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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이보람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참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정말 제목 자체가 내 심정을 대변해주는 건 오랜만인 것 같아 자연스럽게 끌리게 됐다. 말 그대로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나.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그렇듯,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 지 확신할 수가 없어 계속 뒤돌아보게 되고, 으레 그렇듯 후회하면서 내 자신을 자책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갇혀 살게 된다.
많은 어른들은 조금만 더 크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한다. 많이 고민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공부 하나에만 집중하라고 말한다. 책 읽는 것을 강조하지만, 책 읽을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대한민국 고등학교의 흔한 현실. 때문에 버티고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세상은 모순 덩어리라고 하지만 이런 것을 강조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또 이런 답답한 미래가 앞으로 펼쳐질 것 같아 미련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런데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데 할 게 없었다. 무서웠다. 내가 도대체 뭘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선택한 진로였지만 앞서 간 사람들이 없었기에, 내가 처음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과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기로 한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쳤다. 그렇지만 다른 방도가 없어서 한 길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기로 결심했고, 이 길이 최선이라는 확신과 내가 한 선택이 옳은 거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건 정말 경험해보니 힘든 일이었다. 모두가 다 다른 것은 정상적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정상적인 삶을 사는 나 자체를 한 부분에 규격화 시키는 작업 자체가 나에게는 고통이었고 결국에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일이 돼 버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그러한 ‘갉아 먹힘’에 익숙해져 있었던 터라 아무도 나를, 내 자존감을 ‘갉아 먹지’ 않으니 스스로 하게 됐다. 자존감이 깊숙이 내려앉게 된 다음,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을 만난 다음, 내 자신을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 명백한 말을 나는 왜 한 번도 믿지 못했을까.
“내가 보내는 하루는, 내가 걷는 길은 늘 서툴러서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적당한 걸음걸이로 걷고 있는 것인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가고 싶은 대로 걷고 있는 것인지, 내일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어서 불안했다”(4).
누군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누군가가 나의 심정을 글로나마 표현한 것 같은 그 기쁨에 한결 마음이 편해졌고, 나를 돌아보면서 스스로 혹사시키던 내 과거를 보게 됐다. 이 책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 내가 가는 길이 옳은 길임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청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