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결여된 카페 - 세상을 바로잡을 비상식 응징 에세이
보쿠노 마리 지음, 김수정 옮김 / 마인드빌딩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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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요? 우리나라에 커다란 유행을 일으켰던 말이 있지요. "고객 만족" 다음에 "고객 감동"을 넘어 "고객 졸도"까지 나왔지요. 고객은 "왕"이다. 이런 말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말이 주는 결과 때문에 사회가 몹시 시끄러웠습니다. 그리고 '감정 노동자'라는 단어도 나왔지요. 감정 노동자들이 겪는 신체적, 정신적, 폭력에 대한 극심한 우울감은 늘 메인 뉴스로 나왔습니다.

그 후 감정 노동자들과 고객과의 관계가 좋아지나 싶었는데, 코로나가 터졌을 때 마스크 사건으로 또 대단했습니다. 결코 친해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이 드러났어요. 그런데, 이때는 벌금이라는 엄청난 무기로 인해서 감정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제법 키울 수 있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해 서비스업으로 2년을 근무하면서 우울증과 불면증을 겪으며 신체가 망가져가고 있을 때 사표를 내고, 일본 전 지역을 여행하던 중에 카페 직원 모집이라는 벽보를 보고 연락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직원의 에세이입니다.

기본적인 술과 식사와 차가 제공되는 카페에서 일하다 보니 진상 손님 없는 날이 없지만, 이럴 때마다 고객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의 신념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페의 신념은 무엇일까요. 작가가 처음 면접을 볼 때 마스터는 이력서나 경력보다는 가게에 대한 태도나 생각을 설명하고 그것에 동의하는지가 관건이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친절과 배려이고, 일을 못해도 된다고 말할 때는 충격을 받았지만,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요'라는 말 한마디로 일을 시작해서 지금 5년째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스터가 말하는 친절과 배려는 돈을 냈으니까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된다는 고객들에게 돈을 받지 않을 테니 "카페에서 나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는 것이지요.

카페에 오는 모든 고객에게 별명을 붙여 줄 만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직원들과 엉뚱한 마스터가 똘똘 뭉쳐 하나가 되어서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카페를 이끌어 가는 모습이 전정으로 아름다워 보입니다.

직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각자의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고객들도 돈을 낸 폭력자들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소설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에세이였습니다.

우리나라에 감정 노동자들이 3만 명 정도 된다고 하지요. 코로나 이후에 숫자의 변동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감정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감정 노동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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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하고 싶은 너에게
이원흥 지음 / 유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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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다른 품위에 대한 두 가지 글을 읽었습니다.

첫 번째 품위는 자신이 하는 일의 규모를 애써 늘이지 않습니다. 생활을 유지할 만큼의 돈만 벌고 마음의 여유를 충분히 누리며 천천히 살아갑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입니다.

처음과 다른 품위는 부조리한 상황에서도 포기하거나 지치지 않고 낑낑대며 안간힘을 내고, 고귀하지 않은 진흙탕에서도 꿋꿋한 의지를 세우고, 비겁하지 않고, 목표를 잊지 않고, 진전시켜 나가가는 매 순간의 분투입니다.

<일을 잘하고 싶은 너에게>는 두 번째 품위입니다.

1993년 제일기획 카피라이터로 첫 출근하셨고, 현재는 농심기획에서 제작 총괄로 일하고 있는 30년 차 카피라이터 이원흥 작가님입니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삼성)
싸니까! 믿으니까! 인터파크니까! (인터파크)
레드가 섹시한 줄 알았다. 아니다. 화이트다. (미샤)
오징어 없는 짬뽕이 짬뽕이니? (오징어짬뽕)
등 수많은 가피를 썼던 분입니다.
다 열거하지 않았지만 기억나지요.

미친 듯이 외웠던 수학 공식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웃음이 납니다. ㅎㅎ

언제가 방송에서 이현세 선생님이 재능과 노력에 대해서 말하면서 천재도 슬럼프가 온다. 그때를 위해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살았으니 저도 두 번째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 시퍼런 칼을 갈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만일, 그때 <일을 잘하고 싶은 너에게>를 읽었다면 어땠을까요. ㅎㅎ
글은 신입 사원이 된 딸에게 하는 말로 시작합니다.

