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관계 수업 - 혼자가 되는 용기 + 타인과 연결되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송지현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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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102 《10대를 위한 관계 수업》 사이토 다카시. 2023 (분야 : 청소년 자기계발, 인간관계)

‘혼자가 되는 용기’와 ‘타인과 연결되는 힘’의 균형

인간은 홀로 독립적으로 살아 갈 수 있는 ‘섬’이 아니다. 타인으로 부터,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상호의존하며 살아가는 ‘관계적’ 존재이다.
그러한 점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바로 나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할 수 있는 ‘관계 능력’ 일 것이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마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경험을 통해, ‘관계’ 맺는 방법을 터득하고, ‘사회적’인 존재로 자라가게 된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코로나 팬대믹시대에 아이들은 가정 이외의 장소에서 관계를 맺을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런 아이들에게 관계는 어려운 숙제로 남겨졌다. 이런 시기에 10대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 한 권이 출간됐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토 다카시가 10대들을 위한 관계 교양서를 출간했다. 책의 제목은 《10대를 위한 관계 수업》이다. 저자는 20대에, 사람들과 불화하며 고통 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청소년 시기에 인간관계의 기술을 익히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인간 관계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천성적으로 내향적이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보다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마음이 통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더 추구하는 편이다. 이런 나의 성향 때문일까?

직장에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에 대해서, 마음 속으로 깊이 고민을 했었다. 직장 생활을 하기 전에는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을 회피하고 상대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는데, 직장에서는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관계를 피할 수도 없었다. 지혜롭게 관계를 풀어가야 했다. 그러나, 관계에 대한 지혜와 기술이 부족하여, 갈등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부족했던 관계의 기술과 지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처럼 나 또한, 불필요한 상황에서 내 마음 속 생각과 감정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짧은 생각이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가 어른에게 필요한 것은 나와 마음에 맞는 사람과 잘 지내는 것 뿐만 아니라, 나와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도 큰 문제 없이 지내는 능력이라고 했는데, 그 부분이 참 많이 공감이 되었다. 직장에서나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도 불가피하게 만나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게 지낼 수 있는 소통과 관계력이 필요한 것 같다.

나와 맞지 않은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서, 저자는 나의 방식과 스타일을 계속해서 강하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맞춰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계속해서 내 의견, 내 주장만 말하게 될 경우, 사람들이 떠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관계에 대한 나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특별히, 이 책을 읽으면서 아내와의 관계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아내가 나에게 어떤 말을 했을 때,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해 주기 보다는 ‘그런데 말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라고 하며나의 의견과 입장을 주장할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아내가 얼마나 나의 말에 상처를 입고, 마음이 상했을까?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

앞으로는 아내가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나 의견을 제시해 줄 때, 곧 바로 나의 의견과 입장을 이야기 할 게 아니라, 아내의 취향과 의견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아내와 갈등이 있을 때,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말이 되냐?”,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와 같은 말을 사용하는 습관을 고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럴 때마다, 아내가 많이 힘들어 했는데, 아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왜 힘들어 했는지도 깨닫게 됐다.

또한, 관계에 있어서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이 함께 균형있게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도 배웠다. 능동적으로 혼자 있는 것은 ‘고독(단독)’이고, 수종적으로 혼자 있으려 하는 것은 ‘고립’이라고 한다. 능동적으로 혼자 있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도 건강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혼자 있는 것을 지나치게 외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은 ‘고립’에 빠질 수 있다. 결국 ‘혼자가 되는 용기’와 ‘타인과 연결되는 힘’ 이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

