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은 당신에게 - 무기력한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
나명진 지음, 최현정 감수 / 피톤치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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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안녕하세요. 북쉐프입니다 ^^ 오랜만에 도서 리뷰를 올립니다.

숨 쉬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지는 날, 그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마치 삶의 스위치가 꺼진 것처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력감에 휩쓸릴 때 말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 감정을 단순히 게으름이라 치부하거나 의지 부족이라 자책하며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피톤치드 출판사에서 2025년 출간된 나명진 작가님의 책, 『아무것도 하기 싫은 당신에게』는 이러한 질문에 따뜻하지만 명쾌한 답을 건네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당신의 무기력함이 단순한 나약함이 아니라, 당신을 지키기 위한 아주 정교한 심리적 방어 기제였다고 이야기하며, 상처 입은 당신의 마음에 회복의 초대장을 건네고 있습니다.

삶의 고장 난 감정, 그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다

나명진 작가님은 국내 1호 무기력 전문가로서, 수많은 상담과 강연 현장에서 만난 무기력한 이들의 공통점을 분석하며 이 책을 집필하셨습니다. 책은 무기력을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닌, 과거의 상처와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아온 삶의 방식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삶이 고장 난 감정’으로 정의합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무기력의 원인부터 해결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1부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들’에서는 어린 시절의 감정적 억압과 욕구 미루기가 어떻게 우리를 ‘심리적 감금 상태’에 빠뜨리는지 깊이 있게 설명합니다. 책은 “우리는 모두 암묵적 감금증후군”이라는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며, 우리가 왜 늘 의무에 쫓기고 자신의 권리를 잊고 사는지 그 심리적 배경을 파헤칩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삶의 기준에 맞춰져 온 삶, 애착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이 결국 성인이 된 우리의 무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결핍에서 시작된 무기력, 회복의 춤을 추다

제2부 ‘결핍의 심리학’은 무기력이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결핍과 트라우마에 찌든 자아의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트라우마가 우리의 인식 체계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그리고 수치심과 자기방어 기제가 무기력을 어떻게 증폭시키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상처의 누적’이라는 개념은 삶의 사소한 충격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큰 무기력의 늪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며,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제3부 ‘무기력의 해결방법’에서 빛을 발합니다. 'NO 無氣力, YES 舞起力!(무기력은 NO, 춤출 무(舞)의 무기력은 YES)'이라는 모토 아래, 저자는 다시 움직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9가지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식의 공허한 조언이 아닙니다. ‘일단 무조건 움직여라’라는 실질적인 행동 지침은 물론, 조깅을 통해 최상의 몰입 상태를 경험하는 것, ‘기분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연습 등 뇌과학과 심리학에 기반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기력한 사람일수록 주변의 부정적인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두라는 현실적인 조언은 마음이 힘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저자는 무기력하거나 우울한 사람일수록 ‘고장 난 생각을 수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부정적인 인지를 긍정적인 인지로, 부정적인 정서를 긍정적인 정서로, 학습된 무기력을 학습된 낙관주의로 전환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며, 독자 스스로가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회복탄력성’을 뇌 속에 굳어진 포기회로 대신 맷집회로를 구축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삶의 시련을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무기력이라는 감정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회복의 힘을 어떻게 일깨울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보여주는 ‘회복 매뉴얼’입니다. 국내 1호 무기력 전문가의 깊이 있는 통찰과 실용적인 조언이 담겨 있어,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기력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 겉으로는 열심히 살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 이유 없는 공허함과 무력감을 안고 사는 분들.

  • 자신을 게으르다고 자책하며 힘들어하고 있는 분들.

  •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기력의 늪에 빠져 ‘다시 움직이고 싶은 용기’를 찾고 계신 분들.

  • 주변에 무기력으로 고통받는 소중한 사람들을 돕고 싶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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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을 부정하라 - 부정적인 생각에 끌려가지 않는 감정 훈련법
앤서니 이아나리노 지음, 김하린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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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마치 파도와 같다.

