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1930 한국 명작소설 1 - 근대의 고독한 목소리 한국문학을 권하다
이인직 외 지음 / 애플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소설특히나 이 책에 실린 명작들이 쓰인 연대의 작품들은 대부분 교과서나 문제집에서만 주로 접했지읽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오직 시험을 위해 문장들을 해부하고분석하는 과정 속에서 싫증을 많이 느꼈다정답은 없다고 하지만모범답안을 써 내기 위해서 달달 외우고 있는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났고그 때문에 한국 문학 작품들과는 멀어지게 됐다하지만 [한국 명작소설 1]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작품들과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다 보니 전보다는 반감이 많이 줄어들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이렇게 본다는 것 자체가 참 새로운 경험이었다특히나 1900-1930년대는 우리나라의 국권이 침탈된 시기였기 때문에 문학 작품 속에서도 그 시대적인 배경이 묻어나오는 게 많은 배움도 함께 주지 않았나 싶다이야기만 실린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인생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서술해놓아 작가를 알게 되고 작품 속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어서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국권 회복에 앞장서서 펜을 들었던 위인들과나라를 일제에 넘기는 데 앞장섰던 사람들의 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친일파 이인직이 쓴 [혈의 누]에는 일본을 찬양하고 제국주의에 협조해야 한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었던 반면조명희는 일본과 조선 사이의 대립을 보여주면서 민족 해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낙동강]을 쓰기도 했다.

국권을 다른 나라에 넘기기 위해서 애를 썼던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민중을 깨우겠다는 계몽 의식을 갖고 책을 썼을 것이고국권 회복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나라를 빼앗기면 안 된다는 의식을 민중들에게 심어주기 위해또 다른 계몽을 위해 펜을 들었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그들 덕분에 그 당시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었고소설이 근대화되는 과정 속에 있었던 그 변하는 모습들을 보며 문학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별명은 따분한 클래스메이트.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지 못해서 고립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는 한 소년이다그리고 또 다른 한 소녀밝고 털털한 매력을 갖고 있어 누구에게나 예쁨 받고 사랑 받는 아이인 그녀는 공통점 하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그러다 우연히 병원에서 그녀와 마주친 뒤비밀을 알고 있는 클래스메이트가 돼 버린 

언제나 밝고 활기찬 그녀가늘 비밀을 알고 있는 클래스메이트라고 불러 줄 것만 같은 그녀가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는 그녀의 비밀을 지켜 주면서 비밀을 알고 있는 클래스메이트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덕분에 아주 시끌벅적한 삶을 살게 되었고.

책 속에서 로 등장하는 소년은 열일곱 살 고등학생이지만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다그리고 그녀 역시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다그것이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었을까시한부 선고를 받고 난 이후 투병일기가 아닌 공병일기를 쓰기 시작한 그녀와그리고 병원에서 우연히 공병문고를 발견하고 읽게 된 소년그것을 발견한 그녀는 그 자리에서 소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췌장에 병이 생겨서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그리고 가족 이외에는 이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

그녀는 소년에게 자신의 마지막 인생을 꾸며 줄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한다소년은 거절할 타이밍을 놓쳐서’ 하는 수 없이 약속장소에 다다르게 되고그렇게 한 번두 번씩 만나면서 서서히 타인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소년의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없느냐는 말에 리스트를 작성한 그녀는 고기 무한 뷔페도 가고라면 장인에게도신칸센을 타고 1박 2일로 여행도, 5성급 호텔에서 잠도 자 보기도 한다따분한 클래스메이트라고 불리는 그 한 소년과 함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제목은 처음에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그렇지만 다 읽고 나니 우악스럽다고 느껴졌던 그 제목이누군가에게는 절규에 가까운 부르짖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그 소녀는또 그 소년은 서로에게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어떤 사람에게든 오늘 하루의 가치는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꿈을 갖고 있을 때 사람의 존재는 더욱 더 반짝거린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고 일상과 진실을 부여해주는 유일한 존재이자 타인을 인정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 “타인을 사랑할 수 있고 타인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또 인간성도 이상도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도” 모조리 변하게 만든 존재 아니었을까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나 자신이 단 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소중한 사람 아니었을까.

누군가 나를 먹어주면 영혼이 그 사람 안에서 계속 산다는 신앙도 외국에는 있다던데”(37). 책 초반부에 이 말이 화근이 되어 그녀는 소년에게 췌장은 네가 먹어도 좋아.” 하고 말한다싫다고 단칼에 거절했던 소년은 책 후반부에 이렇게 고백한다.

하지만 그때 알았다그녀가 나에게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준 그때에… 나는 어떻게 하면 네가 될 수 있었을까나는 어떻게 하면 네가 될 수 있을까… 그녀에게 선물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은 없었다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그 말을 그녀의 휴대폰을 향해 보냈다나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50-251).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말은 단순히 그 단어가 뜻하는 그 의미가 아니었다사랑으로라는 단어로조차도 표현할 수 없는 이들의 감정을 함축적인 의미로나마 전달할 수 있었던 유일한 문장이었던 것이다삶의 막바지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왔던 소년을 향한 소녀의 마지막 말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였다삶에 회의를 느끼고 있던 소년에게 억지로 시작했지만 결국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 소녀를 향한 소년의 마지막 고백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였다그녀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소년에게로부터 들었던처음이자 마지막 고백.