"딸아, 기억하렴. 너는 실패할 것이다. 좌절할 것이다. 정당한 노력이 무시될 것이며 눈부신 기여는 남의 공로가 될 것이다. 너를 싫어하는 이유를 끝내 알지 못하는 채로 너를 싫어하는 동료들과 일하게 될 것이고, 너로서는 억울한 오해와 억측의 수군거림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에 직면할 것이며, 누구에게 물어도 답을 들을 수 없는 시간이 예고 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이 일하는 자의 기본값이다." 19p

회의실에서 침묵을 지키는 후배에게 한 말도 인상 깊었습니다.

"~ 회의실에서 너에게 n 분의 1만큼 기대되는 대답에 네가 침묵하거나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일수록 너는 일에서 자신의 입지를 좁히는 거야. 일에서의 성장이란 게 무엇이겠어. 경험을 쌓아 가면서 자가기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아닐까?" 31p

아들의 여자 친구를 위해 산타 복장 5개를 준비해 두었다는 친구 이야기, 나쁜 골프로 책을 세 권 출간했다는 친구 이야기, 무지무지 좋은 사람들과 무지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무지하게 맛있는 거 먹는 삶. 그게 저 단무지의 꿈이라는 카피를 사용한 후배의 순진김밥 이야기,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이모님'이라고 불렀다가 참담했던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 결국, 일을 왜 잘해야 한다고 묻는다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내가 하는 일에서 동료들의 '예스'가 많아지고 '엄지 척'이 늘어갈수록 일하는 나의 행복지수도 동반 상승한다고 말입니다." 151p

" 아마추어는 좋아하기만 해도 된다. 프로는 좋아하기만 해선 안 된다. 내가 내 일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공부하고 논쟁하고 고민하고 연습하고 질투하고 시도하고 예측하고 환호하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또다시 싸워야 한다. 그 일을 즐긴다는 것이 결코 하하 호호만을 의미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194p

반려동물 4마리 중에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나자 지인들이 '그래서' 반려동물을 못 데리고 온다고 했을 때, 고통이 있으리란 걸 안다고 해서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일과 삶의 정언명령이 아닐까. 사랑 이후에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랑을 찾아서 나는 더 잘 사랑하고 싶다. 195p

이 책은 지금 맞닥뜨린 나의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또는 처참한 2022년을 보냈지만 '그럼에도' 2023년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 꼭 읽어야 하는 자기 계발서입니다.

혹시, 두번째 품위를 지키고 계시는 분이라면 이 책 <일을 잘하고 싶은 너에게>를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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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엄마도 꿈이 있었어
김상래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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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가 문화부 장관 임기 마지막 날에 극적으로 통과시킨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령으로 1993년에 한국 최초의 종합예술 학교가 개교했습니다.

그때 이어령 교수가 한 말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천재적인 아이들인데 세상에 나가면 아무 쓸데 없어, 조롱당하고 왕따 당해서 범죄자가 된다. 그러니 예술적 재능 빼면 살 수 없는 아이들이 예술가로 자라도록 만들어 주자고 했지요.

이어령 교수가 말하는 천재적인 아이, 태어날 때부터 예술가인 아이가 감상래 작가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 말합니다. 1950년대의 한국을 좋아하고 1880년대의 파리를 좋아하고 그때의 예술을 사랑하고, 유별난 성격에, 다들 보며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고, 별종에다 똘끼 충만한 안드로메다인이라고 말입니다.

책을 받고 표지가 노란색이라 순간 멈춤,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띠는 검은색입니다. 햐.. 이런 색의 조합을 어디에서 봤을까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떠오릅니다.

그런데, 자기소개에 "능소화가 가득한 한옥에서 평생 글 쓰고 그림 그리며 살고 싶다고 합니다." 능소화가 어떤 꽃인지 알지요. 벽을 타고 올라가며 꽃을 피웁니다. 그 색과 자태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요. 그런 능소화를 생각하다니 그녀의 에너지를 알 듯합니다.

작가는 학창 시절에 그림을 그리며 보냈지만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고 다른 대학으로 길을 돌립니다. 대상포진의 상태가 심각해서 이렇게 있다가는 죽을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도 입원하지 못하고 직장 생활을 하고요. 기대를 품었던 3년간 파리 유학은 이제서야 빛을 발휘합니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서 산소마스크를 착용했고, 부풀었던 배는 3개월이 지나도록 붉고 검은 멍이 사라지지 않는 상태로 지내야 했습니다. 소망하던 둘째 아이는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났고요. 셋째 아이는 12개의 흰색 알약을 한 시간 단위로 먹고 지옥문으로 가는 붉은 벨을 누르고 보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어령 교수가 말했던 천재적인 아이, 태어날 때부터 예술가인 아이는 어디에 나오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작가의 인생 2 막은 아이와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크게 열릴 것 같습니다.

