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 최성애.조벽 교수가 전하는 애착 심리학
최성애.조벽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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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에서는 ‘수저론’이라는 개념이 혜성과 같이 등장해서 사람들의 경제적인 위치를 수저로 판단하고는 했었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었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쉼 없이 일해도 흙수저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도 존재하니까 시대의 정황상 모든 것이 딱 들어맞는 듯 한 이론이 돼 버린 ‘수저론’ 일각에서는 사람의 인생을 수저에 비교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비판과 시선을 보냈지만,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서글프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현실과 비슷한, 이 얼마나 웃프면서도 자극적이고도 잔인한 이론이냐고.


그런데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에서 대한민국에 제시하는 이론은 수저론과 비슷한 듯 하지만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바로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요소인 정서의 건강은 수저론에 따른 수저의 계급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부해서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정서적으로는 흙수저일 수도 있는 것이고,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는 정서적 금수저일 수 있다는 것. 과연 무엇이 한 사람의 정서를 부하게 하거나 혹은 가난하게 만드는 것일까?


저자들은 입을 모아 하나같이 잘못된 애착 관계의 형성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잘못된 애착 관계가 형성되거나 했을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이 때의 경험은 인생의 전반적인 부분을 심하게 손상시켜 사회적인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다. 대한민국을 현재 위협하고 있는 마음의 병의 원인이 바로 ‘애착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의도치 않게 어마어마한 사실을 깨달아 알게 된 것 같아 한동안 어떠한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상당했다. 문제의 원인이 애착 관계의 잘못된 형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과연 이것을 예방하거나 다시 교정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를 끝까지 읽어가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여유는 생기는 게 아닙니다. 여유는 선택하고 만드는 것입니다. 함께하는 시간을 우선 순위의 맨 위에 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루에 단 10분만 아이와 시간을 보내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마음과 정신을 오롯이 아이에게 쏟으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여유입니다. 


대한민국의 사회적인 현상들과 바뀌어가고 있는 모습들을 바라보면, 한편으로는 참 아이를 양육하기 힘든 사회라는 것을 가끔가다 문득 느끼고는 한다. 그렇기에 정부와 사회, 그리고 우리, 더 세분화되어서 가족들과 나부터가 조금씩 바뀌어나가야 하고 협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더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공부하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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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양정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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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의 언어는, 진솔한 배려의 마음에서 나온다.


매일 사용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매개체, 언어. 선조들의 말에서처럼 말로 천 냥 빚도 갚을 만큼 언어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득을 안겨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언어의 중요성을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저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했던 사람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본 사람이고, 민주주의가 활짝 피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을 사람들 중 하나다. 그렇기에 그가 민주주의를 ‘홍보’하려고, 즉 언어를 이용해서 민주주의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 위해 쓴 [세상을 바꾸는 언어]는 여러모로 참 고맙고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저절로 들게 한 책이었다.


언제나 사용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의외로 모르는 것이 많은 존재, 언어에 대해 한 번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나름 바른 언어생활을 하고 있고, 또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끄럽게도 무의식중에 ‘차별’이 가득하고 ‘바르지 않은’ 언어생활을 하고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나의 현재 언어습관과 생활을 점검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평등, 배려, 공존, 독립, 존중의 언어를 차근차근 알려주면서 ‘민주화의 마지막 여정’인 언어의 민주화, 즉 ‘세상을 바꾸는 언어’를 보급하고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 [세상을 바꾸는 언어]. 실제로 민주화의 여정을 하나씩 밟아 온 저자이기에 그가 말하는 민주화의 언어와 세상을 바꾸는 언어에 더 신뢰가 간다. 그가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보급을 통해 하루빨리 실현되기 원하는 민주화 된 대한민국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우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걸까? 아니면 멀어지고 있는 것일까?


