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독서 노트의 힘 - 책 읽고 난 후 쓰기 습관 들이기
이은정 지음 / 미디어숲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 노트는 뭐랄까, 나에게 습관 같은 것이었다. 기억하고 싶거나 코멘트 달고 싶은 문장은 베껴 적고 그 밑에 내 생각을 적곤 했다. 의문이 드는 부분, 화나는 부분도 적었다. 책 자체에 밑줄을 긋거나 표시를 하면 다음에 읽을 때 이전 것에 사로잡혀 새로운 감상을 갖지 못할 것을 걱정해서 애초에 노트를 하나 장만했다. 안타깝게도 이사 과정에서 여러 번 잃어버리고 아예 읽을 수조차 없게 되어 버린 게 대부분이라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독서 노트는 나와 함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계속 기록한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듯, 잊기 위해서. 


사실 <초등 독서 노트의 힘>을 읽은 건 지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내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옛날부터 습관처럼 작성해온 독서 노트를 아이들은 숙제처럼 여겼고 힘들어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조언 내지는 도움을 받기 위해 읽기 시작한 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로운 것은 없었다. 아니, 내가 하는 방식이 맞았다. 그래도 확신을 하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아주 훌륭한 예시가 되어주어 부담도 덜었다. 


<초등 독서 노트의 힘>에서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활동 예시들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정리해 두었다는 거였다. 읽기 전, 읽으면서, 읽은 이후 자기 자신에게 던지면 좋을 질문 예시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활짝 웃게 되더라. 심지어 독서 노트 작성 방법을 무려 다섯 개나 주어 마음대로, 취향껏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무슨 책이냐는 아이의 질문에 다음 수업 시간을 기대하라고만 해뒀다. 약간 공포에 질린 것 같던데, 그 표정이 곧 웃음으로 바뀌게 되었으면.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부터 1일 - 하루 20분, 평생 살찌지 않는 완벽 홈트
김지훈 지음 / 리스컴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가 한시적일 거라고만 생각했다. 지시사항 잘 따르면서 말 그대로 집 안에 콕 박혀 있었다. 주기적으로 하는 운동은 없지만 걷는 건 좋아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곤 했는데, 활동량이 자연스레 줄어서 몸무게가 늘어났다. 원래도 동그란 편인 얼굴이 달님처럼 둥글게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총 5킬로가 늘어났다. 그런데 운동을 해봤어야, 다이어트를 해봤어야 어떻게 하는 줄 알지! 멘붕 상태였는데 이 책을 만나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부터 1일>을 만나 참 다행이야! 


책이 온 다음부터 곧장 시작했으면 참 좋았겠지만,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낸 터라 결심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그래서 총 운동한 날은 열흘 정도 된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어져 각각 일주일씩의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고, 운동하는 부분이 다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주로 앉아 있어서 근육통이 몰려와도 가장 괜찮을 것 같은 부위인 다리 파트만 운동한 지 열흘. 무려 열흘 만에 1킬로를 감량할 수 있었다. 난 그냥 평소 먹는 것처럼 먹고 하루 14분만 투자했을 뿐인데. 


생각해보면 내가 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많아봤자 운동 시간이 하루 20분이란 거였다. 운동은 기본 30분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에 한숨만 가득했지만, <오늘부터 1일>을 만나고서 하루 14분 투자하는 가치를 몸소 배웠다. 아, 고작 14분만 한다고 또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땀이 나는 걸 보면 운동 효과도 확실하다. 아직은 초급 파트, 그리고 다리라는 한정적인 부분만 운동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근육도 쑥쑥 자라 고급 파트까지 마스터하는 멋진 미래를 그리면서 나는 오늘도 홈트를 한다. 운동 초보가, 홈트, 그것도 혼자 하기 가장 힘들다는 홈트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셜리 클럽 오늘의 젊은 작가 29
박서련 지음 / 민음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셜리 클럽> 읽자마자 떠오른 생각. ‘내가 모르는 뜻이 있나 보다.’ ‘에이 설마. 설마 이름이겠어?’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눈길이 갔다. 더 셜리 클럽 빅토리아 지부. 그러니까 그 할머니들은 모두 셜리고,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만이 가입할 수 있는 더 셜리 클럽, 그중에서도 빅토리아주 지부의 회원으로서 멜버른 커뮤니티 페스티벌 퍼레이드에 참여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라, 맞췄다. 나 요즘 왜 이렇게 감이 좋은 거지? 그 사실을 깨닫자 갑자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셜리예요! 


