고... 진심으로 문제를 직면할 때 진짜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딸이랑 같이 읽는데, 왜 이야기책에 나오는 어른들은 다 비슷해? 뭐가? 아이들 이야기 안믿어주고 내말대로 하라고 하고...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아. 아니다 “풋사랑”에 나오는 엄마는 안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날 밤 같이 “풋사랑”을 재밌게 읽기도 했다.
그만큼.. 익숙한 어른들의 모습이 지운이을 비롯한 친구들을 속상하게도 하고 답답하게도 한다.
맞벌이를 하고 혼자 가계를 책임져야하는 엄마는 학원수업을 빠지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고, 지운이의 아빠가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받게 될때도 아이가 걱정할까봐 숨긴다. 엄마의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들은.. 결국 지운이의 말에 귀기울이지 못하고 “사랑해”라는 말조차 무가치하고 의미없는 관성으로 여기게 만든다.
넌 아직 어리니까.. 하는 말로 욕구를 누르게 하거나 가족의 의사결정에서 배제하고 어른들끼리 해결하려 하는 일들은 책 밖의 현실에서도 특별한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어른 손님에겐 과하게 친절하면서 어린이들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상점주인이나, 어린이가 전화주문하는 것 자체를 장난전화라고 여기는 중국집 사장님도 그럴듯하다.
엄마의 목소리를 빌려 한 일이,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학원을 못간다고 한 것, 어린이라고 무시했던 중국집에 장난전화를 한 것, 주방아주머니를 구하는 떡볶이집에 전화로 복수한 것... 답답한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거기에.. 부모님이 뭐든 OK한다고 부러워했던 형준이가 친구에게 함부로 말해 큰 일이 생겼을 때.. 조금 조마조마하던 상황들은 아빠와의 통화로 지운이가 가족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모든 일을 알게된 엄마는 지운이에게 따져묻기 전에 형준이가 벌인 문제를 대신 사과함으로써 해결된다. 그제서야 “사랑해”하는 말의 가치가 진짜로 되살아나게 된다. 하지만 엄마의 목소리를 갖는 댓가로 치룬 소중한 말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정말 궁금했는데... 결자해지! 그 말을 진심으로 함으로써 되찾을 수 있다는 설정에 끄덕여졌다. 엄마 목소리를 밀린 형준이가 친구한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말하며 사과했을 때 잘한 건 아니지만 얼마나 속상한 마음이었으면 그랬을까 사실 어른들이 만든 문제들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일들이 참 많지 않은가 싶다.
가족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아이들이 한뼘 성장하고, 부모나 친구와 진심으로 소통할 때 서로의 말과 행동을 오해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것 그리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말들.. 같이 그리 길지 않은 책이었음에더 읽으면서 여러모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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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자치, 학생주권시대를 열다
김요섭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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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 선거권이라니... 학생자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아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자치의 방향은 무엇이고,

현재 학생자치는 어디까지 왔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지,

함께 고민하고 해볼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세가지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한 책이라는 저자들의 말처럼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여성참정권의 역사가 1983년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폴란드가 1918년, 영국이 같은해(30세 이상 재산이 있는 여성), 1928년 21세 이상 모든 여성에게 인정,

미국이 1920년, 프랑스가 1944년, 대한민국이 1948년, 사우디아라비아 2015년... 서프러제트라는 투쟁의 역사가 없었다면, 현재 18세 선거권이 아니라 여성참정권을 싸워야하지 않았을까?

직접민주주의제를 운영했던 그리스에서도 정치와 토론에 있어 오로지 시민(여성, 노예, 아이를 배제한 남성)에 의한 민주주의에서 출발해서 이제야.. 만 18세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4.13 선거를 앞두고, 모의선거를 해라 마라... 특정 교원단체가 학생들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아직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차마 선거권을 내줄 수 없다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어지러웠다.