책의 내용은 불편하다. 내가, 우리가, 사회가,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이유와 고유의 문화를 토대로 세워진 것이 언어이기에 잘못된 것을 꼬집는 내용이 편할 리가 없었다. 알고 있던 것이 사실과 다르기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불편한 진실에 마음이 무겁지만 읽는 내내 한 가지 사실만 명심하기를 바란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은 말과 글이고, 바른 말과 바른 글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세상과 더 나은 나라,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게 하는 밑바탕이 되어 준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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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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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유리천장, 층간소음, 갑질 등, 다양한 사회적인 현상들의 민낯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을 때, 무슨 감정이 들어야 정상이고, 무슨 생각을 가져야 바른 것일까? 부끄럽지만 나는 저자가 ‘이것은 비정상적인 것이다’고 말하며 변화를 촉구하고, 독자들에게 깨어 있으라고 권고하는 부분들에서 지극히 당연하다고 느껴왔거나, 혹은 순리라고 생각하며 그저 받아들이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전 세대가 그래왔고 지금의 세대도 그러하듯, 나 역시 감내하면서 살아야 하는구나, 싶은 것을 훨씬 더 어렸을 때부터 눈치껏 알게 된 것일 지도 모르겠다. 무척 안타깝고, 또 슬픈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정말 읽다 보니, 나 자신이 ‘하나도 괜찮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저 묵묵히 감내하면서 살아왔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속으로는 불평불만이 꽉 차 있어도, 싫은 소리 듣기 싫어서, 튄다는 이야기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바른 방향으로 역주행하기 보다는 사회를 거스르지 않고 함께 묵묵히 따라가는 길을 택한 나. 언제부터일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이.


감정이 오작동하고 있는 21세기 사회에서 나를 지키도록 돕는 실천 인문학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통해 처음으로 이러한 사회 현상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내가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하지만 하는 수 없이 받아들였던 불편한 진실들을 표현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옳지 않더라도 눈치를 보면서 옳다고 맞장구치던 사회와 시대는 벌써 저 멀리 떠나버렸다는 것도.


이 책을 읽는 것은 불편하다. 책의 내용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때로는 도망가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도망갔더라도 다시 돌아와서 책을 펼쳐 들 수밖에 없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은 하나의 거짓이 없는, 그야말로 우리 사회를 제대로 보여주는 거울이었으니까. 작은 일에도 불편함을 느끼고 옳지 않다는 것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부럽고, 그런 사람들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저자의 바른 생각 역시 무척 닮고 싶었다.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세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잘못된 방식으로 굴러가는 세상을 마주볼 수 있도록 돕는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생각이기에 바꾸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로 하겠지만, 그래도 ‘하나도 괜찮지 않다’는 것을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으니, 오늘부터 하나씩, 조금씩, 천천히 바꾸어 나가려고 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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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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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에는 겨울 스포츠인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매해 북적인다. ‘겔렌데 마법’의 법칙이 언제나 힘을 발휘하는 스키장. 설원의 분위기로 인해 자신의 장점은 부각되고 단점은 감추어지는 현상을 일컫는 단어이다. 그래서 누구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스키장에서 종종 사랑에 빠진다. [연애의 행방]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역시 다를 바가 없다.