파도를 막을 순 없지만, 파도 타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안녕하세요, 북쉐프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책은 오픈도어북스에서 출간된 앤서니 이아라리노의 『부정을 부정하라』입니다.

책 제목부터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으시나요? 부정적인 감정은 마치 끈적한 거미줄과 같아서 한 번 엮이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살면서 좋은 것, 긍정적인 것들만 보고 느끼고 싶지만, 현실은 늘 우리를 부정의 늪으로 끌어당기려 하죠.

이럴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부정에 휩쓸려 허우적거릴 것인가, 아니면 그 거미줄을 끊어내고 긍정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원인은 사람이나 사건이 아닌, 경험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라고 말합니다. 이 한 문장이 제 머릿속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의 근본적인 원인은 외부의 환경이나 타인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관점에 있다는 것이죠. 이 책은 우리가 왜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는지,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과학적 근거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연금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실용적'이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부정을 파악하고 활용해 긍정성으로 치환하는 '긍정의 연금술'을 알려줍니다. 마치 몸에 해로운 음식을 끊고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부정 단식'처럼, 우리의 생각에서도 해로운 부정의 요소를 제거하고 긍정적인 요소들을 채워 넣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책의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체계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제1장 '부정의 다양한 요인'에서는 부정의 과학, 진화론, 심리학, 사회학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부정의 원인을 파헤칩니다. 왜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돕죠. 이어지는 제2장 '부정적으로 말하는 모습'과 제3장 '공감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에서는 부정적인 내적 대화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부정에 대해 다룹니다. 특히, '타인의 부정적인 견해는 우리의 정체성이나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구절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저자는 불평을 다루는 방법(제4장), 감사하는 마음이 주는 이점(제5장),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방법(제6장) 등을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특히 '불행하기 쉬운 시대'라는 표현이 와닿았는데, 이 시대에 감사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부정적인 경험을 인생 수업으로 재해석하고, 상처를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의 발판으로 삼는 방법은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줄 것입니다.

또한, 현대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치적 분열과 소셜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을 다루는 제7장 '정치적 분열에서 나의 행복 지키기'와 제8장 '부정을 확대하는 소셜미디어'는 매우 시의적절한 내용입니다. 끊임없이 자극적인 정보와 가짜 뉴스, 남과의 비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큰 위로와 지침이 되어줍니다. 저자는 소셜 미디어 사용의 대가를 명확히 지적하며, '현실에 살자'고 조언합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훈련법을 제시합니다. 제9장 '내가 만드는 기분'에서는 운동, 영양, 호흡, 음악, 감사 일기, 요가, 자연 요법 등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여 꾸준히 실천하도록 독려합니다. '마음 챙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제10장과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는 제11장은 결국 '나'를 넘어 '우리'의 행복을 추구할 때 진정한 긍정성이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단순히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넘어, '긍정성을 구성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부정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우리를 삼키기 전에, 작은 긍정의 조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결국, 부정에 매몰되어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라는 한탄만 늘어놓는 대신, 긍정성을 채우는 길로 발을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습관적인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를 보내는 분들: 부정적인 감정의 근원을 파악하고, 이를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 타인의 시선과 부정적인 피드백에 쉽게 상처받는 분들: 외부의 자극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내면의 중심을 잡는 힘을 기르고 싶은 분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 늘 바쁘고 지쳐 자기 돌봄이 필요한 현대인: 운동, 호흡, 감사 일기 등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긍정 훈련법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될