유관순열사가 17살에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그레타 툰베리는 16세에 기후변화행동시위를 이끌었다. 어른들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10대가 할 수 있다는 것은 곳곳에서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오히려 18세에 선거권이 주어질 때 청소년이 보다 더 삶과 맞닿은 문제로 사회와 정치를 바라보고 더욱 생생한 시민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홍차왕자라는 일본 만화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가 교내문화제였다. 기획부터, 준비 그리고 행사를 치루기까지 온전히 학생들의 몫이고 일년 중 가장 큰 행사로 학생들의 자부심이 크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 극복해내면서 한층 성장하게 되는데, 이 책(71쪽)에서도 '일단 배가 산으로 가든, 제 방향으로 잘 가든 믿어주는 지지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믿고 맡기는 선생님도 활동의 내용이 미미하거나 갈등 상황이 생기면 즉각 개입하여 대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면 일단 마지막 보루가 무너진 느낌이고 평소 학생 호라동에 대한 애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선생님도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한 활동을 우선시하며 대리 결정하는 장면에서 이게 무언가라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학생자치활동이 이뤄지는 것 같지만 실제는 허수아비 같은 역할을 할 때가 많다.' 라는 학생의 말이 씁쓸하다. 잘해보려고 했지만 좌절했던 나를 보는 것도 같고, 옆에서 지지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한발 물러선 선생님의 모습이 보여서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요즘 서울시교육청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하나가 '꿈'사업이다. '꿈을 담은 화장실', '꿈을 담은 교실', '꿈을 담은 놀이터'... 꿈 시리즈의 취지는 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보기좋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학생들이 진짜 주체가 되어 우리의 삶터인 학교와 교실을 돌아보고 어떤 삶을 나누고 싶은지 그 고민을 나누며 만들어가는 공간혁신 교육이다.  코로나때문에 학생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제한되는 상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지만 전체 어린이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우리 공간을 바꿔나가는 일이 가능할까?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것이 요즘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학생의 주체적 참여로 엮어가는 삶의 공간의 변화를 모색하고 단지 행사위주 이벤트처럼 이루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교사들이 교대나 사대 교육과정에서 학생자치에 대해 제대로 배운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교대교육과정내에서는 없었다. 학급운영, 학급자치, 학생자치에 대해서 잘 모르고 현장에 와서는 정해져 있는 시간을 채우기 바쁜 하나의 과중한 업무로 여겨지는 것도 큰 이유인 것 같다. 심지어 연간 회의주제를 다 잡아결재받아놓고 그때그때 해나간다는 학교도 본 적이 있다. 실제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바꾸거나, 문제를 해결하거나 주체가 되어본 경험이 없고 피부에 와닿지 않는 형식적 회의만 한다면 자치에 생명력을 갖긴 어렵다. 교사들 역시 학교안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경험을 과연 얼마나 했을까? 뭔가를 바꿔본, 참여의 경험들이 있었을까? 나 자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학생들과 나누고 가르친다는 것이 가능할까?

학교와 사회의 문화가 어떻게 바뀌어야할 것인지, 법과 제도적인 측면, 구체적인 실천 사례들도 소개하며 학생자치, 학생주권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손내밀어주는 책이 반가웠고  동료선생님들과 꼼꼼하게 같이 읽으며 우리는 어떤 것부터 실천해볼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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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ftmk 2020-10-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선생님이 쓰신 학생자치에 대한 댓글을 보고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퍼실리테이터로 참여적 회의진행을 설계하고 진행하는일을하며 종종 학교요청으로 학교에가서 회의진행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댓글을보실지 모르겠지만 확인하신다면 인터뷰를 요청드리고싶습니다 제대로 학교현장에서 회의방법을 알려주는길이 무엇지에 대해서 의견을구하고자합니다 개인적으로 학교내에서 민주적 소통구조만들기에 관심이 참 많습니다 제 메일주소는 leftmk@hanmail.net입니다 가능하시다면 메일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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