여자 친구 미유키와의 결혼을 앞두고 심란해진 나머지 애인과 스키장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버린 고타의 이야기와,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여자 친구에게 기억에 남는 프러포즈를 선물하기 위해 스키장을 찾았다가 간발의 차이로 그녀를 놓치게 된 히다의 슬픈 과거, 그리고 기분 전환을 하러 참가하게 된 스키장 단체 미팅에서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게 된 모모미의 이야기까지.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사랑하고 싶어 하는’ 캐릭터들이 가득한 [연애의 행방].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며 스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번째 로맨스 소설, [연애의 행방]. 공통점이라고는 겨울 스포츠인 스노보드를 즐긴다는 것과 사랑에 빠지고 싶어 한다는 것 이외에는 찾을 수 없는 이들이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가지 사건들과, 그 속에서 밝혀지는 그들이 숨기고 있는 이야기들의 전개가 손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모든 이야기는 얽히고설킨 하나의 큰 이야기를 그려낼 뿐 아니라, 주로 추리나 미스터리 장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몰입해서 읽는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로맨틱한 코미디 장르인 [연애의 행방] 속에서도 등장인물들이 쉽게 보여주지 않는 그들의 사연과 이야기들을 유추하기 시작했고, 착착 들어맞는 진행에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에 맞게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역시 그 기대에 미치는 [연애의 행방]이었다. 보통의 로맨스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오직 히가시노 게이고만이 쓸 수 있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연애의 행방]은, 평범한 스키장을 배경으로 하기에 더 실감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한 스키장에서 일어나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고, 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코믹한 이야기들로 버무려진 [연애의 행방]. 책을 덮는 지금, 몸은 집에 있어도 마음만은 스키장에 있다는 것을 저절로 느낀다. 나만의 설원 로맨스를 꿈꾸게 만드는, 사랑이 넘치면서도 유쾌한 히가시노 게이고 표 로맨스 소설 [연애의 행방]. 당신의 기대에 반드시 응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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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 - 정치의 도구가 된 세계사, 그 비틀린 기록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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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지배하려는 열망에 휩싸인 히틀러와 나치가 그랬고,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도 그랬다. 러시아의 스탈린 뿐 아니라 IS 역시 그랬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하여, 권력은 무엇을 위하여 역사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인가? 언제부터 역사가 정치의 도구가 되었을까?


미국은 미국예외주의 사상에 깊이 빠져 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한 것이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로 미국의 우월함과 예외주의 사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부분은 왜곡시키거나 아예 없애버려도 문제가 될 것 없을 것이라는 믿음마저 가지고 있었던 나라, 미국. 오바마는 미국예외주의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대통령은 아니었지만, 이미 나라에 팽배해 있는 이 사상을 불신하게 된다면 자신이나 나라에 유익할 것이 없음은 알고 있었다. 미국이 예외인 이유, 미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이유를 오바마는 “과거의 잘못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삶을 맞이하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미국의 남다른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예외주의를 신뢰하는 대통령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오바마는 미국예외주의를 새로운 시선과 방향으로 해석하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어찌 보면 미국예외주의를 가장 잘 사용한 역대 대통령 중 한 명으로 불리게 됐다.


모두가 다 알다시피 히틀러는 독일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 온갖 방법들을 다 동원했다. 그 중 하나는 역사를 조작하고 왜곡해서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과 사상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아리안 민족의 위대함을 높이 사고, 민족의 우월함 등을 찬양하는 이야기를 교과서에 실어 주입시킨다.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승리이며,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는지 따위를 추궁당하지 않을 것이다.”


히틀러의 선전 장관인 괴벨스의 논리대로 나치는 권력을 이용하여 진실을 없애고 거짓을 대신 채워 넣었으며, 독일인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거짓 논리들과 주장들로 그들을 현혹시켰다. 그 결과, 거짓의 유혹에 휩쓸린 독일인들은 나치를 지지하고 옹호하게 되었고 무시무시한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와 나치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권력은 왜 역사를 지배하려 하는가]를 통해서 살펴본 과거를 손보아 권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사람들의 사례들은 하나같이 교묘하고 대범하기까지 했다. 작은 거짓말이 아닌 큰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일삼아 진실처럼 보이게 했던 히틀러나 무솔리니, 종교라는 이유로 탄압했던 인도 등, 참 다양한 나라의 지배자들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 역사를 교묘하게 바꾸어 사람들을 선동했고, 불안감과 불신을 증폭시켜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냈다.


생각해보니 일본도 우리나라를 강제로 침범하고 있었을 당시에 우리의 역사를 제멋대로 마구 주물렀던 것처럼, 과거는 현재의 우리와 나를 있게 한 존재이기 때문에 권력자들이 원하는 효과가 발현되는 데 아주 수월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과거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며, 현재이자 미래가 되는 셈이다”고 말한 저자의 말처럼, 과거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온전하게 보전해야 할 필요성을 깊게 느끼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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