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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평점 :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를 보자마자, 누구나 그랬겠지만, <미 비포 유>를 떠올렸다. ‘그가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사랑에 빠졌다’는 말이 새겨진 표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날 정도로 나는 루이자 클라크와 윌 트레이너의 이야기를 사랑하고, 저자 조조 모예스를 사랑했다. (클라크와 트레이너를 향한 사랑은 아직도 유효하나, 조조 모예스는 아니다. <미 비포 유>는 내 최고의 선택이었고, <애프터 유>는 가장 실망스러운 선택이었으니까!) 아무튼 이 엄청난 우연을 작가가 노린 것인지, 아니면 출판사 편집부(혹은 마케팅부)의 작전인 것인지가 읽기 전부터 무척 궁금했다. (마시멜로 출판사 담당자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워낙 유명한 <미 비포 유>를 떠올리도록 하는 게 신간 <유 미 에브리싱>에게 득일지는 읽어봐야 알 수 있어서, 곧장 읽기 시작했다.
<유 미 에브리싱>의 애덤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욱했다. 여자 친구인 제스가 아이를 낳는 날 갑자기 잠수를 타질 않나, 하루 지나고 립스틱 자국을 묻힌 채 술 냄새 풍기면서 들어오질 않나. 누가 봐도 바람의 증거였지만 애덤은 부인할 뿐 그 시간에 무얼 했는지 밝히지 않는다. 이 일은 제스와 애덤이 갈라서는 데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제스는 아들 윌리엄과 영국에, 애덤은 프랑스로 떠난다. 그렇게 다시는 애덤을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렇게 다시 애덤이 등장한다. 제스와 윌리엄의 삶에.
불치병을 앓으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엄마의 소원이라면 못 들어줄 것도 없다. 윌리엄에게는 아빠가 필요하다며, 둘 사이의 개선을 위해 제스는 결국 등 떠밀려 프랑스로 향한다. 전남친이자 아이의 아빠인 애덤을 만나러. 아빠가 처음이라 서투른 부분이 많아 윌리엄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시간을 보내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더 돈독해진다. 제스의 엄마가 바랐던 대로. 그 사이 애덤은 제스와 윌리엄에게 마음을 열어가는데, 이상하게도 제스는 애덤을 사랑하는 듯하면서도 선을 긋는다. 윌리엄과 애덤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제스. 과연 두 사람은 10년 전의 오해를 풀고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미 비포 유>에 비해선 훨씬 희망적인 엔딩이었지만, 명작인 책과 비교하면서 읽다 보니 약간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었다고는 하기 힘들겠다. 가볍게 읽기 좋았던 <유 미 에브리싱>. 새로운 질병에 대한 관련 지식을 알게 되어 만족스러웠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유 미 에브리싱>. 오해를 풀지 못하고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안타까운 만큼, 제스와 애덤, 그리고 윌리엄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그리고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