  •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고, 긍정적인 변화를 꿈꾸는 분들: 이 책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실용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므로, 삶의 질을 향상하고 싶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의 삶에 긍정의 연금술이 시작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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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등 뒤에서
권동복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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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들의 등 뒤에서: 가장 보통의 아버지가 전하는 가장 특별한 유산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가장 빛나는 순간들은 대부분 일상 속에 숨어 있습니다. 권동복 저자의 『아들의 등 뒤에서』는 바로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오랜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아들을 독립시킨 한 평범한 50대 가장이,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삶의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이 책은, 그 어떤 화려한 수사보다 진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이 책은 총 여섯 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하나의 '여행'처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남대학병원에서의 기적"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울산에서의 풍요함", "앨라배마에서 미래를 위한 경험들"을 거쳐 "평촌에서 마른 뼈의 기적"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희로애락이 담긴 소중한 기억들을 펼쳐놓습니다. 자전거 사고 같은 소소한 일화부터 아문센 프로젝트, 췌장암과 같은 삶의 굴곡까지, 저자는 꾸밈없이 솔직한 필체로 이야기합니다. 특히 "아내의 사생활", "분홍색 샤넬 백", "참돔 9짜리" 같은 제목들은 마치 가족의 앨범을 넘겨보는 것처럼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그 '진정성'에 있습니다. 아버지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한 개인의 삶과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보통의 아버지들은 무뚝뚝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아들을 향한 깊은 사랑과 삶을 살아오며 얻은 깨달음을 담담하게 건넵니다. "이 책이 아들이 힘들 때 다시 읽어 보며 힘을 낼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아들의 등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아버지의 깊은 마음이 담긴 삶의 지침서입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나님의 부르심"과 "약할 때 강함 주시는 하나님"과 같은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삶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하는 저자의 신앙심은 책의 깊이를 더합니다. 삶의 아픔 속에서도 은혜를 발견하고, 평범함 속에서 기적을 찾아내는 저자의 시선은 독자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줍니다. 이 책은 '가족은 마음의 고향'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며, 힘든 순간마다 가족의 사진을 보며 위로를 얻듯이, 이 책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아들의 등 뒤에서』의 추천 독자 층

자녀의 독립을 앞둔 부모님: 특히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입니다. 말로 하지 못한 사랑을 글로 전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부모님을 이해하고 싶은 성인 자녀: 부모님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그들의 삶과 사랑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필요한 모든 이: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고 싶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신앙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어, 신앙적으로도 큰 도전과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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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 - 멈춘 사유의 감각을 되살리는 51가지 철학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편역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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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느 날 문득, 숨 가쁘게 달려온 삶을 되돌아보니 거창한 설계도 한 장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쌓아 올리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꽤 근사해 보이는 ‘건축물’일지도 모르지만, 제 눈에는 늘 빈틈 많고 위태로운 벽돌집처럼 보였습니다. 왜 이토록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지, 이 사소한 일상의 반복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문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깊은 권태와 무의미의 늪에 빠져들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바로 그런 막막함 속에서 길을 잃은 우리에게 냉정하지만 따스한, 역설적인 위로를 건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비관주의 철학자'라는 꼬리표 뒤에 가려진 쇼펜하우어의 진짜 메시지를 꿰뚫어보는 탁월한 편역서입니다. 기존의 어렵고 방대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우리 삶의 가장 근본적인 고통과 불안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재구성했습니다. 편집자 김욱은 쇼펜하우어의 묵직한 사유를, 마치 오랜 시간 삶의 파도를 겪은 인생 선배가 건네는 조언처럼 친절하고 감성적인 문체로 풀어냅니다. 덕분에 철학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망설였던 독자들도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한 그의 차가운 통찰이 오히려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책이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삶은 설계도 없는 건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내일의 방향도, 최종적인 형태도 모른 채 오늘 하루치의 벽돌을 쌓아 올립니다. 거창한 목표와 화려한 성취만을 좇으며 내가 쌓아 올리는 이 벽돌들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 회의했던 우리에게, 쇼펜하우어는 바로 그 작은 벽돌 하나하나가 당신의 삶이라는 거대한 구조를 완성해 가는 과정임을 역설합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시간 속에서도 의미는 만들어지고 있다는 그의 통찰은,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대하다는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거대한 목표가 아니라, 그 목표에 닿지 못할까 봐 초조해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쇼펜하우어는 삶이 고통의 바다이며 욕망이 불행의 근원이라고 단언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삶을 포기하라는 절망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헛된 쾌락과 외부의 시선에 흔들리는 삶에서 벗어나, 고통이라는 거울을 통해 삶의 진짜 모습을 직시하라는 실존적 조언입니다. 타인의 박수와 명예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사유와 배움을 통해 스스로를 견고하게 만들어가는 '지적인 생활'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괴테가 시대의 혼란 속에서도 꿋꿋이 색채학을 연구했던 일화처럼, 외부의 조건에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독립과 정신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고귀함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끊임없이 갈망하는 '행복'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을 향해 우리를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단순히 철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고통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선물해주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이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추천합니다.