2021년이 최고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 해입니다. 스스로가 말한 별종에다 똘끼 충만한 천재적인 재능이 긴 세월 동안 아름답게 다듬어져서, 우리 바로 옆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수원시에 사시는 분들을 이미 벌써 알고 계시지요. 수원의 어느 버스정류장에서 이런 글 보셨나요. 혹시 발걸음을 붙잡지는 않던가요. 바로 감상래 작가의 글입니다.

4살 어린 남편은 법대에 들어갔지만 특별하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던 상황에서 작가의 동기부여가 크게 작용했지요.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서 남편의 큰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미술을 전공했으니 아주 특별한 사교육에 열과 성의를 다 할 것 같기도 하지만, 차분하고 단정하게 아이가 가진 재능들을 성장시키고 있고요.

화성의 작은 도서관에서 수업을 할 때 아이들을 보며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고 하니,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그녀가 가는 곳에는 항상 타인을 에투알이 되도록 도와주는 재능도 가진 듯합니다.

책의 후반 부에는 작은 도전이라고 말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열 가지의 도전들이 나와 있습니다. 읽고 있으면 메마른 초에 불을 붙이는 것 같습니다.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니 그녀의 글을 아시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서 일까요. 별종에다 똘끼 충만한 감상래 작가의 글은 아주 차분합니다. 배꼽 잡고 웃을 일도, 눈물 흘릴 일도 담백하게 쓰여 있어서 더 집중해서 읽게 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한 해를 보냈는지 돌아보는 마직막 달입니다. 이때, 도전과 희망을 주는 책으로 내년을 기대하면서 올해를 마무리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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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처럼 - 진화생물학으로 밝혀내는 늙지 않음의 과학
스티븐 어스태드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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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이 책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광견병의 전달자인 흡별박쥐에게 손가락을 물렸을 때 연구를 잠시 중단하고 광견병 백신을 찾으러 갈지, 자신을 문 흡별박쥐가 감염이 안 되었거나, 자신을 죽일 정도로 충분한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도박을 걸어야 할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장수"에 큰 뜻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장수를 막는 요인은 환경적인 위험과 내부인 문제 즉, 노화이다. 20세기 동안 전 세계 경제 선진국에서는 기대수명이 30년 정도 늘어났지만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바꾸지는 못했고 단지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이 바뀌었을 뿐이다.

1부는 3억 8000만 년 전 석탄기 시대에서 시작하는데 역시, 진화론은 상상으로 시작해서 숫자로 끝난다.

하늘을 나는 척추 파충류 익룡부터 깃털을 진화 시켰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조류들의 장수 지수를 비교하며 장수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장수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박쥐의 수명도 상당히 과소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9개월의 동면이 끝나도 근육의 손실 없이 바로 날아가는 것과 특별한 면역계가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추측만 할 뿐이다.

2부는 개미의 유전자 중에서 사람의 유전자와 닮은 것도 있고, 여왕개미는 아주 특별한 인슐린 비슷한 유전자의 활성 덕분에 장수를 누릴지도 모른다며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에 있다고 한다.

열대 섬에서만 발견되는 오랑우탄은 추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수명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전혀 없고 사육 오랑우탄의 경우도 사망 당시의 추정 나이만 있을 뿐 정확한 장수 지수를 밝히기는 어렵다.

어쩌면 54년을 살았을지도 모르는 꼬리감기 원숭이도 우려스러운 보고서일 뿐이다.

그러면서, 결론은 영장류의 장수 패턴을 연구하는 이유는 진화적 역사를 더 잘 알기 위함이라고 내린다.

3부는 조개 전문가들은 계절에 따른 온도 혹은 먹이 가용성에 변화가 있는 물속에 사는 쌍각 이류들은 조개껍질에 나이테가 생기는 것으로 말한다. 그러나 조개의 나이테를 분석하려면 껍질을 잘라서, 연마하고, 식가한 다음, 식가된 나이테의 주형을 아세테이트 껍질에 떠서 현미경으로 살펴보는 기술이 필요한데 역사상 가장 오래 되었다는 조개를 희생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조개의 나이테를 분석할 수 없다고 한다.

