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추천, 인생 에세이
이 책은 스물여섯이라는 가장 찬란해야 할 나이에 원인 모를 병으로 삶이 멈춰버린 한 사람의 7년간의 기록입니다. 저자는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열 번 넘게 오가며 22kg까지 몸이 마른 채로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넘나들었습니다. 걷지도, 씻지도, 혼자 먹지도 못하는 시간 속에서 아버지마저 떠나보내야 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고통을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저자는 그 절망의 시간 한가운데서 책을 펼쳤습니다. 그렇게 2,555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읽은 책이 40권 넘게 이 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맹자》를 읽으며 시련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통해 성공만 좇던 삶에서 벗어났으며,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만나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담백하게 그려집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책이 협찬 없이 저자가 직접 구입해 읽은 것이라는 사실은, 이 기록이 얼마나 진심에서 나온 것인지 짐작하게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문장은 "읽기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 때문입니다"였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책을 많이 읽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아왔습니다. 올해 몇 권을 읽었는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만 신경 썼을 뿐, 그 책이 오늘 제 삶에 무엇을 바꾸었는지는 돌아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원 북, 원 액션'이라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한 권의 책에서 마음에 남는 문장 하나를 고르고, 그것을 오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로 바꾸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 소박한 반복이 쌓여 불안과 두려움이 줄고,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옅어지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삶으로 이어졌다는 저자의 고백을 읽으면서, 삶을 바꾸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실천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가장 마음에 남은 대목은 저자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가장 후회로 남을 일은 무엇일까." 그 답은 성공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해보지 못한 것과 곁에 있어준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대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 앞에서 저 역시 제 하루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다짐한 것은 단순합니다. 앞으로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에 남는 문장 하나를 반드시 필사하고, 그 문장을 오늘 안에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행동으로 바꿔보려 합니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또한 가까운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대하는 일을 미루지 않으려 합니다. 저자가 병상에서 깨달은 것처럼, 후회는 언제나 하지 않은 일에서 온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읽은 책의 권수를 세는 대신, 그 책이 제 하루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세어보는 독서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이 책은 화려한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다만 벼랑 끝에 서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담담한 문장으로, 지금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걸어갈 힘을 조용히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