* 삶의 목적을 잃고 방황하며 권태를 느끼는 20-30대 청년들
* 열심히 살아왔지만, 늘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직장인들
* SNS 속 남들의 화려한 삶과 비교하며 불안해하는 모든 사람들
*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쳐 홀로 서는 법을 배우고 싶은 독자들

이 책은 고통을 없애주는 마법 같은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온전히 끌어안고, 그 안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를 읽어보시기를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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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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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스릴 넘치는 이야기,

그 속에서 우리 시대의 아픈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명작.


누구에게나 익명은 친숙한 존재입니다. 온라인 게임의 아이디부터, 한 번쯤 방문했을 익명 게시판, 그리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는 소셜 미디어의 부계정까지. 익명은 우리에게 자유를 선물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자유가 때로는 얼마나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섬세하고도 예리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9년 출간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사이버 폭력 문제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이 책은 시간을 넘어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이야기는 트루먼 중학교의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제이비와 그의 친구 아무르가 ‘트루먼의 진실’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시작됩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올릴 수 있는 이 공간은 순식간에 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하지만 선의의 의도로 시작된 공간은 순식간에 변질됩니다. 익명의 누군가가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인싸’ 릴리 클라크의 과거 사진을 올리며 비방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글 밑에는 수백 개의 악의적인 댓글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무차별적인 악플의 공격에 릴리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결국 집을 나가기까지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소설은 그 익명의 게시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를 따라가는 흥미진진한 추리극으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제이비, 아무르, 릴리, 그리고 방관자의 위치에 있던 헤일리의 시점을 번갈아 가며 보여줍니다. 특히, 소설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익명'의 시점은 독자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웹사이트를 만든 제이비일까요, 릴리의 과거를 올린 익명의 게시자일까요, 아니면 그 게시물에 수백 개의 악플을 달았던 수많은 학생들일까요, 혹은 이 모든 상황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던 방관자들일까요?

책을 읽는 내내, 저는 각 인물의 시점에 이입하며 마치 제가 사건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트루먼의 진실’에 올라온 글을 보며 릴리가 느꼈을 수치심과 절망, 그리고 익명의 가면을 쓰고 글을 올리며 느끼는 가해자의 복잡한 심리가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오늘날의 사이버 폭력은 단 한 명의 가해자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모두가 알게 모르게 가해자 혹은 방관자가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 책은 끄집어냅니다.

또한 이 작품은 익명성이 사라졌을 때 벌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릴리의 과거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학교 내 친구들과의 관계는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띠게 됩니다. 친구를 가려서 사귀는 헤일리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겉으로 보이는 ‘인싸’의 삶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내면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안겨줍니다. 릴리의 과거는 단지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진 숨기고 싶은 약점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은 청소년들에게는 물론이고,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에게도 중요한 책입니다. 책 소개에서 언급된 것처럼, 수많은 독서 토론 기관에서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작품이 단순히 흥미로운 추리 소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익명이라는 가면을 썼던 모든 순간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독자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

  • 청소년 독자들: 디지털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10대들에게 자신의 온라인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 부모님과 교사들: 자녀나 학생들의 온라인 문화를 이해하고,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 성장소설과 사회 문제를 다룬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 가볍게 읽히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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