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모먼트 - 마음이 무너지기 전에 나를 안아주는 자기돌봄의 시간
한유리 지음 / 너를위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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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201] 인정과 성취를 위해 달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상처'와 '그림자'를 끌어안기 《오아시스 모먼트》 한유리


현대인의 삶은 속도와 효율로 포장된 사막 같다. 끊임없는 달림 속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 자신을 잃는다. 멈출 수 없다는 강박, 잘해야 한다는 압박, 인정받아야 한다는 갈망은 내면의 목소리를 점점 잊게 만든다. 한유리 작가의 《오아시스 모먼트》는 이 뜨거운 사막을 지나, 우리 내면의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여정을 안내한다. 그것은 '의도적인 멈춤'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단순한 심리 에세이가 아니다. 작가가 직접 삶을 통과하며 체득한 통찰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그림자'를 마주하게 만든다. 칼 융이 말했듯, 외면한 그림자는 더 강한 힘으로 우리를 지배한다. 한유리는 이 억눌린 감정과 외면당한 내면아이를 따뜻하게 품으며 말한다. "괜찮아, 넌 지금 충분해. 이제는 내가 너의 편이 되어 줄게." 책은 SUN이라는 세 단계를 통해 치유의 길을 제시한다.


S (Stop): 멈추기. 존재로서 쉬기.

U (Understand): 이해하기. 나를 조여왔던 신념을 자각하기.

N (Nurture): 돌보기. 내면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다시 살려내기.


총 15가지의 실습은 독자 스스로가 자기를 돌보는 연습을 하도록 돕는다. ‘나뭇잎 띄우기 명상’부터 ‘나만의 리트릿 설계하기’까지, 책은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경험하는 책’이 된다. 이 실습들은 독자가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하게 하고, 억눌러왔던 감정과 마주하게 하며, 진짜 자신으로 돌아오는 길을 만들어 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내면아이'에 대한 설명이다. 어릴 적 상처받고 외면당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아이는 지금도 우리 안에서 “날 좀 봐줘”라며 울고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아이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였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따뜻한 이해와 위로.” 우리는 그 작은 아이의 손을 잡아줄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결국 말한다. 우리 안의 어둠을 부정하지 말고, 그 어둠을 품을 때 진정한 빛을 만날 수 있다고. 성장은 성취가 아니라 통합에서 비롯된다고. 《오아시스 모먼트》는 그 길에 조용히 손을 내밀어주는 책이다.


삶이 지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그것은 단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내면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삶의 방향을 되묻는 이들에게, 자기 자신과 다시 연결되고 싶은 이들에게, 한유리 작가의 이 책은 가장 따뜻하고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에 밑줄 친 좋은 문장들을 소개해 봅니다.


p.9

우리는 부모의 기대를,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을, 타인의 시선을 내면화한다. 그러면서 내 안의 목소리를 놓친다. 수용될 수 있는 모습만 드러내고, 약함, 두려움, 욕구, 다른 가능성을 어두운 곳에 숨긴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이러한 억눌림을 '그림자(shadow)'라고 불렀다. 우리는 그림자를 부정하고 외면하지만,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억누를수록 더욱 강력하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p.10

우리는 그 아이(내면아이)를 외면한 채 자꾸만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달려간다. 그러나 내면아이를 안아주지 않는 한, 목마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p.12

멈춘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멈춘다는 것은 존재로서 쉬는 것이다. 외부의 기대와 기준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나 자신과 연결되는 시간이다. 행위 모드를 끄고, 존재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다.


p.13

우리는 '역기능적 신념'을 품고 살아간다.

'실수하면 사랑받지 못해',

'튀면 미움 받아'와 같은 신념은 우리를 끊임없이 조이고 몰아붙인다.


p.13

글을 쓰면서, 명상을 하면서, 내면아이와 대화하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따뜻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모든 너를 이해하고 사랑해."


p.14

"억눌린 그림자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수용되고 통합되면서 빛으로 변한다.

어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품어야 우리는 진정한 빛을 발견할 수 있다."


p.15

"나는 이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의 가치는 성취나 결과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의 존재 자체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이제는 믿기 때문이다."


p.38

융은 "우리가 외면한 그림자는 더 강력한 힘으로 우리를 지배한다."라고 말했다.


p.45

"그 아이가 슬퍼했던 것은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외면당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린 아이를 보듬어 주지 않았다.


p.45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그 아이를 무시하고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으려 했다. 내 삶에 방해가 되고 귀찮은 존재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거나 성취를 이루어야 할 때, 그 아이는 불안과 슬픔을 끊임없이 내게 상기시켰다. 그래서 나는 그를 무시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슬픔도, 두려움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모두 그 자리에 함께 남아 있었다.내가 보아주기를, 알아주기를 기다리며, 내가 돌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p.46

그 아이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였다. 부족해도 괜찮고,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따뜻한 이해와 위로였다.


p.47~48

그 후로도 나는 명상을 통해 그림자와 조금씩 더 마주했다. 억눌린 감정과 감춰둔 상처는 한 번에 풀리지는 않았다. 어떤 날은 분노가 올라와쏙, 어떤 날은 자책이 밀려왔다. 하지만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나의 일부이며, 그것을 밀어 내려 할수록 그림자는 더 강하게 나를 휘두른다는 사실을...


p.48

또한 융은 "인간은 자신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어두운 부분과 대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자신을 비판하거나 개선하는 것을 넘어, 온전한 자아를 통합하는 과정이다. 그림자를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또한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내 안의 어린아이를 다시 보듬고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나를 치유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50

나 자신을 괴롭히던 감정들의 실체를 보기 시작하자, 그것들은 더 이상 나를 붙잡지 못했다. 그때부터 삶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중략) 그렇게 그림자를 마주하고 난 이후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p.58

'오아시스 모먼트(Oasis Moment)'는 '의도적인 멈춤'이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다. 타인의 기대와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억눌려 왔던 감정을 들여다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탐색하는 과정이다. 무의식적으로 걸어온 삶의 방향을 점검하고, 진짜 욕망을 발견하는 내면 탐색의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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