워킹 홀리데이로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설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행복한 도시 멜버른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더 셜리 클럽. ‘셜리’라는 이름은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유행한 이름이다. 생각해보니 내 외국인 친구들 가운데 셜리는 없었다. 그런데 설희는 왜 셜리라는 이름을 선택했을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첫째, 제 한국 이름과 발음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 둘째, 셜리라는 이름은 사랑스럽다는 것. 


한국 이름과는 달리, 내가 직접 정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영어 이름의 특별함이다. 나는 내 한국 이름이 발음하기 쉽고 스펠링이 짧다는 이유로 영어 이름을 만들지 않았다. 아, 그래서 설희가 더 셜리 클럽을 만난 것 같은 행운이 날 아예 찾아오지 못하겠구나. 지금이라도 영어 이름을 만들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나는 우연히 영어 이름을 셜리라고 지었을 뿐인데 오랫동안 누적된 은행 이자 같은 그 두둑한 애정을 거저 받고 있는 거고. 이왕 만드는 거, 사랑스러운 리가 끌리는데. 


<더 셜리 클럽>은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재생과 멈춤 버튼이 번갈아 나오면서 마치 녹음된 음성이 흘러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독자를 제외한 또 다른 화자가 있다는 것도 <더 셜리 클럽>의 인상적인 특징 중 하나다. 게다가 이렇게 매력적인 셜리들이라니! 들었죠? 더 셜리 클럽에 셜리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 우리는 모두 셜리고, 우리는 모두 셜리를 아끼죠. 부담 느끼지 말아요. 우리가 도울게요. 셜리를 돕는 게 우리를 돕는 거니까. 인생의 사랑을 찾아 호주 전역을 돌아다닐 이방인 셜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의리를 과시하는 할머니 셜리들. 영화 <써니>가 생각났다. 이렇게 의리 있는 클럽이라니! 너무 매력적이야. 


잘 통하지 않는 언어, 이방인이라는 신분, 그리고 무엇보다 내 나라 내 땅이 아니라 서글픈 적도 많다(특히 아플 때! 진짜 외로움). 그런데 설희 곁에는 늘 셜리들이 있었고, 셜리들은 늘 든든한 뺵이 되어 주었다. 단지 셜리라는 이름, 그거 하나 때문에. 내가 다 든든했다. 이 대륙 안에 있는 이상 셜리 곁엔 항상 클럽이 있다는 걸 기억해요. 아니 이렇게 스윗한 할머니들이라니. 이름이라는 공통점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때의 훈훈함은 읽는 사람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져줬다. 이건 분명 설희와 그 남자를 그려낸 풋풋한 사랑 이야기인데, 나는 왜 셜리들의 의리 있는 모습에 더 설렜던 걸까. 코로나 끝나기만 해봐라. <더 셜리 클럽>이 있는 대륙 오스트레일리아로 훌쩍 떠나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 - 외식과 배달음식에 지친 당신을 위한 현실 집밥 108
강지현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상보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외식이 줄고 집에서 차려 먹게 되었다. 처음에는 열정에 불타올라 레퍼토리 몇 개 되지 않는 것들을 총동원해 줄기차게 만들어대곤 했다. 그런데 여름과 함께 더위와 귀차니즘이 찾아오면서 요리를 해서 한 끼 맛있게 먹기보다는 때운다는 생각으로 식사하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분명히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요리하기 너무 귀찮았다. 꽤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었다. 외식과 배달음식에 지친 당신을 위한 현실 집밥 레시피라니! 이건 딱 날 위한 책이다! <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을 그렇게 읽게 되었다. 


