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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리스타트 - 여성 호르몬이 바꾸는 뇌 건강의 비밀
리사 모스코니 지음, 김경철.김예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8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갱년기’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삶의 활기를 잃고, 여러 증상에 시달리는 고통스러운 시기. 그러나 리사 모스코니의 『브레인 리스타트』는 이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수고, 갱년기를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재해석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아, 갱년기는 끝이 아니라 뇌가 더 멋진 모습으로 리부팅되는 놀라운 과정이구나’라는 희망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리사 모스코니는 타임스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과학자로 선정된 영향력있는 분입니다. 신경과학자이기도 한 그녀는 갱년기의 불편한 증상들이 단순히 호르몬 수치 감소 때문이 아니라,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에 뇌가 반응하며 일어나는 신경학적 현상이라는 혁신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동안 많은 의학 서적이 갱년기를 주로 산부인과적 관점에서 다뤄왔다면, 이 책은 '뇌과학'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증상의 근본 원인을 파헤칩니다. 마치 뇌와 난소라는 두 운명의 파트너가 서로 대화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여성의 일생을 세 가지 ‘P’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바로 사춘기(Puberty), 임신(Pregnancy), 그리고 갱년기(Perimenopause)입니다. 사춘기의 변덕스러운 감정부터 임신과 출산 후의 복잡한 감정 변화, 그리고 갱년기에 겪는 다양한 증상까지, 이 모든 것이 호르몬과 뇌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결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섬세한 설명은 갱년기를 앞둔 여성은 물론, 감정 변화를 겪는 아내나 어머니를 둔 가족들에게도 큰 이해의 폭을 넓혀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갱년기를 회피의 대상이 아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othesis)’을 인용하며, 폐경이 인류의 진화와 생존에 기여한 자연의 지혜라고 설명합니다. 번식 의무를 마친 여성들이 손주 양육을 돕고 공동체에 기여함으로써 인류의 생존율을 높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폐경 이후에도 삶의 의미가 충분히 존재하며, 오히려 공감 능력과 정서적 안정감이 더욱 깊어진다는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갱년기 이후의 뇌는 새로운 변화를 통해 전보다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위로와 함께 새로운 용기를 선사합니다.
『브레인 리스타트』는 단순히 이론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갱년기를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활력 있는 삶을 위한 운동 습관, 식단과 영양소 섭취, 스트레스 관리 등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호르몬 요법과 비호르몬 요법을 균형 있게 다루고, 트랜스젠더를 위한 ‘젠더 정체성 지지 요법’까지 언급하는 점은 이 책이 얼마나 포괄적이고 섬세한 시각을 가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추천 독자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갱년기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모든 여성: 이 책을 통해 당신이 겪는 증상이 결코 기분 탓이 아니며, 당신의 뇌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갱년기를 앞둔 여성: 미리 준비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이 시기를 훨씬 더 부드럽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갱년기 여성의 가족들(남편, 자녀 등): 사랑하는 사람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생리 주기에 따라 감정 변화를 겪는 모든 여성에게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