읽는 내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열일곱 살이제 꽃 피울 나이인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인생이라니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그들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자신의 비밀을 따분한 클래스메이트이자 비밀을 알고 있는 클래스메이트에게만 털어 놓는 그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통해마지막 나날들을 힘껏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서 산다는 것에 대해 배웠다인생의 말미에 서 있는 열일곱 살 고등학생 소녀를 통해.

“‘산다는 것은……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되는 것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나 혼자서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없어…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어나 스스로 선택해서 나도 지금 이곳에 살아있는 것처럼.’”(222).

살아있는 것 자체만으로내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벚꽃을 뜻하는 그녀의 이름인 사쿠라처럼 참 아름다운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일본의 KTX 격인 신칸센을 타고 각자 다른 일로 다른 곳으로 향하는 네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각기 다룬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를 읽고 나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책을 덮고 나서 제목을 다시 보았을 때였다제목 뿐 아니라 내용에서 강하게 풍겨오는 봄의 향기로 참 행복했다신칸센을 타고 좋든 싫든 한 목적지에 다다르고 나서그곳에서의 이야기나 추억을 되살리면서 외로웠던 타지의 생활을 잊고 잠깐이라도 고향에 다다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주인공들을 볼 수 있었다바쁜 도시 생활에서 빠져나와 꽃향기 맡으면서 고향 집으로 향할 때 그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대표적으로는 신칸센을 타는 토모야가 있다토모야는 아무 연고 없는 우에노에 홀로 살고 있는 외할머니를 돕기 위해 도쿄에서 내려가던 중이었다남편을 일찍 여의고 사남매를 홀로 키웠던 할머니는 10년 전 홀로 떠났던 여행에서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났고 자녀들에게 동거하겠다는그야말로 폭탄선언을 했다사남매 사이에서는 찬반이 갈렸고결국 그 일 이후로는 사이가 서먹해져서 서로의 얼굴 보기도 힘들 정도가 되었다토모야는 할머니에게 제멋대로 결정해서 혼자 밀고 나갔으니 싸움이 난 거 아냐며 엄청난 민폐라고 못을 박았다하지만 새로 산 원피스를 이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사람이 바로 할머니의 남자친구였다는 것그리고 어느 샌가 모두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곱게 늙어 죽는’ 게 바로 할머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었던 자신들의 지난날을 말해주는 엄마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토모야는 할머니를 좀 더 이해하게 된다.

그 밖에도 후쿠시마에 사는 미래의 시부모님을 찾아뵙는 리츠코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4년 만에 고향을 다시 찾는 타케후미이모의 결혼식을 위해 엄마의 고향으로 향하는 초등학생 치사토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칸센 승무원 사쿠라까지모두 신칸센을 타고 자신의 고향혹은 가족의 고향을 향해 여행을 했다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답게 따뜻한 내용들이 주로 있었지만어디서나 볼 수 있듯이 도심 속에서의 문제점을 고향에서 새롭게 풀어내는 모습들을 통해 고향의 중요성’, 혹은 고향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주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사쿠라의 작은 바램처럼바쁜 일상 속에서 지쳐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고향처럼 언제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가 우리들의 작은 고향이 되어주지 않을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고의 석학들은 어떻게 자녀를 교육할까 - 석학 35인이 한국 부모를 위해 쓴 자녀교육서
마셜 골드스미스 외 지음, 허병민 엮음, 박준형 옮김 / 북클라우드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 부모든지 자녀를 잘 양육하고 교육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렇지만 그러한 마음이 넘친 나머지 아이를 망치는 경우도 곁에서 종종 본 적이 있고또 뉴스로도 나오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하는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나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늘 고민해 왔던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고자 [최고의 석학들은 어떻게 자녀를 교육할까]를 읽게 되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나 역시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중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들어왔다그래서 한국과 미국의 교육방식의 차이점을 알고 있다무엇이 좋다나쁘다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배웠을 때의 기억을 토대로 말하자면 훨씬 더 재미있게” 학습을 했던 것 같다그러한 좋은 기억들로 이 책에 등장하는 석학들이 서양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국과는 또 어떤 다른 방법을 이용할까또 석학이니 어떤 식으로 자녀를 훈육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모든 석학들의 교육 방식은 자신들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세워진 것이라 무엇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마음에 들었다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로저 생크의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불문율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그는 자신의 아들로 예를 들었는데그 아이는 지하철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이였다다른 나라를 방문하거나 살더라도 지상은 밟아본 적이 거의 없다고 표현할 만큼 지하철만 타고 돌아다녔다그랬던 아이가 대학교에 가서 역사를 공부하겠노라고 선포하자그는 당장 아들에게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무엇을 전공해야 하느냐고 묻는 아들에게그는 네가 좋아하는 지하철이라고 답했다아들은 교통 체계에 대한 꿈을 갖고 매일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자신의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고 장점을 알아차린 로저 생크그는 대한민국의 부모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아이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고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부모가 할 일이 아닙니다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겁니다그 다음에는 성인의 지식을 활용해 아이를 위한 실용적인 제안을 하는 거예요”(40).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미래를 위해 포기하는 요즘 세대를 바라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로저 생크의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부모가 강요하지 않아도 학교 자체에서 그런 말을 계속 듣는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에게 집에서마저 나도 모르게 강요한 것은 아닐까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하라는 이 간단한 것이 왜 이리 실천하기 힘든 것일까내 욕심 때문은 아닐까 하고 반성하게 됐다.