비단잉어처럼 비늘에 나이테가 있는 것도 나이테를 이용하여 물고기의 나이를 판단할 수 있지만 비늘의 나이테만으로 나이를 계산할 경우 과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바다에서 체구가 제일 큰 어류에 해당하는 상어는 근거 없이 150살까지 산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더 나은 증거가 나올 때까지 상어는 가장 오래 살고, 제일 느리게 성숙하고, 제일 느리게 헤엄치는 척추동물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연구를 통해서 장수의 비결을 알아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에 고래에서는 탁월한 암 저항 능력이 있는 종양억제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암시가 나왔다.

4부 인간의 수명을 이야기할 때는 5만 년 전까지 올라간다.

그러면서,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생쥐에서는 300번 넘게 성공을 거뒀지만 사람에게는 그중 한 가지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의학 연구는 기독교의 위계질서처럼 본질적을 보수적이어서 전통에 얽매이고 있다고 한다.

스티븐 어스태드 본인은 밝히지 못했지만 앞으로 연구자들이 장수의 비밀을 밝힐 것이고 그것은 모두 장수하는 동물들 덕분이라고 결론을 맺는다.

받은 책이라서 며칠에 걸쳐서 꼼꼼하게 읽었고 나와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의 의견도 소중하게 생각하며 400페이지에 가까운 장황한 설명을 메모하며 읽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에 도달했을 때는 정말 힘 빠졌다.

알츠하이머병이 기독교의 보수적인 전통 때문에 사람에게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학자로서 과학자로서 이런 책임 전가는 창피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유로운 연구를 위해서 자신과 가족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학자의 연구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계속적인 추측과 암시만 있을 뿐 결론이 없다. 추측만으로는 그의 연구와 가설에 손을 들어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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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소중한 세계 - 호미네 계절집
김희경.이지훈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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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을 달려 도시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시골집으로 퇴근하는 수고로움 정도는 무시할 수 있는, 각자가 원하는 것들을 쌓아 올려 만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집에서 사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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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회사와 방송국 등의 여러 매체에서 소개된, 바로, 그 집에 사는 집 주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호미네 계절 집이다.

남편보다 호미질, 삽질을 더 잘해서 필명이 호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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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봤다면 집이라고 생각 못 했을 것 같다.

생각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집 주인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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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을 지을 무렵에 여섯 살 딸인 오복이가 반복적으로 부르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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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야, 전기야 어디까지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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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였기 때문에 우물을 파야 했고, 전신주도 심어야 했고, 인터넷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지만 불빛이 집 밖으로 퍼져 나오는 날에 로봇에 생명을 불어 넣은 과학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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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네 계절 집의 다채로운 계절은 집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집 안에 깊숙한 곳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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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침실 등 대부분의 공간이 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 겨울에는 깊은 볕이 들어와서 아득하고, 여름에는 볕이 창틀을 넘지 않아 시원한 집이다.



잔디는 남편이 관리하지만, 세상에서 이렇게 재미있는 일은 처음이라며 하루 종일 정원을 가꾸는 아내의 적극적인 육체노동이 가득 담겨 있는 정원에 봄꽃이 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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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 크기, 길이, 높이까지 집 주인의 마음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액자 같은 창문이 지나가는 발길을 붙잡는다.

바로 그 순간, 집 지을 때 느꼈던 고난이 잊히는 것 같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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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정수기는 없어도 전기 정화 장치는 있다고 툴툴거리는 대화도 있고, 음향에 필요한 것이라며 굵기와 색깔의 단체로움이 가득한 선들을 작업하는 순간에는 공간이 좁다는 생각에 초라해 보이기도 하지만, 딸이 조용히 하라고 할 때까지 볼륨을 마음껏 높일 수 있는 곳인 남편의 음악 방도 있다.



부부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첫 해외여행을 가고,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에 시달리다가도 땅을 보러 다니는 이야기까지, 각자의 시선에서 같은 공간을 다르게, 같은 시간을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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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 생기는, 그래서 집을 촬영 장소로 대여하기도 하고, 새로운 손님이 찾아오기도 하고, 웅장한 냉장고 소리에 잠자던 손님이 도망가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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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매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대 자연에 시선을 보내며 서로에게 무의미한 시선이나 편견을 보내지 않는 마음이 편한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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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시간을 아낀다고 멀티태스킹을 하려고 시도했던 강박적인 하루에서 벗어나서 어색하리만큼 새롭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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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미분양 관리지역 등의 단어는 올해 들어 실시간 뉴스에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이다. 더 많은 단어들이 있지만 굳이 표현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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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란한 단어들 속에서 전혀 다른 모습의 부부이지만 자신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쌓아서 만든 '집이라는 소중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던 것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며 곁눈질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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