이 책은 저자가 10대들을 위해서 쓴 책이지만, 10대의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거나, 관계에 있어서 성장하기 원하는 성인들이 읽어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현재 대학에서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이자, 많은 베스트셀러의 책들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은 매우 실용적이고, 실제적이다. 관계에 있어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과 인문학 서적들을 재료 삼아서 관계에 대한 유용한 지혜와 기술을 독자들에게 담담하게 전해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갈수록, 개인화 및 파편화가 되어가고 있는데,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에 밑줄친 문장들

p.4~5
제가 이 책 전체에서 간절하게 전달하려는 것은 복잡하게 느껴지는 친구 문제도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고민을 안고 있으면 지금 일어나는 일이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커다란 문제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친구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마치 온 세상이 나를 부정하는 듯한 기분,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친구는 나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관계의 일부입니다. (중략) 눈 앞의 문제에 사로잡혀 먼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행동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는 평온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p.7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성장한 아동과 청소년은 사회성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상당 기간 주변 사람들과 제대로 교류하지 못하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갑자기 성큼 다가온 비대면 사회의 도래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은 물론,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해온 성인들에게도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습니다. 타인과 사귀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시기입니다.

p.8
가까운 친구를 만들고 친구가 아닌 사람들과도 평화롭게 공존하는 대인관계의 기술을 익히는 것은 청소년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p.15
엄밀히 말하면 성장기에 꼭 필요한 것은 친구라기보다는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p.21
악기도 초보일 때는 미숙하지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손에 익어서 어렵지 않습니다.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면 익숙해져서 잘하게 됩니다. 친구 관계, 모든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보자가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실패를 두려워하며 익숙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입니다. 경험을 쌓지 않으면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미숙한 상태로 남게 됩니다. 미숙함에서 벗어나려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p.23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 관계의 갈등은 대부분 타인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하는 것, 또는 타인이 자신의 과제에 함부로 침범해 들어와서 발생한다.’
‘타인의 과제’란 그 사람의 문제이며 다른 사람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나의 과제’란 나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들러는 이 둘을 확실히 나누어 생각하라고 말하며 이를 ‘과제의 분리’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고, 바꿀 수 없는 일로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사람 사이에 생기는 대부분의 갈등을 해소하는 비결입니다.

p.25
모두와 친구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 마음이 서로 통하는 사람이 ‘친구’ 입니다. 다만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과도 서로 상처 주지 않고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즉, 사춘기가 되면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드는 힘’과 ‘마음이 맞지 않는 상대와도 잘 지낼 수 있는 힘’,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해 집니다.

p.27
중요한 것은 친구 숫자가 아닙니다. 친구들과 얼마나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가입니다.

p.31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드는 힘과 마음이 맞지 않는 상대와 잘 지내는 힘 중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이 맞지 않는 상대와 잘 지내는 힘’입니다.

p.32
학교는 사람에게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는 곳입니다. 더불어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고 인간관계 전반을 공부할 수 있는 곳입니다. (중략) 인간관계의 미묘한 양상을 충분히 경험하기 위한 ‘작은 사회’가 바로 학교입니다.

p.34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한 대인관계 능력은 사이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누구하고나 잘 지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타인과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능력은 평생 필요합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가족을 만드는 일도 모두 타인과의 관계로 이루어집니다.

p.35
친구는 날것의 나를 전부 드러내면서 사귀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못 볼 꼴 보여준다고 진정한 친구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와 함께 있고 싶어할까?’를 생각하고,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40
평생 나를 지탱할 세 가지 관계의 기술
10대에 익혀야 할 관계의 기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세 가지 힘을 갈고닦으면 친구 관계로 고민하는 일은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첫째,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드는 힘
둘째, 마음이 맞지 않는 상대와도 잘 지내는 힘
셋째,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힘

p.42
나 자신과의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자아를 긍정하며 혼자 있는 것을 즐길 줄 아는 힘이 있어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주체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p.68
가수 겸 배우인 미와 아키히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배를 60%만 채운다는 느낌으로 사귀어라.”
배가 가득 차서 포만감을 느끼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더 이상은 필요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조금 더 이야기 하고 싶다’
‘조금 더 같이 있고 싶다’
이런 관계로 지내기 위해서는 60%만 채우는 만남이어야 합니다.

p.69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기회가 많아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늘어나면 그만큼 내게 딱 맞는 친구를 만날 기회도 많아집니다. 새로운 사람을 꺼리지 말고 친구를 사귀는 일을 편안하게 생각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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