그리고 가장 감동스러웠던 글은 윌리엄 폴 영의 [한국의 부모들에게 쓰는 편지아이를 잘 키우고 싶나요?]였다익히 들어본 [오두막], [갈림길], [이브]의 저자인 그는 자신의 저서가 한국에 출판됐을 때 몇 년의 시간을 두고 방문했다그리고 몇 년 동안 성과 중심과 체면 차리기가 만연했던 대한민국의 사회가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는데그것은 질문에서 느껴지는 절박함이었다고 한다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단 한 명이라도 똑같지 않다쌍둥이마저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그런 아이들에게 동일한 교육법을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거다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과거에는 우리 아이에게는 맞겠지라는 생각으로 모든 사람들이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면 모든 아이를 그 방법에 맞춰 교육했다고 한다(329). 아이라는 인격이 아닌오로지 방법에만 맞추어진 관심의 초점그래서 아이들은 그렇게 공부 기계가 되었고사회가 필요로 할 때 쓰이고 또 가차 없이 버려지는 사회의 소모품이 되어버렸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교육은 그러한 아이들을 길러내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었다.

그런데 사회가 바뀌고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자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을 찾는 부모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저자도 말하다시피, ‘틀린 육아법’, ‘틀린 교육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단지 내 아이와나와 맞지 않는 것뿐이다모든 사람들모든 아이들은 각자 다른 방법을 가지고 태어나고이를 찾기 위해서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단합해서 노력할 때 비로소 발견되는 것이다그 방법을 통해야만 아이가 어떤 사람이고어떤 사람으로 자라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330).

윌리엄 폴 영은 이렇게 말한다.

어느 부모나 마음 한구석에는 자신의 아이를 위한 교육법을 찾길 원합니다하지만 수많은 이유로 방해를 받습니다그럴 땐 기억하세요다른 누군가의 아이가 아닌내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때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요교육을 위해서 아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아이를 위해서 교육이 존재하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331).

교육을 위해서 아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아이를 위해서 교육이 존재하는 것이다.’

참 당연하면서도 감동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아마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생각해보면 나 자체의 존재로 인정받길 원하면서도 아이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자라나길 요구하는 것 자체가 나의 모순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 하고 반성하게 됐다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방법대로 자라나는 것이자신들의 방법대로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해지는 그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라면서 이 책을 덮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이보람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참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정말 제목 자체가 내 심정을 대변해주는 건 오랜만인 것 같아 자연스럽게 끌리게 됐다말 그대로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나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그렇듯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 지 확신할 수가 없어 계속 뒤돌아보게 되고으레 그렇듯 후회하면서 내 자신을 자책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갇혀 살게 된다.

많은 어른들은 조금만 더 크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한다많이 고민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공부 하나에만 집중하라고 말한다책 읽는 것을 강조하지만책 읽을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대한민국 고등학교의 흔한 현실때문에 버티고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세상은 모순 덩어리라고 하지만 이런 것을 강조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또 이런 답답한 미래가 앞으로 펼쳐질 것 같아 미련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런데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데 할 게 없었다무서웠다내가 도대체 뭘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선택한 진로였지만 앞서 간 사람들이 없었기에내가 처음이었기에다른 사람들의 비웃음과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기로 한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쳤다그렇지만 다른 방도가 없어서 한 길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기로 결심했고이 길이 최선이라는 확신과 내가 한 선택이 옳은 거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건 정말 경험해보니 힘든 일이었다모두가 다 다른 것은 정상적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정상적인 삶을 사는 나 자체를 한 부분에 규격화 시키는 작업 자체가 나에게는 고통이었고 결국에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일이 돼 버리고 말았다처음에는 그러한 갉아 먹힘에 익숙해져 있었던 터라 아무도 나를내 자존감을 갉아 먹지’ 않으니 스스로 하게 됐다자존감이 깊숙이 내려앉게 된 다음,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을 만난 다음내 자신을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다르다는 것이 틀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이 명백한 말을 나는 왜 한 번도 믿지 못했을까.

내가 보내는 하루는내가 걷는 길은 늘 서툴러서 행방을 알 수 없었다적당한 걸음걸이로 걷고 있는 것인지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가고 싶은 대로 걷고 있는 것인지내일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어서 불안했다”(4).

누군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누군가가 나의 심정을 글로나마 표현한 것 같은 그 기쁨에 한결 마음이 편해졌고나를 돌아보면서 스스로 혹사시키던 내 과거를 보게 됐다이 책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내가 가는 길이 옳은 길임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청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