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이야기 - 사람을 움직이는 힘
리처드 윌리엄스 지음,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개그맨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무플이 더 괴로웠어요.’ 이것은 동료 개그우먼과의 스캔들에 이렇다할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한 개그맨의 인터뷰 제목이다. 익명의 가면을 이용한 악플이 연일 문제시 되고 있는 요즘, 이 개그맨의 농담 섞인 고백은 ‘관심’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을 재차 확인시킨다. 무릇 연예인이란 대중의 인기를 녹으로 하는 직업이니 이것을 일반적인 사례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욕을 먹는 것이 무관심보다 나을 것이야 없지 않은가. 다만 동기부여에 있어서 관심이 자치하는 역할이 상당하다는 것만은 인정할 수 있겠다.

사람이 사람을 움직이는 것의 정도를 수용자의 내면에까지 확대시킨다면, 이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거쳐 가능해진 염력도 특정 부분에 그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 책, <피드백 이야기>(토네이도. 2007) 역시 그런 허황된 인조인간의 설계도를 좇고 있지 않다. 또한, 인간관계의 토대가 ‘대화’와 ‘동기부여’에 있다는 흔해빠진 개념론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다. 즉, 뻔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인간관계의 재정립에 대한 방법론을 반복적으로 습득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비단 직장생활에서의 연공서열에 따른 관계만이 아닌, 가정과 사회전반에 걸쳐 그 구성원 간의 마찰은 여러모로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직장에서의 마찰은 곧, 생산력의 저하를 야기하고 가정에서는 그러한 문제가 폭력과 탈선으로 직결된다. 나아가 사회전체를 놓고 봤을 때, 마찰은 불신을 낳고 그것은 결정적으로 발전의 발목을 잡아채게 된다. 이렇게 중요함이 명명백백한 문제에 대한 우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일까?

민심을 휘어잡아 사회전체를 이끌어 나갈 거창한 명판이 없다고 해도 모두는 가정, 학교와 직장,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를 맺게 되고 불가피하게 마찰을 겪는다. 이것에 대처하는 방법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칭찬이나 대화의 유효성은 누구에게나 적당한 방법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이 보편타당한 방법은 현실에서 너무도 쉽게 벽에 부딪친다. 대화를 위해 의식적으로 마련한 자리는 불편함만을 유발하고, 반감을 억누르고 늘어놓은 칭찬 앞에서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대 앞에서 이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이런 경험의 반복을 통해 알면서도 못하는 것이 있다는 합리화만 강해질 뿐이다. 그렇다면 왜, 그것이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인가.

잘한 일에 독려하고 잘못에 엄격한 벌을 주라. 는 이 자명하고 구태의연한 말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의 원인으로 먼저, 이런 피드백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책에 정의 된 피드백의 종류는 4가지인데, 바로 ‘지지적, 교정적, 학대적, 무의미한 피드백’이 바로 그것이다. 뒤의 2가지, ‘학대적, 무의미한 피드백’은 사용해서는 안 되지만 종종 무의식적으로 남발하는 것들이다. 적절한 ‘칭찬’과 이유 있는 ‘훈계’로 볼 수 있는 ‘지지적, 교정적 피드백’과 그 두 가지를 혼동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인사치레로 하는 칭찬이나 축하의 인사, 그리고 일상적인 대화에서 ‘무의미한 피드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무의미한 피드백’이 말 그대로 무의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관계의 단절을 우발하는 초석이 된다는 사실이다. 생각해보라. 마음에 전달되지 않는 무의미한 시쳇말의 나열이 피드백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또한 잘못에 뒤따라오는 피드백으로 ‘교정적 피드백’이 아닌 ‘학대적 피드백’을 선택한다. 이것은 비단 잘못에만 상응하지 않고 대화의 전반에 걸쳐 선행되는 경우가 많다. 무의식적으로 인상을 쓴다거나 한숨을 쉬며 대화를 시작하는 버릇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우리가 얼마나 자주 학대적 피드백을 성실히 이용하는지 분명해 질 것이다.

이제 4가지 유형의 피드백을 구분한다면, ‘지지적 피드백’과 ‘교정적 피드백’을 적절히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이것이 말이 쉽지 곧 바로 효과를 거둘 수 있지는 않다. 이미 맺은 관계에서 ‘학대적, 무의미한 피드백’을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이점과 사람마다 가진 피드백을 담는 공간이다. 이 책에서는 타인에게 행하는 피드백과 타인에게서 받는 피드백을 수용하는 통을 가정하고 있다. 그 통에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어 그 상태로는 남에게 줄 피드백이 바닥남과 동시에 그것을 수용할 수도 없다. 흔한 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때문에 그 구멍을 적절히 막을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반창고의 역할 역시 피드백이 해낼 것이다.

‘지지적 피드백’은 올바른 행동의 반복을, ‘교정적 피드백’은 잘못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를 위해서는 결단과 꾸준함이 필요하다. 여태껏 대인관계에서 범한 무의미하고 학대적인 피드백의 과오를 청산하기 위한 결단과 지지적이고 교정적인 피드백으로 관계를 재정립할 꾸준함 말이다. 이미 구멍이 송송 뚫린 피드백 통에 붙인 반창고는 그 접착력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적절한 반창고를 선택하는 지혜와 떨어지면 다시 붙일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한 그보다 우선하여 이미 얻은 상처에 대한 사과 등의 결단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한 반복이 쌓인다면 기존의 잘못된 관계를 바로 잡을 것이고, 새로운 관계에는 구멍 없이 단단한 피드백 통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 첫걸음으로 책의 말미에 있는 피드백 평가목록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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