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일본의 KTX 격인 신칸센을 타고 각자 다른 일로 다른 곳으로 향하는 네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각기 다룬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를 읽고 나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책을 덮고 나서 제목을 다시 보았을 때였다제목 뿐 아니라 내용에서 강하게 풍겨오는 봄의 향기로 참 행복했다신칸센을 타고 좋든 싫든 한 목적지에 다다르고 나서그곳에서의 이야기나 추억을 되살리면서 외로웠던 타지의 생활을 잊고 잠깐이라도 고향에 다다라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주인공들을 볼 수 있었다바쁜 도시 생활에서 빠져나와 꽃향기 맡으면서 고향 집으로 향할 때 그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대표적으로는 신칸센을 타는 토모야가 있다토모야는 아무 연고 없는 우에노에 홀로 살고 있는 외할머니를 돕기 위해 도쿄에서 내려가던 중이었다남편을 일찍 여의고 사남매를 홀로 키웠던 할머니는 10년 전 홀로 떠났던 여행에서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났고 자녀들에게 동거하겠다는그야말로 폭탄선언을 했다사남매 사이에서는 찬반이 갈렸고결국 그 일 이후로는 사이가 서먹해져서 서로의 얼굴 보기도 힘들 정도가 되었다토모야는 할머니에게 제멋대로 결정해서 혼자 밀고 나갔으니 싸움이 난 거 아냐며 엄청난 민폐라고 못을 박았다하지만 새로 산 원피스를 이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사람이 바로 할머니의 남자친구였다는 것그리고 어느 샌가 모두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곱게 늙어 죽는’ 게 바로 할머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었던 자신들의 지난날을 말해주는 엄마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토모야는 할머니를 좀 더 이해하게 된다.

그 밖에도 후쿠시마에 사는 미래의 시부모님을 찾아뵙는 리츠코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4년 만에 고향을 다시 찾는 타케후미이모의 결혼식을 위해 엄마의 고향으로 향하는 초등학생 치사토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칸센 승무원 사쿠라까지모두 신칸센을 타고 자신의 고향혹은 가족의 고향을 향해 여행을 했다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답게 따뜻한 내용들이 주로 있었지만어디서나 볼 수 있듯이 도심 속에서의 문제점을 고향에서 새롭게 풀어내는 모습들을 통해 고향의 중요성’, 혹은 고향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주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사쿠라의 작은 바램처럼바쁜 일상 속에서 지쳐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고향처럼 언제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가 우리들의 작은 고향이 되어주지 않을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