요 알 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 할 수 있는 말이긴 한데, 나는 요리와 관련된 책 자체를 읽는 게 무척 힘들다. 계속 기피하게 되고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너무 복잡하다는 거였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재료도 그럴듯한 요리 하나 만드는 데 필요하고, 그걸 사러 가는 것도 귀찮은데, 막상 굳은 마음 먹고 장을 봐와서 책을 보면 항상, 늘, 너무 복잡하다. 모두가 알아주는 똥손이라 간단한 만들기 하나 잘 못 하는데……. 이대로 요리책과는 영영 이별인가! 싶던 그때, <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이 나타났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이 책엔 딱 4개의 단계만 밟으면 된다. 맙소사! 이게 가능한 거였어? 


믿기 어렵겠지만 시도해봤고, 성공했다! 너무 감격한 나머지 앉은 자리에서 끝내버렸기 때문에, 정말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나 같은 ‘요 알 못’도, ‘똥손’도 제법 그럴듯한 한 그릇 식사 혹은 반찬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거다! 이건 기적이야!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선물해준 <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 요리의 ‘요’ 자만 떠올려도 아찔한 당신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를 쓴 C. J. 튜더가 신간으로 돌아왔다. 이젠 여름 하면 튜더, 튜더 하면 여름. 지난 2년간 새롭게 세워진 공식이다. 이번에도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에 와, 진짜 여름이 왔구나, 싶었다(고 말하면 너무 오버일까?). 전작 모두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 스릴러도 무척 기대되었다. 제목만 보고는 도저히 추측할 수 없는 <디 아더 피플>. 직역하면 다른 사람들이란 뜻. 과연 그 다른 사람들은 누구일까? 


무려 3년 전 일이다. 게이브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앞서가던 낯선 차량에서 딸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여기 있을 시간이 아닌데? 당혹스러움도 잠시,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한 게이브는 그 낯선 차량을 추격한다. 하지만 그 차는 곧 게이브의 눈앞에서 사라졌고, 그는 급히 아내에게 전화한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사람은 경찰이었다. “집으로 와주세요, 포먼 씨. 지금 당장요. 부인과…… 따님 때문입니다.” 


결국 무죄로 풀려나긴 했지만, 경찰은 게이브의 진술을 믿기는커녕 그의 과거 일로 오히려 그를 살인자로 몰아간다. 부인과 아이가 죽은 때부터 3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게이브는 여전히 고속도로 위다. 딸아이가 죽지 않았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실종된 것이다. 사람들이 말하길 인간을 망가뜨리는 건 증오와 가슴에 맺힌 응어리라고 한다. 아니다. 인간을 망가뜨리는 건 희망이다. 기생충처럼 안에서부터 갉아먹는다. 상어 위에 매달린 미끼처럼 만든다. 하지만 희망이 인간을 죽이지는 않는다. 희망이란 그 정도로 친절하지는 않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게이브는 우연히 디 아더 피플을 알게 된다. 정의구현을 하는 사람들. 대가를 치르게 하는 사람들. 다크웹이고 그곳에 요청하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다 들어준다. 심지어 살인까지도. 그러나 대가가 따르는데, 그것은 반드시 그곳에서 요청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절할 수 없다. 과연 게이브는 디 아더 피플을 통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될까? 


C. J. 튜더의 작품을 읽으면서 단 한 번도 내 예상이 적중했던 적이 없었다(사실 추리 소설을 읽을 때 맞힌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디 아더 피플>을 읽으면서 내가 하는 모든 추리가 다 맞아떨어지자 소름이 돋았다. 이렇게 소름이 돋는 경우는 또 처음이라 다른 의미에서 많이 놀랐다. 생각했던 것처럼 반전에 반전이 일어나진 않았던 C. J. 튜더의 신작 <디 아더 피플>. 


정의를 구현해준다는 부분은 참 마음에 들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범죄자들에게 관대하다. 뉴스를 통해 최종 판결을 전해 듣고 분노했던 건 분명 나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듯, 온갖 상상을 가능케 한 <디 아더 피플>. 충분히 예상 가능해서 아쉬웠지만, 그런데도 소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만족한다. 다음 여름에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로 돌아와 주길(설마 내 추리 실력이 는 건 아니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